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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5일 수요일

사돈의 8촌 때문에 처벌? 아니거든요!


참여연대 카드뉴스로 '김영란법' 제대로 알기
15.02.26 14:09l최종 업데이트 15.02.26 14:09l


김영란법, 제대로 알고 계신가요?  

국회에서는 이 법을 놓고 한창 논의가 진행 중이고, 언론에서도 연일 법안을 심사하는 상임위의 동향이나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임시국회에서 무조건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늦더라도 문제가 있는 부분은 다듬고 가야한다는 입장이 여전히 팽팽합니다. 

사실 이 논쟁을 지켜보는 입장에선, '도대체 어떤 법이길래 이리도 시끄러운가?' 하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작 이 법의 내용을 제대로 알려주는 곳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참여연대가 준비했습니다. <김영란법, 그것이 알고싶다!> 이 법이 정말 필요한지, 문제가 있다면 실제로 그런지, 내용을 보고 직접 판단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사 관련 사진
▲  김영란법, 그것이 알고싶다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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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란법,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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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은 2012년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제안하면서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제안자의 이름을 따서 '김영란법'이라 불리죠.

법안의 본래 명칭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었는데, 국회 논의를 거치면서 이해충돌에 관한 부분이 빠져 지금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로 바뀌었습니다. 이해충돌에 대해서는 더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법률을 심사한 국회의원들이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부분만 먼저 통과시킨 것입니다. 

김영란법은 기존의 법과 제도가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를 제대로 막지 못한 데서 나왔습니다. 형법에 '뇌물죄'로 불리는 여러 항목이 있지만 부정한 청탁과 뇌물을 받더라도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이 되지 않는 허점이 있고, '공무원 행동강령'에서 공무원의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금지하고는 있지만 처벌조항이 없어 구속력이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김영란법은 이런 기존 법제도의 허점을 보완해 우리사회의 부정부패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입니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은 최근 한 강연을 통해 "김영란법이 제정돼 이른바 '관피아'를 막고, 국민이 공무원을 신뢰할 수 있다면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이 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습니다(관련기사 : 김영란 "세월호 참사, 10년 전 '김영란법'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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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란법, 그것이 알고싶다
ⓒ 참여연대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는 일반적인 공무원뿐 아니라, 공공성이 매우 강하고 사회적 영향력 등이 큰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사 종사자도 포함됩니다. 법에서는 이를 모두 '공직자'로 분류하고 있죠.

부정부패는 공립학교나 다름없는 사립학교에서도 심각합니다. 또 공적인 영향력이 매우 커진 언론기관을 규제대상에 넣는 것도 자연스럽고요.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기관 종사자들이 직무관련성이 있거나 또는 없더라도 석연찮은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하자는 것이 과도한 제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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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서는 부정청탁에 해당하는 행위를 15개로 나누어 명시해 놓고 있는데요. 정당한 절차에 따라 공공기관에 민원을 넣는 행위나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에서 제안하고 건의하는 행위는 부정청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민원인이 자신의 행위가 부정청탁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가 애매할 수 있다는 문제제기를 하는데, 15개의 부정청탁 유형이 일반적인 민원내용이라고 보긴 어렵기 때문에 민원인이 혼란스러워할 정도는 아닙니다.

부정청탁을 받고 이를 실행한 공직자는 형사처벌을, 부정청탁을 한 사람은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됩니다. 물론 부정청탁을 받더라도 이를 거절했을 경우에는 처벌받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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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금품은 돈이나 선물뿐 아니라 부동산이나 증권, 초대권, 상품권 등 그 범위가 넓습니다. 술이나 골프 접대도 금품에 해당하고요. 하지만 회사(공공기관)에서 포상이나 격려 등의 목적으로 제공하는 금품을 받거나 경조사비를 주고받았다고 처벌받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허용되는 금품은 일정범위 내의 금액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액수는 차후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할 예정입니다.

처벌을 받는 기준은 1회 100만 원 이상, 또는 1년 300만 원 이상으로, 이는 동일인에게 받는 금액을 말합니다. 이 기준이 넘는 금품은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이 기준 이하, 즉 1회 100만 원 이하, 또는 1년 300만 원 이하의 금품을 받았을 때에는 대가성이 없더라도 직무와 관련돼 있으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됩니다. 또 금품을 받았다 하더라도, 다시 돌려주거나 받기 전 거부 의사를 밝힌 경우에는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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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란법,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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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의 가족이 금품을 받은 경우에도 처벌을 받게 되는데요. 이 경우 직무관련성이 있을때만 처벌을 받으며 처벌을 받는 사람은 금품을 받은 가족이 아니라 공직자입니다. 또 금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받은 금품을 돌려주지 않거나 그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가 처벌을 받게 됩니다.

다시 말해, 가족이 금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성이 없으면 처벌을 받지 않고, 설령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족이 받은 사실을 알고 금품을 돌려주거나 신고하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가족의 범위는 직계가족, 즉 배우자, 부모와 자식 그리고 형제자매로 범위를 제한해놓고 있습니다. 만약 배우자의 직계가족, 그러니까 공직자 본인의 장인, 장모, 처남, 시동생 등의 사람들 중 공직자와 한 집에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가족에 해당하고요.

일각에서 우려하듯, 사돈의 8촌이 금품을 받았다는 이유로, 또는 소식이 끊긴 친척이 금품을 받았다고 해서 공직자가 처벌받는 일은 없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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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공감하는 국민은 70.6%에 달합니다. 우리사회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영란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것입니다.

김영란법이 제정되면, 사건청탁을 대가로 외제차나 명품백을 받고도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아 처벌을 받지않은 '벤츠검사', '스폰서검사'나 자녀입학을 대가로 사례금을 받고도 법망을 피해 처벌받지 않은 '촌지교사'는 예외 없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 김영란법이 공무원들에게 일종의 '매뉴얼'로 활용되어, 부정한 청탁이나 금품을 받게되었을 때 이를 거절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법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 중입니다. 법사위원장과 양당 원내대표까지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지만, 논의는 제자리 걸음입니다.

법의 필요성이 크고, 국민들이 이에 공감하며, 국회도 수차례 약속을 했다면, 이제는 법을 통과시키는 게 마땅한 일 아닐까요?
덧붙이는 글 | 이 내용은 참여연대 홈페이지(www.peoplepower21.org)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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