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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3일 일요일

시진핑, 文도 외친 軍개혁…‘육’방부가 문제다!


[밀리터리 차이나-윤석준의 ‘차밀’]
윤석준  | 등록:2017-09-04 12:01:14 | 최종:2017-09-04 12:06:32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시진핑, 文도 외친 軍개혁…‘육’방부가 문제다! 
[밀리터리 차이나-윤석준의 ‘차밀’]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측근인 리쭤청(李作成·64) 육군 사령관(상장)을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참모장으로 승진시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성도일보 등을 비롯한 각종 중화권 언론은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맞아 공산당 인사보다 인민해방군 장악부터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했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처럼 정치권력이 총구에서 나온다고 믿는 중국 혁명 1세대의 자녀다. 그만큼 공산당 정권 유지를 위한 병권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홍콩 명보가 인용한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의 말이다. 시 주석이 지난달 1일 건군 90주년을 맞아 열병식, 경축대회에서 자신에 대한 충성이 군 전투력의 원천임을 강조한 발언했는데 그 뒤 깔린 배경이란 얘기다. 대만 군사전문가들 다수가 시 주석이 중국인민해방군(PLA)의 장‧단점을 경험하고, 어떻게 미국과 싸워야 하는지를 항상 고민한다고 본다. 중국인민해방군 판공실 비서 근무한 경험이나 미 해군 항공모함 탑승한 경험 그리고 중국인민해방군 총정치부 문선단 단장까지 거친 그의 경험도 한몫한다.  
[출처: 신화망]
이런 시 주석이 2013년 3월 후진타오(胡錦濤) 전(前) 국가주석로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받자마자 착수한 게 인민해방군(PLA)을 대표하는 ‘육군(陸軍)’ 개혁이다. 중국군이 항공모함 건조에 나서고, 스텔스 전투기까지 만드는 마당에 어째 육군은 상당히 정치적이고, 병력만 많은 형태를 유지했다. 딱히 변화할 의지도 그럴 필요성도 없었다는 뜻이다.
미래전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변하지 않는 육군이 주도하다 보니 얼토당토 않은 상황도 벌어졌다. 해군이 2006년 건조된 루저우(旅洲)급 구축함 추진체계가 ‘스팀’ 체계였다. 변화는 해야 하는 데 군 현대화의 중심에 육군이 버티다 보니 껍데기만 그럴듯하고 추진 체계나 핵심 부품 등은 구식, 그 자체였다. 해군 입장에서 불만이 대단했다. 
051C형 루저우급 [출처: 위키피디아]
이 와중에 시 주석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동북아 상황을 평시가 아니라 전시로 보고 있다.  언젠가는 주변국과의 분쟁은 물론 미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평시체제인 ‘군구(軍區)체제’를 전시체제인 ‘전구(戰區)체제’로 바꾸며 대대적인 육군 개혁에 칼을 든다. 
2013년 11월에 개최된 제18기 제3차 중앙공산당 전체회의 이후 시 주석은 자신을 조장(組長)으로 하는 ‘국방군사개혁영도소조(國防軍事改革領導小組)’를 창설했다. 각 성(省) 별로 이권과 정치화된 군을 확실히 잡으려고 만든 새로운 지휘체계였다. 당장 조직에 처한 현실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지난해 11월 26일에 국방개혁영도소조 회의에서 ‘관위국방화군대개혁심화적의견(關爲國防和軍隊改革深化的意見)’이 공표됐다.
지난달 16일 조지프 던포드(Joseph Dunford) 미 합참의장이 팡펑후이(房峰輝) 인민해방군 총참모장과 만났다. 이후 던포드 의장은 북부전구 사령부을 방문해 쑹푸위안 장군도 만났다. [출처: 신화망]
중앙군사위원회(이하 중군위)에 ‘육군지휘기구’를 창설해 육군 개혁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1월에는 육군의 4대 총부(四代總部)를 해체해버리고, 중군위에 연합작전 수행을 위한 15개 참모부서를 뒀다. 중군위를 보면 미군 합동참모본부가 떠오를 정도로 유사하다. 지난 8월 17일 중국을 방문한 미 합참의장 조지프 던포드(Joseph Dunford) 미 합참의장(해병대 대장)이 만난 군 인사도 중군위 부주석이자 연합작전지휘소 부지휘관인 판창륭(范長龍) 육군 상장이었다.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왼쪽)과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만났다. [출처: 중앙포토]
지난해 2월엔 평시체제인 7대 군구(軍區)를 해체해버렸다. 대신 전시체제인 5대 전구사령부(戰區司令部)를 창설했다. 기동성과 유연성이 뛰어난 육군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강한 의지에서 나온 조치였다. 당시 중국 내 언론은 시 주석이 ‘중국군 개혁 2.0’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개혁 내용은 크게 몇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조직 개편이다. 중국인민해방군(PLA)에서 육군을 분리시켰다. 30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줄이는 등 육군 경량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병력 관리 주력하는 동시에 ‘인민해방군-인민무장경찰-민병’의 3결합(三結合) 체제에 ‘예비역 부대’를 포함시킨 4결합(四結合) 체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인적쇄신도 진행한다. 주요 육군 부대 작전 보직자를 실전 경험이 있는 야전형 지휘관으로 바꿨다.
시 주석의 군 지휘관 교체 기준도 달라졌다. 50대 후반과 60대 초반 나이인 비교적 젊은 야전형 장성을 부사령관급 자리에 앉혔다. 이렇게 지난 6개월간 60~70대 나이인 약 40여 명의 장성을 퇴역시켰다. 파격적 인사도 이어졌다. 지난 6월 정허(鄭和) 육군상장(58)을 국방대 총장에 임명했고, 주성링(朱生嶺) 육군소장(59)을 중군위 정치위원에, 중국 공군 최고 조종사로 알려진 창딩추(常丁求) 공군소장(49)을 주(駐)마카오 부대장에  임명했다.
공군 최고의 조종사이자 용장인 창딩추 주마카오 부대장 [출처: 바이두 백과]
일각에선 시 주석의 ‘자기 사람심기’로 보는 경우나 후진타오 및 장져민(江擇民) 파벌 간의 권력투쟁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시 주석의 육군 개혁을 너무 폄하한 분석이다. 내륙지역 각 지방성 정치권과 연계된 육군 파벌 조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정치군인을 배척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들 대부분은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승진시킨 군부 지도자였고, 대부분 부패했다. 궈보슝(郭伯雄)과 쉬차이후(徐才厚) 상장을 부패혐의로 구속했다. 2012년 이래 약 100명의 육군 소장급 군수뇌부가 뇌물혐의로 퇴역했다. 지난해에도 4885명의 육군 간부가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으로 부대를 전면 재배치했다. 각 성별로 있는 게 아니라 5개 전구사령부로 나눠버렸다. 미군이 전 세계에 맞춤형 작전을 수행하는 미군 통합사령부를 구축한 것과 비슷하다. 5개 전구사령부를 더 뜯어보면 이렇다. 북부전구사령부는 러시아·몽고·북한를 염두에 둔 지상전 위주 맞춤형 작전을, 서부전구사령부는 중앙아시아와 신장자치구 내전을 전제로 한 대테러 위주 작전을, 중부전구사령부는 수도권 방어를 위한 대공방어와 미사일 위주 맞춤형 작전을, 동부전구사령부는 동중국해·대만·일본·한국 등을 고려한 공중-해상 맞춤형 작전을, 마지막으로 남부전구사령부는 아세안, 인도와 남중국행를 염두에 둔 지상군-해군 상륙작전에 초점을 맞췄다.
[출처: 중앙포토 *유동원 ‘중국 군체제 개혁연구: 추진경과, 내용 평가 및 영향’]
지휘체계도 단순화시켰다. 각 군종(軍種)을 대변하던 ‘4대 총부’ 통제능력이 없었다. ‘중군위⇒총부⇒군구⇒현장부대’ 4단계에서 ‘중군위⇒전구사령부⇒현장작전부대’ 3단계로 간소화했다. 정치적 개입을 완전히 배제시키려는 전략이다. 총정치부가 주관하던 불필요한 문선단 활동을 축소시켰다. 그간 총정치부 문선단은 공산당 간부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실제 지난 2013년 장쪄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의 총애를 받는 중국군 가수 송주잉(宋祖英)가 지휘하는 해군문선단의 중국군 순회공연을 취소한 바 있다. 연합작전(聯合作戰)을 강조하며 중앙집권적 체제도 갖춘다. 시 주석이 중군위를 통해 통합군에 직접 지시 내리는 형태로 운영된다. 미군과 유사한 작전지휘조직이다.
공중 급유 훈련중인 중국 공군 H-6U [출처: 신화망]
자연스레 시 주석의 육군은 ‘맞춤형 기동작전’을 지향하게 됐다. 우선 작전 리듬이 빨라졌다. 중국 전체 면적 1/2 이상을 작전구역으로 두는 서부전구사령부는 전투 리듬이 엄청 빠르다. 북부전구사령부는 내몽고까지 포함해 기동성이 더 필요해졌다. 그만큼 작전구역이 넓어진 것이다. 중국이 Y-20 대형 수송기와 H-6U 공중급유기를 가지려는 이유다. 지상군 기동작전에서 전투기의 활약은 매우 중요하고, 공중 급유는 필수다. 전차도 바꿔야 한다. 기존에 무거운 저속 대형 전차(MBT)가 아닌, 가볍고 빠른 경량 전차를 개발 중으로 서부 사막 지역에서 시험평가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달 3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진해 기지에서 잠수함 안중근 함에 탑승해 근무 중인 병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합참의장 이·취임식 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강한 군대가 평화 가져온다…국방개혁 신속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중앙포토]
물론 기존 육군 내 보수진영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예비역 대우와 복지 문제에 대해 크게 불만이다. 하지만 시 주석의 ‘중국군 개혁 2.0’은 장기적으로 올바른 방향이다. 평시에 익숙해 늘어진 육군을 전시 체제의 강한 군대로 만들겠다는 의지는 명분상으로 봐도 맞다. 이번 개혁안을 보면서 중국이 미국식 통합사령부 개념에 오밀조밀 뜯어본 흔적이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지난달 20일 합참의장 이·취임식 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강한 군대가 평화 가져온다…국방개혁 신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은 벌써 저만큼 앞서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김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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