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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31일 목요일

김종대 “비례대표 폐지? 체했다고 밥 안 먹나?”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42] 김종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 편집자주 : 20대 총선을 맞아 ‘go발뉴스’는 관심을 모으고 있는 후보들의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여타 정당들이 비례대표 순번과 후보 자질을 놓고 공천 잡음이 거센 가운데 정의당은 6일간 당원들을 상대로 총투표를 실시해 비례대표 순위를 확정했습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여성 홀수, 남성 짝수 기준에 따라 비례대표 2번에 확정된 군사전문가 김종대 후보를 만났습니다.
각 당이 25일까지 공천작업을 완료하고 31일부터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매번 공천 때는 잡음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비례대표는 지지율만큼 의석수를 가져가는 것이라서 순번이 중요하다. 때문에 비례대표 순번에 대한 시비는 늘 있어왔다.
하지만 정의당은 다른 당과 달리 비례대표 순번을 경선을 통해 결정했다. 그만큼 비례대표 순번이 투명해진 것이다. 이번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4428표로 최다득표를 받아 정의당 비례대표 2번으로 배정된 김종대 후보를 지난 29일 정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김종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 이영광 기자
“당의 민주주의 성공…비례 경선 통해 한층 더 강해졌다”
-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최다득표를 받으셨는데 소감 부탁드립니다.
“당원들께 기대 이상으로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요. 당원들께서 그동안 조직이나 친분을 초월해서 앞으로 당을 위한 전략 후보가 누구냐를 깊이 고려한 것 같고 20대 국회에서 당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후보를 굉장히 고심해서 선택해 주신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기반이나 조직이 없어서 제일 불리했으니 과분하게도 일을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이번에 선택을 해주셨기 때문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최다 득표를 알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
“5일의 선거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전혀 예상을 못 했지만 2~3일 지났을 때 선전할 수 있다는 느낌이 왔어요. 그러나 예상도 최다득표라기보다는 2천표 정도였죠. 하지만 두배 정도 높게 나왔습니다. 들어온 지 6개월밖에 안 된 기간에 거둔 성과라서 저 자신에게도 신선했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있습니다. 나오신 분들이 누구를 빼고 넣기엔 아까운 분들이잖아요. 다 국회에 들어가면 좋겠는데 어쩔 수 없이 순위가 정해진 것이 정치의 현실이었습니다. 10명의 경쟁후보 순위가 정해졌는데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지 않습니까? 당원들께서 고심이 많으셨으리라고 봅니다.”
  
▲ 정의당 비례대표 2번으로 선출된 충북 출신 김종대(가운데) 후보가 1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이번 경선을 통해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다른 정당은 동원된 페이퍼 당원이 많잖아요. 그러나 정의당은 진성당원이라는 것이 다시 확인됐고 당원이 강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정말로 당비를 내고 동원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는 좋은 성분의 당원들이 있기 때문에 여야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당이고 당원 민주주의가 성공할 수 있는 당입니다. 이것은 저의 승리가 아닌 당의 승리예요. 이것은 오로지 정의당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경선을 통해서 한층 강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거 진보가 분열하던 아픔을 치유하고 새롭게 통합된 느낌이었습니다.”
-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정이 있었는데 그건 보완되었나요?
“그땐 부정 경선 시비가 있었죠. 그런데 이번엔 그럴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앴어요. 첫째는 진짜 이 사람이 당비를 자기 돈을 냈는지를 확인한 것이죠. 당비를 대납해주거나 동원된 사람이 아니라 진짜 진성 단원인가를 선거관리 기구에서 다 확인해 부정소지가 있는 것을 원칙적으로 배제했고 선거 방식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 투표 등으로 여건이 보장됐습니다.
그리고 당내에서 계파나 조직에 몰려다니는 선거는 하지 말자는 일종의 캠페인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당원들의 자유로운 판단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당 지도부가 개입을 안 했어요. 계파들끼리 나눠 먹기 하거나 표를 몰아주기 위해 유력자들이 직접 개입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당히 직접 민주주의에 틀로 갔는데, 이게 잘 될 것인지 사실 당내에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었습니다. 과거에 아픈 상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원들 스스로 조심했어요. 그러다 보니 많이 성숙한 거죠.”
“비례 폐지, 민주주의 싹 자르는 것…국회는 강자 전유물 돼”
- 다른 당은 비례대표 선출에 대해 논란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여야 비례대표의 논란이 많은 것은 비례대표의 취지를 의심케 하는 왜곡된 패권정치의 전형이었어요. 누가 내 사람을 많이 심느냐와 유력자에게 청탁해서 라인을 타고 들어가서 비례대표에 순번을 받으려는 구태정치가 여전한 세력 간의 대결이었어요. 예컨대 더불어민주당은 친노냐 아니냐고 여당은, 친박이냐 아니냐 이런 계파 선거의 무대가 된 것이죠. 그건 선출도 아니라 그냥 임명이죠. 그런 면에서는 비례라는 각 사회 부문 기능의 전문성 높인다는 취지가 굉장히 왜곡됐어요. 그보다는 사회 각 부문 대표를 초빙해서 후보가 되도록 해야 했는데 누구 사람이나 누구 추천으로 분류되잖아요. 그런 점에서 다른 당의 비례대표들의 격이 떨어져요. 비례의 근본 취지나 당내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다고 봐요.”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2015년 12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을 위한 여야 협상장으로 향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및 비례대표제 축소 반대' 등의 당 의견을 전달을 위해 피켓 시위중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그래서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밥 먹고 체했다고 밥 안 먹을 순 없잖습니까? 비례 잘못 뽑았다고 제도를 없앤다는 건 사회의 소수가 진출할 기회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거든요. 즉 이제 제도가 잘 운용되도록 더 많은 규제 장치를 만들어야지 비례 자체를 폐지할 수는 없는 겁니다.
비례는 사회의 소수와 약자들 또 무언가 대표되고 대의 되어야 할 사회의 특수하거나 전문적이거나 그늘진 곳을 위한 제도기 때문에 이 제도마저 없어지면 국회는 강자의 전유물이 되고 소수당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거죠. 그것은 민주주의 싹을 자르는 것이라고 봐요.”
- 비례대표 2번인 만큼 정당 비례 투표에서 책임감이 클 것 같은데.
“우선 비례대표 2번은 당을 대표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그래서 당내의 다양한 요구를 경청하고 당의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졌어요. 일단 당원들이 많은 표를 주신 것은 당의지지율 높이는 것에 기여하라는 것이에요. 지금 정당의 지지율은 많이 올라가고 있어요. 그러나 비례대표를 전면에 내세움으로 그 사람들로 하여금 당 커지게 만들라는 책임감이 가장 커요.
두 번째로 원내 진출했을 때 그동안은 당과 따로 놀았어요. 그게 아니라 당의 지도에 잘 부합되는 의정활동도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졌어요. 그리고 타당의 비례대표와 경쟁을 했을 때 그래도 당원인 뽑은 비례대표가 강점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자리라는 걸 잘 알아요.”
  
▲ 김종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 이영광 기자
“야권연대 아쉬워…더민주, 막판에 패권정치 보여”
- 문제는 야권 연대가 되지 않아 새누리당이 개헌선을 넘길 것 같단 말이요. 물론 야권연대에 대한 책임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에 있어요. 그러나 지금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보다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연대는 지금 당대당 차원에서는 실패했어요. 그래서 당분간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역별 후보 간 연대는 추진되고 있어요. 성과 낸 곳이 인천입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 추가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야권연대에서 아쉬운 점은 더민주가 막판에 패권적인 정치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정의당은 앞서서 가장 강력히 야권연대를 주장해왔고 아직도 문은 열려 있다고 저희는 생각해요.”
-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정의당과 정체성이 달라서 어렵다고 하는데.
“정체성이 다르다는 말뜻을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민주주의를 일궈온 야권의 동지적인 정서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김대중 노무현 시대 거치면서 더 민주당이 야권과 민주세력의 맏형으로 기능했다는 데 아무도 이견이 없어요. 그런데 난데없이 김종인 대표는 그게 아니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나 그런 것은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민주주의, 개혁과 진보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죠.
  
▲ 김종인(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0일 오후 인천 남구 인천노인인력센터를 방문한 뒤 인천 남구갑 허종식(왼쪽) 후보, 인천 남구을 야권 단일화에 합의해 단일후보가 된 정의당 김성진(왼쪽 세번째) 후보, 홍영표(오른쪽) 인천시당위원장과 손을 한데 모아 잡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종인 대표는 단순히 정체성 다르다는 이유로 야권연대 없다고 궁색하게 말 해버리면 이후 대선까지 정체성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운동권 나가라는 소리거든요.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자존감 훼손하는 매우 패륜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더 민주당의 보수화라고 야권에서도 보수적인 흐름으로 외연 넓히겠다는 자기식 생각이고 판단이지 그 생각이 문재인 전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고 봐요. 문 전 대표는 김 대표 말에 찬성할 수 없다고 했어요. 또한, 정체성 논란 부질없다고 했죠. 이 점에서 김종인 대표는 야권의 바지사장이고 최근에 오신 분이지 정체성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더 민주당 당원입니다.”
- 지금까지 매 선거에서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주장했으나 먹혀들지 않아서 이번에도 안 먹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어떻게 보세요?
“정권 심판론이 잘 안 먹히고 있다는 건 일부 사실입니다. 정치의 가치로 보자면 정권 심판론은 집권 후반기기 때문에 정권을 위해서도 필요한 담론입니다. 정권의 민생과 민권의 성적표를 평가하지 않는다면 이 정부는 말기에 굉장히 오만해져서 파탄으로 갈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거든요.
그래서 정권심판론이 안 먹힌다고 포기할 순 없는 처지입니다. 다만 야권이 더 준비를 잘해서 국민을 설득했어야 했는데 분열된 야권이 이걸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야권의 체질이 개선되고 더 강해진다면 선거는 정권 심판론으로 갈 수도 있어요.”
  
▲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29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야권 단일화 결과 발표를 하며 손을 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노회찬 홈페이지 제공, 뉴시스>
“여권, 북풍할 만큼 안정돼 있지 않아…종북몰이들 다 공천 탈락”
-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면 정부는 북풍몰이를 할 텐데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세요?
“정권은 연일 북한뉴스를 쏟아내면서 국민 겁을 주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만, 북풍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친정부언론에서는 거의 북한 뉴스로 도배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가서도 북한을 제재하려고 하는 행보를 보이면 더 크게 보도할 겁니다.
그러나 북풍은 여권이 혼란스럽지 않을 때 효과를 보는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북풍 할 만큼 여권이 안정되지 않았어요. 여권에서 누군가 그걸 기획해서 야권에 압박할 준비가 있어야 하는데 자기들 스스로 혼란에 빠져 실패한 것이죠. 그리고 지난 대선 때 종북몰이를 주도한 사람들이 다 공천 탈락했어요. 제가 여권 공천에서 제일 통쾌한 게 그겁니다. 결국, 자기가 저지른 업을 치렀다고 봐요. 이런 과정에서 여권이 원래는 야당심판론과 국회심판론 내세우고 안보정국으로 가려 했는데 이게 다 실패한 것이죠.”
- 사드 문제가 잠잠한데 이 문제는 끝난 건가요?
“적어도 선거 땐 끝났지만 올 후반기나 내년 초 상황을 봐야 해요. 어느 때 사드 문제가 나오냐면 미국이 중국에 세게 나가야 할 필요가 생겼을 때 사드 문제가 등장할 것입니다. 즉 한미관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미중 강대국 간의 관계에서 사드가 나온다는 거죠. 그게 핵심변수죠. 이건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지 한국이 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당분간은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유엔안보리결의안을 만들어서 북한을 제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드 문제는 물 밑으로 가라앉은 겁니다. 이건 당분간 간다고 봐요.”
  
▲ 사드 레이더 위험반경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 앞으로 각오에 대해 듣고 싶어요.
“일단 다른 모든 것 제쳐놓고 저로서는 오로지 총선승리만 생각할 때입니다. 저희 당 비례대표 중에 조성주 후보는 6번을 받았어요. 제가 국회에 가서 꼭 같이 일하고 싶은 후보고 그 외에 이 순위에 계신 분들 부산에 계신 김명미 후보도 진보정치에 깊숙이 있는 분이라 제가 모르는 걸 가르쳐 주실 분이거든요. 이런 분들을 국회에 모시고 가는 게재 임무이기 때문에 당 지지율을 높여야 합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에 총선 이후는 없어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GO발뉴스> 항상 빛과 소금 같은 언론이거든요. 우리가 진실의 갈증이 있을 때 채워주고 어두운 게 있으면 밝혀주는 언론이라서 저는 항상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마침 종편과 보수언론이 많은 시기에 정의당뿐만 아니라 <GO발뉴스>도 커질 수 있도록 행동하고 동참하는 독자들과 함께 저는 20대 국회를 잘 꾸려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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