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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4일 금요일

정치인 팬클럽에서 모두 탈퇴하라

우리 스스로 독선과 배타의 ‘빠문화’를 청산하자
김갑수 | 2016-03-05 10:07:1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정치인 팬클럽에서 모두 탈퇴하라-우리 스스로 독선과 배타의 ‘빠문화’를 청산하자

우리가 알고 있듯이 한국은 미국화 현상(Americanize)이 과도한 나라다. 미국 군대가 70년이 넘도록 주둔하고 있으며 전시작전권조차 미국군에게 맡겨 버린 기형적인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이런 역사는 고려 때 몽고에게 100년 가까이 지배당했던 시대 이상으로 수치스러운 것이다. 지금의 한국은 그때의 고려만도 못하다. 왜냐하면 그래도 고려는 분단국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대표적인 미국화 현상을 몇 개 들면, 1) 기자들의 속물화, 2) 의사들의 장사꾼화, 3) 법관들의 모리배화, 4) 정치인들의 연예인화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두가 각기 심각한 사회병리현상이지만, 나는 이 중에서도 가장 나쁜 것으로 4) 정치인의 연예인화를 든다. 왜냐하면 정치인의 연예인화는 실제로는 지독히 나쁜 것임에도 사람들이 나쁜 줄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것을 마치 자유롭고 세련된 정치 현상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나는 그것부터가 바로 미국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자고로 정치는 그 사회 최고 역량의 사람이 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인이 연예인화되면 역량과는 무관한 사람들이 정치 전면에서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고만고만한 수준의 지지자들이 그들을 따라붙으며 열광한다. 이렇게 되면 나라 정치가 잘 될 리가 없다.
한국에서 정치인을 연예인처럼 만들기 시작한 최초의 단체는 노사모가 아닐까 한다. 원래 노사모는 좋은 뜻으로 시작했음이 틀림없다. 노사모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나면 해체하기로 하고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들은 노무현이 당선되자 활동을 멈추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은 처음 약속대로 하지 않았다.
노사모의 성공을 보고 수많은 정치인 팬클럽이 만들어졌다. 이른바 ‘~사모’, ‘~사랑’ 등으로 호칭되는 이런 단체들은 처음에는 일반인의 정치 참여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갈수록 파당화되면서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과 경쟁관계의 정치인을 무조건 배타하는 독선적이고 맹목적인 빠그룹으로 변질되어 갔다.
옛날에는 그래도 야당 지지자면 대동소이한 감정을 가지고 서로를 우군으로 생각하는 미풍양속(?)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의 야당 지지자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 단위로 뭉치면서 서로가 서로를 질시하고 배타한다. 이제 친노와 비노 사이의 질시, 배타는 위험수위를 넘은 것으로 보인다.
미리부터 ‘아무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모임’을 표방하면서 따로 따로 뭉치게 되면 의외로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곧 야당 지지자들의 분열로 이어진다. 자기가 장차 정치할 속셈이 아니라면 정치인 팬클럽에서 다 함께 탈퇴할 것을 제안한다.
이런 모임들이 난무하면 민심이 균열하여 사회가 황폐해진다. 정권교체에도 득이 되기는커녕 방해만 될 뿐이다. 이에 앞서 이런 모임 자체가 우리에게 유익한 점이라고는 전혀 없다. 우리는 대부분 정치인이 아니다. 정치인은 정치인답고 시민은 시민다운 것이 정상 아닌가?
목전의 총선도 총선이지만 차기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 를 대통령으로 만든다고 하는 단순, 저돌, 유치찬란한 모임 따위에서 다 함께 탈퇴하자. 이제부터는 야권 후보가 정해지기까지는 되도록 특정인에 대한 지지나 배타를 노출시키지 말자. 물론 건전한 비판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치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지지하든지 비판하든지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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