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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31일 목요일

김종대 “비례대표 폐지? 체했다고 밥 안 먹나?”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42] 김종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 편집자주 : 20대 총선을 맞아 ‘go발뉴스’는 관심을 모으고 있는 후보들의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여타 정당들이 비례대표 순번과 후보 자질을 놓고 공천 잡음이 거센 가운데 정의당은 6일간 당원들을 상대로 총투표를 실시해 비례대표 순위를 확정했습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여성 홀수, 남성 짝수 기준에 따라 비례대표 2번에 확정된 군사전문가 김종대 후보를 만났습니다.
각 당이 25일까지 공천작업을 완료하고 31일부터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매번 공천 때는 잡음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비례대표는 지지율만큼 의석수를 가져가는 것이라서 순번이 중요하다. 때문에 비례대표 순번에 대한 시비는 늘 있어왔다.
하지만 정의당은 다른 당과 달리 비례대표 순번을 경선을 통해 결정했다. 그만큼 비례대표 순번이 투명해진 것이다. 이번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4428표로 최다득표를 받아 정의당 비례대표 2번으로 배정된 김종대 후보를 지난 29일 정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김종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 이영광 기자
“당의 민주주의 성공…비례 경선 통해 한층 더 강해졌다”
-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최다득표를 받으셨는데 소감 부탁드립니다.
“당원들께 기대 이상으로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요. 당원들께서 그동안 조직이나 친분을 초월해서 앞으로 당을 위한 전략 후보가 누구냐를 깊이 고려한 것 같고 20대 국회에서 당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후보를 굉장히 고심해서 선택해 주신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기반이나 조직이 없어서 제일 불리했으니 과분하게도 일을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이번에 선택을 해주셨기 때문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최다 득표를 알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
“5일의 선거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전혀 예상을 못 했지만 2~3일 지났을 때 선전할 수 있다는 느낌이 왔어요. 그러나 예상도 최다득표라기보다는 2천표 정도였죠. 하지만 두배 정도 높게 나왔습니다. 들어온 지 6개월밖에 안 된 기간에 거둔 성과라서 저 자신에게도 신선했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있습니다. 나오신 분들이 누구를 빼고 넣기엔 아까운 분들이잖아요. 다 국회에 들어가면 좋겠는데 어쩔 수 없이 순위가 정해진 것이 정치의 현실이었습니다. 10명의 경쟁후보 순위가 정해졌는데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지 않습니까? 당원들께서 고심이 많으셨으리라고 봅니다.”
  
▲ 정의당 비례대표 2번으로 선출된 충북 출신 김종대(가운데) 후보가 1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이번 경선을 통해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다른 정당은 동원된 페이퍼 당원이 많잖아요. 그러나 정의당은 진성당원이라는 것이 다시 확인됐고 당원이 강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정말로 당비를 내고 동원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는 좋은 성분의 당원들이 있기 때문에 여야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당이고 당원 민주주의가 성공할 수 있는 당입니다. 이것은 저의 승리가 아닌 당의 승리예요. 이것은 오로지 정의당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경선을 통해서 한층 강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거 진보가 분열하던 아픔을 치유하고 새롭게 통합된 느낌이었습니다.”
-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정이 있었는데 그건 보완되었나요?
“그땐 부정 경선 시비가 있었죠. 그런데 이번엔 그럴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앴어요. 첫째는 진짜 이 사람이 당비를 자기 돈을 냈는지를 확인한 것이죠. 당비를 대납해주거나 동원된 사람이 아니라 진짜 진성 단원인가를 선거관리 기구에서 다 확인해 부정소지가 있는 것을 원칙적으로 배제했고 선거 방식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 투표 등으로 여건이 보장됐습니다.
그리고 당내에서 계파나 조직에 몰려다니는 선거는 하지 말자는 일종의 캠페인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당원들의 자유로운 판단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당 지도부가 개입을 안 했어요. 계파들끼리 나눠 먹기 하거나 표를 몰아주기 위해 유력자들이 직접 개입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당히 직접 민주주의에 틀로 갔는데, 이게 잘 될 것인지 사실 당내에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었습니다. 과거에 아픈 상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원들 스스로 조심했어요. 그러다 보니 많이 성숙한 거죠.”
“비례 폐지, 민주주의 싹 자르는 것…국회는 강자 전유물 돼”
- 다른 당은 비례대표 선출에 대해 논란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여야 비례대표의 논란이 많은 것은 비례대표의 취지를 의심케 하는 왜곡된 패권정치의 전형이었어요. 누가 내 사람을 많이 심느냐와 유력자에게 청탁해서 라인을 타고 들어가서 비례대표에 순번을 받으려는 구태정치가 여전한 세력 간의 대결이었어요. 예컨대 더불어민주당은 친노냐 아니냐고 여당은, 친박이냐 아니냐 이런 계파 선거의 무대가 된 것이죠. 그건 선출도 아니라 그냥 임명이죠. 그런 면에서는 비례라는 각 사회 부문 기능의 전문성 높인다는 취지가 굉장히 왜곡됐어요. 그보다는 사회 각 부문 대표를 초빙해서 후보가 되도록 해야 했는데 누구 사람이나 누구 추천으로 분류되잖아요. 그런 점에서 다른 당의 비례대표들의 격이 떨어져요. 비례의 근본 취지나 당내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다고 봐요.”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2015년 12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을 위한 여야 협상장으로 향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및 비례대표제 축소 반대' 등의 당 의견을 전달을 위해 피켓 시위중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그래서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밥 먹고 체했다고 밥 안 먹을 순 없잖습니까? 비례 잘못 뽑았다고 제도를 없앤다는 건 사회의 소수가 진출할 기회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거든요. 즉 이제 제도가 잘 운용되도록 더 많은 규제 장치를 만들어야지 비례 자체를 폐지할 수는 없는 겁니다.
비례는 사회의 소수와 약자들 또 무언가 대표되고 대의 되어야 할 사회의 특수하거나 전문적이거나 그늘진 곳을 위한 제도기 때문에 이 제도마저 없어지면 국회는 강자의 전유물이 되고 소수당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거죠. 그것은 민주주의 싹을 자르는 것이라고 봐요.”
- 비례대표 2번인 만큼 정당 비례 투표에서 책임감이 클 것 같은데.
“우선 비례대표 2번은 당을 대표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그래서 당내의 다양한 요구를 경청하고 당의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졌어요. 일단 당원들이 많은 표를 주신 것은 당의지지율 높이는 것에 기여하라는 것이에요. 지금 정당의 지지율은 많이 올라가고 있어요. 그러나 비례대표를 전면에 내세움으로 그 사람들로 하여금 당 커지게 만들라는 책임감이 가장 커요.
두 번째로 원내 진출했을 때 그동안은 당과 따로 놀았어요. 그게 아니라 당의 지도에 잘 부합되는 의정활동도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졌어요. 그리고 타당의 비례대표와 경쟁을 했을 때 그래도 당원인 뽑은 비례대표가 강점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자리라는 걸 잘 알아요.”
  
▲ 김종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 이영광 기자
“야권연대 아쉬워…더민주, 막판에 패권정치 보여”
- 문제는 야권 연대가 되지 않아 새누리당이 개헌선을 넘길 것 같단 말이요. 물론 야권연대에 대한 책임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에 있어요. 그러나 지금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보다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연대는 지금 당대당 차원에서는 실패했어요. 그래서 당분간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역별 후보 간 연대는 추진되고 있어요. 성과 낸 곳이 인천입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 추가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야권연대에서 아쉬운 점은 더민주가 막판에 패권적인 정치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정의당은 앞서서 가장 강력히 야권연대를 주장해왔고 아직도 문은 열려 있다고 저희는 생각해요.”
-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정의당과 정체성이 달라서 어렵다고 하는데.
“정체성이 다르다는 말뜻을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민주주의를 일궈온 야권의 동지적인 정서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김대중 노무현 시대 거치면서 더 민주당이 야권과 민주세력의 맏형으로 기능했다는 데 아무도 이견이 없어요. 그런데 난데없이 김종인 대표는 그게 아니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나 그런 것은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민주주의, 개혁과 진보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죠.
  
▲ 김종인(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0일 오후 인천 남구 인천노인인력센터를 방문한 뒤 인천 남구갑 허종식(왼쪽) 후보, 인천 남구을 야권 단일화에 합의해 단일후보가 된 정의당 김성진(왼쪽 세번째) 후보, 홍영표(오른쪽) 인천시당위원장과 손을 한데 모아 잡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종인 대표는 단순히 정체성 다르다는 이유로 야권연대 없다고 궁색하게 말 해버리면 이후 대선까지 정체성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운동권 나가라는 소리거든요.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자존감 훼손하는 매우 패륜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더 민주당의 보수화라고 야권에서도 보수적인 흐름으로 외연 넓히겠다는 자기식 생각이고 판단이지 그 생각이 문재인 전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고 봐요. 문 전 대표는 김 대표 말에 찬성할 수 없다고 했어요. 또한, 정체성 논란 부질없다고 했죠. 이 점에서 김종인 대표는 야권의 바지사장이고 최근에 오신 분이지 정체성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더 민주당 당원입니다.”
- 지금까지 매 선거에서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주장했으나 먹혀들지 않아서 이번에도 안 먹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어떻게 보세요?
“정권 심판론이 잘 안 먹히고 있다는 건 일부 사실입니다. 정치의 가치로 보자면 정권 심판론은 집권 후반기기 때문에 정권을 위해서도 필요한 담론입니다. 정권의 민생과 민권의 성적표를 평가하지 않는다면 이 정부는 말기에 굉장히 오만해져서 파탄으로 갈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거든요.
그래서 정권심판론이 안 먹힌다고 포기할 순 없는 처지입니다. 다만 야권이 더 준비를 잘해서 국민을 설득했어야 했는데 분열된 야권이 이걸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야권의 체질이 개선되고 더 강해진다면 선거는 정권 심판론으로 갈 수도 있어요.”
  
▲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29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야권 단일화 결과 발표를 하며 손을 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노회찬 홈페이지 제공, 뉴시스>
“여권, 북풍할 만큼 안정돼 있지 않아…종북몰이들 다 공천 탈락”
-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면 정부는 북풍몰이를 할 텐데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세요?
“정권은 연일 북한뉴스를 쏟아내면서 국민 겁을 주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만, 북풍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친정부언론에서는 거의 북한 뉴스로 도배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가서도 북한을 제재하려고 하는 행보를 보이면 더 크게 보도할 겁니다.
그러나 북풍은 여권이 혼란스럽지 않을 때 효과를 보는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북풍 할 만큼 여권이 안정되지 않았어요. 여권에서 누군가 그걸 기획해서 야권에 압박할 준비가 있어야 하는데 자기들 스스로 혼란에 빠져 실패한 것이죠. 그리고 지난 대선 때 종북몰이를 주도한 사람들이 다 공천 탈락했어요. 제가 여권 공천에서 제일 통쾌한 게 그겁니다. 결국, 자기가 저지른 업을 치렀다고 봐요. 이런 과정에서 여권이 원래는 야당심판론과 국회심판론 내세우고 안보정국으로 가려 했는데 이게 다 실패한 것이죠.”
- 사드 문제가 잠잠한데 이 문제는 끝난 건가요?
“적어도 선거 땐 끝났지만 올 후반기나 내년 초 상황을 봐야 해요. 어느 때 사드 문제가 나오냐면 미국이 중국에 세게 나가야 할 필요가 생겼을 때 사드 문제가 등장할 것입니다. 즉 한미관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미중 강대국 간의 관계에서 사드가 나온다는 거죠. 그게 핵심변수죠. 이건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지 한국이 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당분간은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유엔안보리결의안을 만들어서 북한을 제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드 문제는 물 밑으로 가라앉은 겁니다. 이건 당분간 간다고 봐요.”
  
▲ 사드 레이더 위험반경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 앞으로 각오에 대해 듣고 싶어요.
“일단 다른 모든 것 제쳐놓고 저로서는 오로지 총선승리만 생각할 때입니다. 저희 당 비례대표 중에 조성주 후보는 6번을 받았어요. 제가 국회에 가서 꼭 같이 일하고 싶은 후보고 그 외에 이 순위에 계신 분들 부산에 계신 김명미 후보도 진보정치에 깊숙이 있는 분이라 제가 모르는 걸 가르쳐 주실 분이거든요. 이런 분들을 국회에 모시고 가는 게재 임무이기 때문에 당 지지율을 높여야 합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에 총선 이후는 없어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GO발뉴스> 항상 빛과 소금 같은 언론이거든요. 우리가 진실의 갈증이 있을 때 채워주고 어두운 게 있으면 밝혀주는 언론이라서 저는 항상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마침 종편과 보수언론이 많은 시기에 정의당뿐만 아니라 <GO발뉴스>도 커질 수 있도록 행동하고 동참하는 독자들과 함께 저는 20대 국회를 잘 꾸려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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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30일 수요일

인공지능보다 국가와 자본이 더 무섭다

인공지능보다 국가와 자본이 더 무섭다

백찬홍 2016. 03. 31
조회수 39 추천수 0

145793534190_20160314.jpg»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a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a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소짓고 있다. 캐논 1DX 2장 다중촬영. 연합뉴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인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는 지적 인공체인 안드로이드로 연결된다. 안드로이드는 그리스어로 ‘인간을 닮은 것’이란 의미로 안드로(andro, 인간)와 에이도스(eidos, 형상)의 합성어다. 안드로이드는 여러 영화에서 형상화되었는데,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는 안드로이드가 인류와 극단적 대결을 펼치고, ‘블레이드 러너’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안드로이드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바이센테니얼맨’은 불멸의 로봇이 인간이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안드로이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인간의 피조물이 창조자인 인간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인간과 안드로이드는 창조신화를 갖고 있는 계시종교에서 신과 피조물의 관계나 마찬가지다. 기독교 경전의 창세기에는 ‘신이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했다’고 되어 있는데, 훗날 안드로이드도 ‘인간이 자신의 형상대로 우리(안드로이드)를 창조했다’고 기록할지도 모른다. 안드로이드에 대한 우려는 창조자보다 피조물이 우월하게 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계시종교에는 ‘신이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만약 피조물이 창조자를 뛰어넘으려고 하면 그에 준하는 징벌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바벨탑 신화가 그것이다. 하지만 르네상스와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인류는 중세의 신 중심 사회에서 벗어났다. 세속화와 탈신화화를 통해 과학기술혁명을 이룩하고 세상의 지배자가 된 것이다. 근대적 주체가 중세의 신을 몰아낸 후 지금은 인간이 기계로부터 똑같은 위협을 받고 있다.

q1.jpg»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한 장면.

 현재의 추세라면 미래의 어느 날, 인간의 피조물인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물론 인간을 넘어서는 초월적 존재임을 주장할지도 모른다. 안드로이드가 인간보다 우월한 신체능력과 수리능력, 게다가 할리우드 영화처럼 이성과 감성까지 갖추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때가 되면 필연적으로 인식의 재구성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근대 이후 인간이 구축한 세계가 붕괴된다는 의미다.
 사실 디스토피아적 관점에서 보면 벌써 그 단계에 왔다고 볼 수도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가 전지구적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부에 등장한 신자유주의는 극단적 능력주의를 강조하면서 사회나 기업의 기대치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걸러내고 있다. 인간을 로봇처럼 대체 가능한 존재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국가와 자본이 터미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날마다 세월호에 타고 있는 기분으로 살아야 하는 대다수 서민에게 인공지능보다 더 무서운 것이 현실세계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비판적인 댓글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흡사 기계라는 존재 앞에서 인간이 대동단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대동단결도 기계를 적으로 상정한 그 순간뿐이다. 돌아서면 인류의 미래를 위한 러다이트운동(기계파괴운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기계를 개발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 기계에 의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기계보다 우월한 존재로 남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남는 것이다. 기계가 인간을 넘어설 날을 우려할 게 아니라 기계가 학습해야 할 인간적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 필요하다.
  백찬홍(씨알재단 운영위원)

청년들, 울지 말고 싸우자

박정권의 거짓공약 심판하고 “반값등록금”을 지킬 정치인을 뽑는 것이 첫 출발점
곽동기  | 등록:2016-03-31 09:04:46 | 최종:2016-03-31 09:13:50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헬조선이란 말은 청년들 사이에서 회자되었습니다. 지금 20대 청년들을 보십시오. 1990년대에 태어나 유치원을 다닐 시절에 IMF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불던 시절, 무한경쟁에 내몰린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만은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게 하고 싶어 사교육에 맡겼습니다. 엄마 품에 안겨 금모으기 운동을 하던 우리 아이들이 어느덧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청년”이 되었습니다.
우리 청년들은 초등학교 시절에 ‘카드대란’을 겪었고 학창시절에 미국발 경제위기를 겪었습니다. 우리 청년들에게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10년은 민주주의의 꽃이 아니라 과도한 경쟁으로 삭막한 흑백영화였습니다. 이러니 일부 20대 청년들은 DJ-노무현에 대한 보수세력의 비판에 쉽게 휩쓸리고 있습니다. 극소수 청년들은 불행하게도 일베와 같은 극우사이트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결코 우리 청년들의 책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의 병폐를 한 몸에 고스란히 견뎌야하는 우리 청년들은 이제 초인간적인 경쟁을 감내하라는 이념공세에 맞닥뜨렸습니다. 작년 한국사회를 강타하였던 드라마 ‘미생’은 초인간적 인내와 노력의 결정체였던 ‘장그래’라는 인물을 제시하였습니다.
수많은 청년들이 제2의 ‘장그래’를 꿈꾸며 “더할 나위 없었다.”는 평가를 받으려고 맨발에 땀나도록 뛰지만, 거울에 보이는 나의 현실은 ‘원인터내셔날’이 아니라 여전히 편의점 알바, ‘편돌이’입니다.

시간에 쫓긴 “타임푸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이른바 ‘타임푸어’라고 합니다. ‘타임푸어(time poor)’란 아무리 일을 해도 빈곤한 상황을 벗어날 수 없는 “워킹 푸어(working poor)”에 빗대어 아무리 시간을 쪼개도 자기시간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상황을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2015년 9월 4일, <한국대학신문>에 따르면, 전체 대학생의 61.3%가 스스로를 “타임푸어”라고 인식하였으며 타임푸어가 아니라는 응답자는 12.7%에 불과하였다고 합니다. 8명 중 5명의 대학생들이 시간에 쫒겨 하루하루를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으며 2명은 바쁜 듯 안 바쁜 듯 생활하고 있습니다. 청춘의 여유를 즐기는 대학생은 8명 중 1명꼴에 불과합니다.
이 학생들이 모두 학과수업과 공무원시험을 비롯한 국가고시를 준비하기 때문에 시간에 쫒기는 것일까요? 대학생들이 이렇게 시간에 쫓기게 된 직접적 원인은 황당하게도 “아르바이트”였습니다. 전체 대학생들의 34.6%가 아르바이트 때문에 시간에 쫓긴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시간이 많을수록 타임푸어 정도도 심해졌습니다. 주간 평균 노동시간이 하루 8시간(주 45시간) 이상인 사실상 전업 알바생들이 타임푸어 정도가 가장 심했습니다. 알바수입도 월 120만원 이상의 ‘빡신 알바생’들의 타임푸어 지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일을 해야 할수록, 돈을 벌어야 할수록 시간을 뺏기는 것입니다.
대학생들이 학과공부에 시간을 뺏기는 비중은 27.8%에 불과하였습니다. 취업스터디가 20.7%였으며 장거리 통학이 13.1%를 차지하였습니다. 대학교육이 바라는 정상적인 대학생은 4명 중 1명에 불과하단 소리입니다.
우리 대학생들은 빠듯한 시간을 쥐어짜기 위해 37.4%가 주변사람과의 만남을 포기하고 있으며, 24.9%가 잠을 줄여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점심을 대충 때우는 경우도 14.8%에 이르는 등 이들은 어느 순간 고3의 생활을 다시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르바이트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의 알바대학생들은 월 89만원의 평균소득을 올리기 위해 주당 평균 33시간을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러니 공부가 될 리가 있겠습니까?

학생이야? 알바생이야?
이건 시간이 좀 지난 자료인데요, 2013년 4월 4일, 사회통합위원회와 보건사회연구원이 대학생 아르바이트 현황을 조사, 발표하였습니다. 대학생들의 노동시간은 휴학생이 주당 42.9시간을 차지하였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8시간을 일하고 주말에 추가로 3시간을 더 일하는 격입니다.
그런데 재학생들도 주당 평균 26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합니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오후 6시가 디면 하루 평균 4시간가량 알바를 뛰는 것입니다. 학교숙제를 할 시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데이트할 시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연인들과 도서관에 함께 앉아 공부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숙제 빨리 끝내고, 또 알바 뛰러 가야합니다. 동아리 활동이나 학회모임, 취미생활은 이들에겐 사치로 느껴질 법합니다.
젊은이들의 알바는 청춘의 경험을 쌓고 어학연수나 배낭여행 비용을 스스로 마련하는 취지라면 한번쯤 권장해볼만한 일이긴 합니다. 그러나 한국청년들의 끝이 보이지 않는 알바는 이미 알바노동이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지난 2012년, <알바천국>은 전국 대학생 남녀 1924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아르바이트 현황’에 대해 조사했다고 합니다. 전체 대학생의 60%가 경제형편이 어려워, 즉 먹고 살기 위해 ‘알바’를 하고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응답자의 55.2%가 ‘지난해보다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이는 20대 초반의 70%가 대학생이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약 30% 가량의 청년들은 자기를 대학생이나 휴학생 취급하는 사회의 시선이 따갑습니다. 2015년 3월 18일, <알바천국>은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한 달을 살려면 41만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자취 주거비용만 1달 평균 40만원이라고 합니다. 대학가의 원룸이 대체로 평균 그런 가격에 수렴할 듯합니다. 결국 부모님은 자신의 대학생 자녀가 공부에 전념하도록 지원하자면 1달에 80만원이 필요해집니다. 대학생 자녀가 둘이면 1달에 160만원입니다. 두 자녀를 원룸에 함께 몰아넣으면 120만원으로 줄겠네요. 이러니 학생들이 수원에 살아도 전철로 서울 신촌까지 오갑니다. 그래서 또 ‘타임푸어’가 되지요. 지켜보시는 부모의 마음은 대견하지만 웬지 짠합니다.
아이를 하나만 낳길 잘했다고 다행스러워할 때가 아닙니다. 이건 사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전 아들만 셋인데, 3형제를 천막에서 노숙농성을 시켜야 할 판입니다. 전 이런 현실을 정말 바꾸고 싶습니다.
결정타는 등록금
여기에 우리 부모님들의 지갑을 사정없이 열어젖히는 주범이 또 있습니다. 그 결정타는 바로 대학생들의 대학등록금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등록금 지원을 각종 장학금의 형태로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단순 지원이 아니라 ‘반값등록금’을 약속했던 사람입니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대선공약집’ 36페이지에서 2014년까지 대학등록금 반값을 실천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런데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청와대 들어갈 때에는 ‘반값등록금’을 이야기하더니 청와대 들어가고 나서는 반값이 50.0%라고 딱 잘라 말한 적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습니다.
2015년 대학등록금은 학기당 33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지방에 있는 부모님들은 1달에 80만원, 서울에 계긴 부모님들도 1달 40만 원의 생활비를 대 줘야 하는데 그게 빠듯하니 자녀도 알바전선에 뛰어드는게 다반사입니다. 서민가정에서 별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자녀가 알바비용으로 생활비를 해결한다 하여도, 등록금 폭탄이 떨어지면 별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130만 원 정도는 장학금으로 해결한다 하더라도 나머지 200만 원은 어떻게 하나요? 또 은행을 기웃거릴 수밖에요.
물론 대학 등록금이 반이 된다고 해서 대학생들의 처지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과 또 부모님들은, 등록금이 반값만 되어도 그래도 숨을 좀 돌리겠다는 생각을 하실 법합니다.

진학하지 않은 청년들의 비애
2013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 수는 일반종합대학, 전문대학, 교육대학, 산업대학, 사이버 대학 등의 재·휴학생을 포함해 약 225만 명이라고 합니다. 20년 전 “한총련 100만 청춘”이라고 하였는데 대학생은 최대 300만 명 가까이까지 늘었다가 저출산의 여파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29.3%의 청년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대학생 중심의 청년문화에서 배제되어 고립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후 취업한 이후에도 대졸자들에 비해 사회적 불이익을 받게 되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청소년들은 대학문을 시답지않게 여기기도 합니다. 일류대학을 갈 실력은 안 되는데, 그런저런 대학을 나와봐야 취직이 안 되는데 뭣 하러 가느냐는 것이지요. 비싼 등록금내며 대학에서 청춘을 버리다 인생을 빚으로 출발하느니, 차라리 일찍 취업해서 결혼자금이라도 마련하겠다는 청소년들도 있습니다.

토닥토닥은 그만. 이제 나가 싸워라.
어쨌거나, 지금 청년들은 매우 힘듭니다. 너무 바빠서 자기가 얼마나 힘든지 돌아볼 시간조차 없습니다.
한 평생 인생의 목표를 향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청년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하지만 우리 청년들은 ‘웅대한 인생설계’가 아니라 그저 ‘저녁에 쉬는 삶’ 정도를 위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서른 살 취업할 때까지 20여년 동안이나 무한경쟁에 내몰려 있는 것입니다. 저녁 7시에 퇴근하는 말단 공무원이라도 되려면 20여 년간 학원과 과외, 그리고 고시원을 전전해야 한다면 이게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요?
우리 청년들을 위해 저희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요. 같이 눈물 질질 짜며 “토닥토닥 ㅠ ㅠ” 같은 것은 하지 맙시다. 강남에 출마한 한 야당 후보는 아직도 “눈물정치”를 하고 계시던데, 나라의 희망인 청년들이 그들을 따라 눈물이나 질질 흘려서는 이 나라를 올바르게 개혁할 수 없습니다.
옛말에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고 했습니다. 저항은 압박받는 민중의 본성이자 고유한 권리입니다. 일개 미물인 지렁이도 울지 않고 꿈틀거립니다. 그런데 왜, 나라의 보배이자 미래의 희망인 우리 청년들이 단지 아프다고 울어야 합니까? 청년들이 아프다면 자신을 아프게 하는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1000 대 1의 초인간적 입사시험에 떨어졌다고 힐링하고 울어야 합니까? 그런 시험은 존재 자체가 청년들을 인간 이하로 무시하는 것입니다. 청년들은 끊임없는 희생을 강요하는 보수사회의 저주로운 시스템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청년들의 희망은 탈정치가 아니라 진보적 사회 건설입니다. 돈이 사람을 규정하는 사회가 아니라 사람이 돈을 규정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국민을 쥐락펴락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대통령을 쥐락펴락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들의 수많은 똥파리들이 국회에 들어가겠다고 아우성입니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민중을 쥐어짜는 똥파리들은 외면하는 게 아니라, 때려잡아야 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정권의 거짓공약을 심판하고 “반값등록금”을 지킬 정치인을 뽑는 것은 그 첫 출발점입니다.
곽동기 상임연구원 / 우리사회연구소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972&table=byple_news 

러시아. 한국(미국산) 전투기 추락 닮은 꼴

조종사는 물론 민간인 인명피해 없어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3/31 [07: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러시아의 SU-25와 한국공군이 운용하는 미국산 F-16이 추락했으나 조종사는 물론 인근 주민들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러시아 전투기와 한국공군이 운용하는 미국산 전투기가 같은 날 추락했으나 전투기 조종사들은 물론 주민들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러시아 통신 스푸티닉크는 지난 30일 러시아 항공우주군 Su-25 폭격기가 군사훈련 중에 동부군관구 체르니고프카 비행장 근방에서 추락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

스푸티니크는 “조종사는 구조돼 건강과 생명에 지장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번 사건으로 지역민 누구도 부상당하거나, 파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로 인한 화재가 현장에서 진화됐다. 가까운 시일 내 추락 지점으로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러시아 국방부위원회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 한국공군이 윤용하는 F-16 전투기가 추락한 지점. 공군은 엔지이 갑자기 멈춘 것으로 발표했다. 한국공군은 당분간 F-16 전투기 운항을 금지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한국공군 역시 같은 날  "오늘 오후 4시 6분 쯤 경북 영덕 인근 상공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F-16D 항공기가 추락했다"며 "조종사 2명은 비상 탈출해 무사하다"고 발표했다.

공군은 “전투기가 야산에 떨어져 민가 피해는 없었다.”면서 “공군은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해 러시아와 한국공군이 운용하는 전투기 추락이 거의 유사하다.

한국 공군은 어제 추락한 F-16 전투기와 같은 기종 34대를 운용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으며 어제 사고 원인은 엔진이 갑자기 멈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 방해?... 선관위, 투표용지 인쇄 앞당겨


16.03.30 18:33l최종 업데이트 16.03.30 18:3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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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0일 일부 지역의 투표용지를 예정된 일정보다 앞당겨 인쇄하기 시작했다.
ⓒ 중앙선관위 화면캡쳐

가뜩이나 갈 길이 먼 '야권연대'에 빨간 불이 켜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0일 일부 지역의 투표용지를 예정된 일정보다 앞당겨 인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사퇴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실려 단일화 효과가 크게 떨어지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행 공직선거관리규칙상 총선 투표용지 인쇄일은 후보자등록 마감일로부터 9일 뒤인 4월 4일이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마지막 단일화 골든타임을 내달 4일로 상정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 후보들도 이를 마지노선으로 삼고 후보자 간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인쇄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투표용지 인쇄일을 앞당겼다. 투표용지 인쇄일을 공직선거관리규칙으로 규정하긴 했어도 선거관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면 해당 구·시·군 선관위 의결로 인쇄일 변경이 가능하단 설명이었다.

실제로 서울 구로구는 이날(30일)부터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갔다. 이밖에 경기도 남양주와 수원 팔달, 안산 단원 등은 31일부터, 경기 의정부와 파주, 여주·양평은 4월 1일부터 투표용지를 인쇄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들 지역은 대다수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형성된 곳이다. 예를 들어, 서울 구로갑은 더민주 이인영·국민의당 김철근·정의당 이호성·민중연합당 이근미 후보 등 야권후보가 총 4명이다. 서울 구로을에는 더민주 박영선·국민의당 정찬택·민중연합당 김선경 후보 등 야권후보가 총 3명이다. 오는 31일부터 인쇄가 시작되는 경기 남양주시, 안산 단원구 역시 모든 선거구에서 복수의 야권후보가 다투고 있다.

"인쇄시설 부족해서 앞당겼다? 야권후보 단일화 방해 의도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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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대위에서 발언하는 김종인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원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진영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 권우성

이에 대해 더민주는 "야권후보단일화를 방해하려는 의도 아니냐"라며 투표용지 인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쇄시설이 부족해 일정을 앞당겼다는 것은 현실을 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다분히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며 "무엇보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야권에서 여러 후보가 나와 후보 단일화가 진행되거나 진행될 지역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 지역의 투표용지 인쇄가 앞당겨지면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져도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용지에 그대로 적혀 나가게 된다"라며 "후보단일화가 (투표용지에) 반영되지 못하면 유권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무효표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은 과거 선거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김 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가 인쇄일정을 앞당긴 것은 야권후보 단일화를 방해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즉, '정치적 의도'로 투표용지 인쇄를 앞당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그는 "더민주는 중앙선관위에 즉각 모든 인쇄를 중단할 것을 공식 요구한다"라면서 "선관위는 공정선거 관리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선거관리에 대한 어떠한 오해나 시비도 없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라고 강조했다. 

민권연대, 대북전단 제지 촉구 통일부앞 기자회견

“대북전단 살포 지원, 북한인권법 폐기하라!”민권연대, 대북전단 제지 촉구 통일부앞 기자회견
백남주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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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30  10: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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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권연대는 29일 통일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전단 살포를 지원하려는 북한인권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백남주 통신원]
28일 대법원에서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확정판결이 나왔지만 정부는 여전히 전단 살포 제지 여부에 대해 “향후 행위에 대해 예단할 수 없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탈북자 단체들이 3개월 동안 1천만장 이상의 전단을 뿌리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사회적 문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9일 오후 통일부 앞에서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주최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남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있는 현 상황에서 대북전단 살포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며, 3월 통과된 ‘북한인권법’의 본질이 이와 같은 전단 살포와 일부 탈북자단체들을 지원하려는 것이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연대발언을 위해 참석한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은 현재의 상황을 봤을 때 전단을 계기로 남북간에 교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미국의 핵전쟁 시도로 북한도 선제공격 체제로 이행해 선제 핵공격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등 연일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고, 남측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곽 연구원은 2014년 10월 10일 대북전단이 북측으로 넘어가자 북한은 고사총을 10여 차례 발포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곽 연구원은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을 이야기 하며 정부가 적극 나서 대북전단 살포를 막아야 한다는 것과 일부 탈북자 단체들은 전쟁을 부를지 모를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권연대 권민영 회원은 북한인권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 회원은 한국 언론에서 북측 인사 숙청설이 주기적으로 나오지만 향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등 우리가 아직 제대로 된 북한사회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권 회원은 지금의 북한인권법안은 북측이 북 체제 붕괴를 목적으로 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상대방을 적대시하며 당사자의 반발을 불러오는 ‘인권법’이 제대로 작동할리 만무하다고 이야기했다.
나아가 6.15, 10.4선언을 이행해 서로간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 근본적으로 평화와 우리 민족의 인권 증진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민권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정부는 매년 200여억 원 규모의 예산을 북한인권법에 따라 설립되는 북한인권재단에 출연할 예정이라며, 이 돈이 어떤 성향의 단체들에게 들어가게 될 지는 너무나 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북한인권법이 대북전단 살포를 부추겨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이는 전쟁이라는 최악의 ‘반인권’ 행위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접경지 주민들은 일부 탈북자 단체들의 전단 살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법원이 대북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라 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판결을 내놓은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기자회견문 (전문)]
대북전단 살포 지원해 전쟁위기 부추기는 북한인권법 폐기하라!

3월 26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 탈북자 단체들이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인근에서 대북전단 5만여장을 북으로 날려 보냈다. 한반도에서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실로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북한은 2014년 10월 10일 대북전단이 북측으로 넘어가자 고사총을 10여 차례 발포한 바 있으며, 당시 실탄이 연천군 중면 횡산리 중면사무소 옆 민방공대피소에 떨어지기도 했다. 자칫 인근 주민들이 불상사를 당할 수도 있었다.
탈북자 단체들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도 아닌 곳에 들어와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것에 대해 접경지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여한 일이다. 이번에도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뿌릴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박상학 등은 기어이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앞으로 3개월 동안 전단 1000만 장을 날려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들의 생명권을 보호해야 할 박근혜 정부는 여전히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단체를 지원한다고 발 벗고 나서고 있다. 3월 통과된 북한인권법의 실체란 것이 바로 이것이다.
정부는 매년 200여억원 규모의 예산을 북한인권법에 따라 설립되는 북한인권재단에 출연하고 북한 인권 및 인도적 지원 관련 조사·연구, 시민사회단체 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200억원 가량 되는 돈이 어떤 성향의 단체들에게 들어가게 될 지는 너무나 뻔 한 일이다. 3월 25일 정부는 북한인권재단의 설립을 준비하기 위한 '설립위원 회의' 처음으로 개최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했다.
북한인권법은 인권증진, 평화실현과는 하등의 관계없이 오히려 접경지역의 충돌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 ‘인권’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남북간 갈등과 대결을 부추겨 전쟁이라는 ‘반인권’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북한은 북한인권법을 두고 ‘체제대결선언’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상대방을 적대시하며 당사자의 반발을 불러오는 ‘인권법’이 제대로 작동할리 만무하다.
특히 현재는 남북간 모든 대화채널이 막혀 있고, 최대 규모의 전쟁훈련으로 전쟁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북한인권법 제정은 한반도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서로 간 오해를 불러오는 조치들로 인해 한반도에 핵전쟁의 포성일 울릴 수도 있는 일이다.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북한인권법은 폐기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를 적극 막아 나서라!
박근혜 정부는 대북전단 지원하는 북한인권법을 폐기하라!
2016년 3월 29일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2016년 3월 29일 화요일

‘한센인 대부’ 36년, 이승에서 천국길까지 ‘맨발 봉사’

 ‘한센인 대부’ 36년, 이승에서 천국길까지 ‘맨발 봉사’

2016. 0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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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성심원 스페인 출신 유의배 신부

A1.jpg» 한국에 와서 한센병 환자 집단거주촌인 성심원에서 봉사한 지 36년이 된 스페인 출신의 유의배 신부가 성심원 뜰의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특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치 무차별 폭격으로 3천명 학살
 바스크지방 게르니카서 태어나
 전쟁 겪은 한국 선교사 자원
 
 한 환자 유언 따라 아버지도 되고
 마지막 가는 길 150명 손수 염
 낙인·편견·차별, 사랑으로 보듬어
 
 한 가지 걱정은 혹시 치매 걸려...
 내일은 하느님 몫, 오늘만 성실하게
 2평 남짓 방에서 무소유로 산다

 
 
맨발이다. 사시사철 한 번도 양말을 신지 않는다. 샌달에 담겨 있는 발은 강인해 보인다. 인간을 땅에 연결하는 발은 수고롭다. 그래서 인간들은 추위에 발을 보호하기 위해 천으로 감싼다. 그는 그런 양말을 거부한다. 겨울의 찬 바람을 그대로 수용한다. 인생의 추위도 그에겐 없다. 추우면 추운 대로 산다. 삶의 무게가 그에겐 가볍기만 하다. 한없이 가벼운 그는 타인이 짊어지고 가는 인생의 무거움도 함께 나눈다. 
 그의 주변에 있는 타인은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산다. ‘천형’의 질병으로 알려진 한센병을 앓은 이들이다. 누구도 함께하거나, 보려고도 하지 않는 이들을 그는 자신의 몸처럼 사랑한다. 자신의 유전자에 조금의 섞임도 없는 한국인 한센병 환자들을 친형제자매처럼 아끼고 돌보았다. 벌써 36년째다. 고통의 삶을 마친 한센병 환우를 직접 천국에 보낸다. 숨이 끊긴, 일그러지고 문드러진 지체를 정성들여 닦고 새 옷을 입힌다. 이승의 힘든 삶을 마친 그들은 그의 손에 의해 천국에 가는 준비를 한다. 수의를 입히기 위해 굳은 팔을 억지로 편다. “형제여, 이제 긴장을 푸시게. 그래야 내가 이 옷을 입히지.” 그는 살아 있을 때 한 것처럼 다정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한 많은 이승의 삶을 다해 숨을 쉬지 않지만 그는 그들에게 조금의 아픔도 주고 싶지 않다.

강제 불임수술 안 해 한때 500명까지
 550여명의 한센인들이 마지막 길을 그에게 맡겼다. 그 가운데 150명은 그가 직접 염을 했다. 누구도 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아 있을 땐 보지 못했던 몸의 상처들과 말라서 뼈밖에 없는 몸을 보면 십자가 위에서 고난받은 예수님의 몸이 바로 이 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더 기쁜 마음으로 해요.” 아직도 한센인 140여명이 그와 삶을 같이한다. 중증장애인 10여명도 그의 친구들이다.
 경남 산청의 지리산 자락은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이 자주 출몰했던 지역이다. 전쟁이 끝나고 한센병 환자 20여명이 전국을 헤매다가 정착한 곳이 지금의 한센병 환자 집단거주촌인 성심원이다. 이들은 경호강을 건넌 뒤 자신이 타고 온 배를 강물에 떠나보냈다. 강 건너에 사는 주민들이 자신들을 보고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할까봐 낮에는 산속에서 지내다가 밤에만 이곳에 내려와 잤다고 한다. 당시 이승만 정부는 이들 한센인과 빨치산이 이 강을 건널까봐 다리도 놔주지 않았다. 소록도 집단 거주지와는 달리 이곳 성심원은 한센병 환자들에 대해 강제 불임수술을 하지 않아 한때 500명까지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생활했다고 한다.
 유의배(70·루이스 마리아 우리베) 신부가 한국에 온 것은 1976년이다. 서른살의 스페인 출신 젊은 신부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아이고, 하느님. 이곳이 정녕 한국이란 말입니까?”라고 탄식했다. 자신이 알고 있던 한국은 전쟁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헐벗고 후진 나라였는데, 그래서 봉사의 삶을 살려고 자신의 고향에서 1만㎞ 떨어진 한국에 지원해서 왔는데, 서울은 마치 뉴욕과 같이 건물이 많았고, 사람들도 활기찼다.

어머니에게서 전쟁 참사 자주 들어 
 그의 고향은 바스크 지방의 작은 도시 게르니카. 1937년 스페인 내란 중 파시스트 프랑코를 지원하는 독일의 무차별 폭격으로 고향에 살던 7천여명 가운데 3천여명이 학살당했다. 나치는 마을 전체에 자동소총 1정밖에 없던 게르니카를 독일이 새로 개발한 폭격기와 폭탄의 성능을 실험하기 위해 폭격을 했다. 파블로 피카소는 <게르니카>라는 그림으로 나치의 잔혹상을 세계에 고발했다.
 빵을 만들어 파는 부모님의 2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인 작은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신부를 꿈꾸었다. 게르니카 폭격 현장에서 살아남은 그의 어머니는 어린 그에게 전쟁의 참상을 자주 이야기해주었다. 16살 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들어가 바스크 지방 아란차수신학대학을 졸업하면서 사제서품을 받았다.
 볼리비아의 해발 4천m 티티카카 호수 근처의 가난한 마을에서 2년간 선교활동을 마치고 한국에 온 그는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 수도원 안에 있는 명도원에서 2년 동안 한국어를 배운 뒤 경남 진주와 강원도 강릉, 주문진, 제주도에서 2년 반을 보냈다. 그리고 1980년 성심원으로 부임했다. 비로소 자신이 꿈꾸던 어려운 이들과의 삶을 시작한 것이다. “신부가 되고 선교사로서 어느 나라로 가고 싶은지 물었을 때,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했어요. 그때는 8명의 프란치스코회 신부님들이 한국에 와 있는 상태였어요. 내가 어렸을 때 전쟁이 났던 나라인 한국에서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한 거죠.”
 유 신부보다 6살이 많은, 한센병에 췌장암까지 앓던 한 환자는 매일 자신을 간호하러 오는 유 신부에게 “두 아이의 아버지가 돼달라”는 유언을 남기며 피를 토하고 숨졌다. 그의 자녀들은 실제 유 신부를 아빠라고 불렀다. 하루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하던 그 어린아이는 유 신부를 보며 “나에겐 아버지가 여러 명 있어요”라며 천진스럽게 웃었다. 
A2.jpg» 유의배 신부는 사시사철 맨발로 산다. 그의 검은 수도복 허리춤에는 청빈·순결·순명을 상징하는 세 개의 매듭이 묶인 ‘성 프란치스코’의 허리띠가 둘려 있다.  위암에 시달리던 한 할아버지 한센병 환자는 성심원의 독신 마을에 살며 매일 자신을 찾아오는 유 신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사실은 제가 위로받으러 간 셈입니다. 항상 그 할아버지는 부드러운 어조로 타향에서 사는 저를 달래주곤 했어요. 그 할아버지가 숨을 거두실 때 정말 슬펐어요.”
 그에게도 죽음은 슬픈 이별이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따르던 예쁜 소녀는 어느 날 유치원에서 오던 길에 트럭에 치여 숨졌다. 매일 신부가 유치원에서 데려오던 소녀였는데 그날 그가 일이 있어 데리러 못 간 사이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부모가 한센병 환자이기에 신부가 부모 역할을 대신했었다. “하느님은 왜 그런 죄없는 어린 소녀를 일찍 데려간 것이죠? 하느님이 실제 계신 건가요?” 신부는 이렇게 대답한다. “하느님은 그 소녀가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힘든 일을 덜어주기 위해 일찍 데려간 것입니다. 하느님도 우셨을 겁니다.”

청빈·순결·순명 상징 허리띠 반들반들
 성심원은 ‘한센’이라는 주홍글씨가 준 낙인과 세상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 아픔들을 간직한 채 한센인들이 스스로의 손과 발로 삶의 자리를 가꾸어왔다. 한센인 가족이 사는 가정사 4개 동과 독신으로 사는 한센인들이 사는 독신사 1개 동, 3층짜리 전문 요양원과 대성당, 수도원과 수녀원 등 비교적 큰 집단 거주지이다. 한 해 운영비 20억원의 70%는 국고로, 나머지 30%는 기부금 등으로 운영된다.
 유 신부는 매일 새벽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온종일 한센인들과 시간을 보낸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한센병을 앓았던 사람들일 뿐이지 지금 한센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전염 가능성은 없어요. 일반인이 질병이나 장애를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그에겐 한 가지 걱정이 있다. 혹시 더 나이가 먹고 자신이 치매에 걸리면 주변 사람들이 힘들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많은 치매환자들이 병이 깊어지면 어릴 때의 이야기를 많이 해요. 저의 병이 깊어지면 한국말이 아닌 스페인말을 해서 간병인들이 못 알아듣고 고생할까봐서요. 괜한 걱정일까요?”
 그는 어떤 삶의 계획도 없이 산다고 한다. “오직 오늘만 생각해요. 미래에 대한 계획은 하느님의 몫이죠. 나에게 주어진 오늘, 성실하게 살면 됩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에 따라 철저히 ‘무소유’로 산다. 2평 남짓한 방에는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한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는 글귀가 붙어 있다. 
 사철 한결같이 입는 검은 수도복의 허리춤에는 청빈, 순결, 순명을 상징하는 세 개의 매듭이 묶인 ‘성 프란치스코’의 허리띠가 둘러 있다. 매듭은 반들반들하다. 그의 손때가 묻어서다. 흰 수염에 한없이 선한 그의 눈길이 푸른 하늘보다 더 눈부시다.
  산청/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2016년 3월 28일 월요일

[세월호 2차청문회] “청해진 지시로 ‘가만있으라’ 방송 했다”


세월호 1등항해사, 청해진 본사와 의문의 통화…‘모르쇠’로 일관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세월호 2차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1등항해사 강원식 씨는 특조위원들의 질문에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 태도로 일관했다.
청문회 첫날인 28일 장완익 위원이 4월16일 당일 청해진해운 해무팀 홍영기 대리와 통화 당시, 세월호 상황에 대해 어떤 내용을 알렸는지 묻자 “(홍 대리의)질문에 답변만 했을 뿐 상황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대리가 어떤 질문을 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홍 대리가 ‘선내 대기를 지시했냐’는 장 위원의 질문에도 강씨는 “질문에 답변만 했을 뿐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홍 대리가 안내방송 여부를 물었는지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객부 직원 강혜성 씨는 “움직이지 말고 현재 위치에서 대기하라”는 선내방송은 “청해진해운 본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했다.
강혜성 씨는 故 양대홍 사무장으로부터 ‘선내에서 대기하라’는 청해진 본사의 지시를 전달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강씨는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본인의 판단과 양 사무장 등의 지시로 ‘선내 대기’ 방송을 했다고 진술해왔다.
권영빈 위원이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유가족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도 있었고, 특조위 2차 조사 때 인간적으로 대해주시는 모습에 심경에 변화가 일었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식 1등항해사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본사와 통화를 했음에도 이를 이준석 선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준석 선장은 “사고 당시에는 (1항사와 본사간)전화통화 사실도 몰랐고 검찰 조사에서 알았다”고 답했다.
강원식 1등항해사도 청해진 본사 홍 대리와 통화한 후, 다른 항해사와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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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27일 일요일

“총선보도, 더 나빠졌다…국민 모두가 감시자 돼야”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40]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이영광 기자  |  balnews21@gmail.com
20대 총선 후보 등록이 25일로 마감이 되면서 각 당은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선거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언론이다. 유권자들은 언론을 통해 정당의 정책이나 후보들의 공약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을 주축으로 한 언론단체들은 지난 1월 14일 선거보도를 모니터링하는 ‘총선 보도 감시연대’를 출범,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두 달이 지난 지금, 총선 보도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지난 23일 민언련 사무실에서 김언경 사무처장을 만났다. 다음은 김 사무처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김언경 민주언론 시민연합 사무처장 ⓒ 이영광 기자
“KBS, 선거 자체 보다 선거 의식한 ‘북풍몰이’ 보도에 열심”
- ‘2016 총선보도감시연대’가 지난 1월 14일 출범했어요. 두 달이 지났는데 지금까지의 총선도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총선보도감시연대’잖아요.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언론은 선거엔 관심이 없고, 북풍 관련 보도만 쏟아냈어요. 물론 로켓 발사 등 북풍 이슈들이 많이 터지기도 했지만, 단순히 현상이 많아서 북풍 관련 보도가 많았다고 보기 어려워요. 선거 시기에 ‘북풍’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를 언론들이 너무 부풀려서 보도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럼 북풍 보도도 선거보도의 일종으로 봐야 하나요?
“직접적인 선거보도라고는 볼 수는 없죠. 하지만 저희는 선거 시기에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보도를 하는 건 선거를 의식한 보도로 보는 거예요. 왜냐하면 선거 시기에 나오는 북풍 몰이는 국민 불안을 조장하고, 보수층 결집을 위한 도구로 자주 이용되거든요. 국민에게 ‘불안하니 여당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는 식의 여론을 확산시키기 때문입니다.
북풍 프레임은 굉장히 오래되고 낡은 프레임이지만 아직 유효하니 이렇게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조선일보>의 경우, 이번에 북풍을 이용하는 건 야당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천안함 사태 때 거센 북풍이 불었는데, 그때 야당이 오히려 반격해서 이득을 봤다면서 그렇게 주장하고 있어요. 어쨌든 현재 북풍 몰이 보도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은 KBS고요. 이런 보도로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은 분명히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국민 안보불안 조장, 겁주기…국정원‧북한발 ‘카더라’ 보도 남발”
- 북풍은 이번에 나온 게 아니라 선거 때마다 있었잖아요. 이전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가 보기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최근 북풍 보도의 패턴을 보면 일단 국민의 안보불안을 조장하는 겁주기 보도를 앞에 내놓습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검증된 것이 아니라 국정원 등의 주장이거나 북한의 주장입니다. 이걸 제대로 검증해서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일단 ‘이렇다더라’고 여러 건에 걸쳐 부각합니다. 예를 들면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더라’ 식으로.. 그리고 ‘그 효과는 어떻다’면서 북한이 선전한 내용을 3건 정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어 마지막 꼭지에 ‘국방부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고 전하는 식인 거죠. 이미 톱 보도부터 ‘늑대가 나타났다’는 식으로 겁을 준 뒤, ‘믿던지 말든지’라고 오리발을 내미는 내용을 슬쩍 집어넣는 식의 북풍 보도가 많았다는 것이 이번 북풍보도의 특징이 아니었나 싶어요.”
  
“야당 분열 중계식 보도에 소수정당 관련 보도는 아예 사라져”
- 정책 관련한 보도는 있었나요?
“이번 선거보도에서 정책보도는 아직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지금까지의 선거보도는 주로 야당의 분열상을 강조하는 보도가 대부분입니다. 기존에는 우리가 선거보도의 편파성을 말할 때, 여당과 야당의 보도 비중에서 여당이 높기 때문에, 최소한 양적인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요구했었어요.
그러나 이번엔 완전히 바뀌어서 야당 보도가 많아졌어요. 게다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까지 합치면 새누리당을 앞서는 보도량이 나올 정도로 야당 보도가 많았지만 문제는 그 보도가 야당 분열을 신나서 중계해주는 식의 보도란 거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봤을 때는 야당에 불리한 선거보도를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소수정당이 사라진 것도 상당히 심각해요. 워낙 여야가 공천 문제로 정신없었다 치더라도 각 정당에는 정책이 있거든요. 특히 소수정당 같은 경우에는 인물보다는 정책을 부각해 전해줘야지만 사람들이 비례대표를 뽑을 때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보통 지역구는 될 만한 사람을 찍지만, 비례대표는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어느 당 정책이 좋은지 생각해서 찍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을 감안하면 정책보도, 소수정당 보도가 없는 것은 문제입니다. 방송은 아예 없고 신문은 노출 빈도가 너무 낮아요.”
- 그나마 정의당은 좀 나을 것 같은데 다른 정당은 아예 없죠?
“네. 국민의당에 비해서는 적지만, 그래도 원내정당이니 좀 보도를 하죠. 하지만 녹색당 관련 보도는 극히 드물어요.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에서 칼럼을 통해 언급하거나 아주 맘 잡고 특집으로 한 꼭지 정도 내주는 것 외에는 없어요.”
  
대통령의 ‘노골적 선거개입’ 발언, 비판커녕 눈감은 언론
- 그 외의 이번 선거보도의 문제점은 무엇이 있나요?
“최근 여야 공천 논란이 많잖아요. 그런데 이에 대해서 비판하는 기준이 달라요, 지금 여당의 경우 윤상현 파문도 있었고 청와대 개입설도 있었고 친박 공천 비율이 굉장히 높잖아요. 야당도 비례대표 공천 파장이 있었어요. 한마디로 여야 모두 공천 관련해 시끄러웠어요.
그러나 여당의 보도는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관 위원장의 합리적인 논쟁싸움으로 그리는 측면이 강해요. 반대로 야당에 대해서는 김종인 대표와 ‘친노·386운동권·친문’ 세력과의 대결을 부각하는 보도가 이어졌어요. 여든 야든 똑같은 잣대를 가지고 지적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거죠. 국민이 보기에는 야당은 믿을 수 없고 굉장히 시끄럽고 권력 싸움만 하는 것으로 보이고 반대로 여당은 똑같이 싸우지만 승리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프레임을 가져간다는 거죠.
물론 최근 새누리당의 잡음이 이런 수준으로 덮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 간혹 예외의 경우가 있는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새누리당만 비판하지 대통령과 청와대로 책임을 돌리지는 않습니다. 또한, 윤상현 의원의 친박 공천개입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술 마시고 실수한 윤 의원의 개인적 문제로 축소하는 ‘꼬리 자르기’를 하지요.
무엇보다 대통령의 선거개입설 행보와 발언에 대해서 언론이 지적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이건 굉장히 심각한 사안입니다. 여야를 공정하게 다루는 선거보도를 내는 상황에서도 대통령이나 국정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보와 발표를 할 경우, 언론은 이를 정제해 보도해야 합니다. 왜냐면 그것이 곧 여당을 밀어주는 게 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정부가 선심성 대책을 마련하면 그걸 보고 국민은 당연히 정부여당이 한 일이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선거 시기엔 모든 보도에서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문제가 있는 발언이나 행보를 할 경우, 그대로 전해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거개입임을 지적해야 마땅하지요. 그런데 지금 대통령이 친박 의원들을 지지하는 행보를 하고, 여러 차례 야당 심판론을 주장하고, 북의 위협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노골적인 선거개입이거든요. 문제가 있는 행동인데 언론이 이를 비판하지 않습니다.”
- 예전과 비교해서 이번 총선보도 어떤가요?
“더 안 좋아요. 왜냐면 사실 불공정 선거보도의 수법은 변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더 나쁜 보도가 많아서 안 좋다는 것이 아니라 안 좋은 보도를 하는 방송사가 많이 늘어났어요. 지상파 3사만 있을 때도 저희는 불공정 보도를 많이 지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MBC와 KBS가 비교적 제대로 보도했고 SBS가 공영방송에 미치지 못하는 보도를 하는 정도였어요. 그럼에도 나름 3사가 균형을 잡아줬고, 막장 방송사는 없었다는 거죠.
그러나 지금은 종편이 생겼죠. TV조선, 채널A, MBN은 극단적인 편향성을 보이는 보도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종편만 문제고 지상파는 제자리를 잡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라는 거죠. KBS는 북풍 보도를 하고 MBC도 청와대와 정부여당 감싸기 식 보도 태도는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국민에게 정보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지금 선거보도가 더 나빠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네요. 게다가 뉴스 말고 종편의 시사토크쇼의 문제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이죠.”
대안언론 역할 중요…기성언론 바로 잡는 것 또한 시급
- 대안 언론은 어떤가요?
“여러 대안 언론은 열심히 선거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뉴스타파>는 선거에 많은 역량을 투여하고 있죠. 하지만 <뉴스타파>가 아무리 좋은 내용을 보도해도, 아직까지는 KBS에서 조금 괜찮은 보도를 하나 내는 것이 국민에게는 훨씬 영향력이 큰 것이 현실이죠. 문창극 보도에서 실감했는데 아직 주류매체의 파워가 워낙 크잖아요.
대안매체가 잘하지만 지금 분탕질하는 저 종편은 온갖 특혜를 받고 공영방송도 너무 안타까운 것이죠. 그 특혜는 대통령 돈으로 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내는 수신료든 광고료든 모든 것이 국민의 돈이예요. 그 돈으로 엉망인 방송을 만들고 있는데 대안매체는 회비를 받아서 어렵게 유지되면서 엄청 좋은 보도를 만들어내요. 그래서 대안매체는 분명 존재해야 하지만, 기존 방송을 바로 잡는 것 역시 중요한 거고요.”
- 종편은 시사토크쇼에서 편향적이고 불공정보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원래 종편 시사토크쇼가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는 거, 막말이 심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었지만, 선거 시기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 좀 너무 한 거죠. 저는 방송을 빙자한 새누리당 선거 운동원이라고 생각해요. 시사토크쇼에 나오는 많은 사람이 여당 지지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여당에 충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진행자들은 그것을 제어하지 않고 오히려 부추겨요. 그래서 상쇄작용으로 흥분된 방송이 되는 거죠.
그리고 야당에 대한 발언은 대부분 건전한 비판이 아니라 상대방의 인격을 침해하는 명예훼손 수준의 막말이죠. 이런 말은 방송에서, 그것도 선거 시기에 절대 해서는 안 되는데 ‘카더라’성 이야기들, 자신의 심증을 강조하는 말들을 하며, 모욕을 줍니다. 선거도 선거지만, 사실 종편 시사토크쇼는 국민의 정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앞서 말한 신문, 방송에서 불공정보도를 하는 수법이 있잖아요. 하지만 종편의 수법은 남다릅니다. 인터넷 여론을 빙자해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편향적 말이나 막말을 합니다. 그리고 요즘 많이 하는 게 관심법이라고 해서 ‘이 사람은 생각이 이럴 것이다’라고 계속 예측하는 거죠. 게다가 그 생각이 참 모욕적인 것이 많아요. 인터넷 여론이든 관심법이든 결국엔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놓고 하기는 뭐 하니까 살짝 틀어서 하는 행태인 거죠. 그리고 심한 수준의 출연자 발언이 나오면, 출연자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는 자막을 내놓아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징계를 피해 보려는 꼼수를 부리기도 합니다.”
- JTBC의 선거보도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지금 저희가 모니터하는 8개 방송 중에 JTBC밖에 ‘볼 게 없는 건’ 사실이죠. 나쁜 보도로 비판받은 경우가 없습니다. 하지만 JTBC가 선거 이외의 다른 사안, 예를 들면 세월호 때 정도로 관련 보도가 좋다거나 역량을 다 투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앞으로 선거가 다가오면 정책보도, 검증보도 등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신들 정치적 색깔에 맞춰 야당 인사 비판…일종의 마녀사냥”
- 종편과 보수 언론은 야당 인사의 실명을 거론해서 컷오프 시킬 것을 요구했는데 이런 보도는 어떻게 보세요?
“솔직히 전 언론이 거론할 수 있다고는 생각해요. 분명 공직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문제를 지적해야죠. 그러나 그때는 의혹이나 잣대가 명확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선거 시기에 흑색선전일 뿐입니다. 그런데 더민주 컷오프에서 정청래 의원을 공천 배제하라고 계속 요구했어요. 그 기준이 ‘친노’ 척결과 ‘막말’이었어요. 그런데 그 막말이 정말 말이 되는 기준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런 기준이라면 그보다 더한 막말이 수두룩한데 그런 사람에 대해서도 말을 해야죠. 특히 새누리당에 막말한 의원 얼마나 많았나요? 그러나 말 안 해요. 도저히 국민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기준, 자신들 언론사의 정치적 색깔에 맞춰 비판하고 싶은 사람을 짚어서 실명을 거론하며 컷오프 시키라고 하는 것은 마녀사냥에 가까운 행태죠.”
베스트, JTBC <팩트체커>…워스트, KBS‧TV조선 보도 태도
- 2달동안 모든 기사를 통틀어 베스트와 워스트를 꼽아주세요.
“어렵네요. 일단 선거보도의 베스트는 아직 없네요. 지난 2월 JTBC만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바로 다음 날, <팩트체크>로 ‘직권상정이 정당한가’를 검증하는 보도를 했어요. 이걸 우리가 2월의 좋은 방송 보도로 뽑았는데요. 일단은 이걸로 주고 싶어요.
워스트는 너무 많아 하나를 뽑기 어렵네요. 그보다 KBS의 북풍 몰이 보도행태와 TV조선의 최희준 앵커의 진행방식을 꼽고 싶네요. KBS의 북풍 몰이는 테러방지법이나 사이버테러방지법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또는 로켓 발사, 북한의 겁박 등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계속 톱 보도로 내보내는 등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TV조선에 최희준 앵커는 시청자를 앞에 두고 출연자를 모욕 주는 진행을 하는 등의 행태를 지적하고 싶어요. 지난번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게 ‘김정은 좋아하냐를 YES나 NO로 대답해라는 식으로 물었잖아요. 최 앵커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뉴스쇼 판>이에요. ‘쇼’가 들어있어서 쇼처럼 편안한 진행을 한다고 그러는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앵커가 무례하게 행동하고, 뉴스 진행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하는 것은 문제이죠.”
“총선보도감시연대 보고서, 선거보도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할”
- 총선보도감시연대 출범식에서 출범 취지에 대해 “비난을 위한 비판,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선거보도에서 시정되고 개선되어야 할 것들을 함께 고민하고, 궁극적으로는 20대 총선거를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기회로 만들자는 충정으로 모니터보고서를 작성할 것이다”라고 하셨던데 2달이 지난 현재 시정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희 스스로가 대안매체로 생각하고 하루하루 언론에서 쏟아내는 정보를 국민이 어떻게 취합해서 어떤 정보를 가져야 할지 정리해서 제공하려 합니다. 총선보도감시연대 보고서를 통해서 선거보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가이드라인을 주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보고서를 보다 많이 확산시키고 싶은데 그게 고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총선보도를 감시하는 건 우리 언론단체만의 역할이 아니라 국민의 역할이거든요. 국민이 적극적으로 방송통신심의위에 민원도 넣고 항의도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공정하고 빠른 심의를 촉구합니다. 지금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이 부분을 촉구하는 활동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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