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는 1947년생입니다. 김재원은 1964년생입니다. 황우여는 직전 새누리당 대표였습니다. 당시 김재원은 대표가 임명한 당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황우여를 모셨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황우여는 바로 직전까지 김재원으로선 자신이 모셨던 직속상관이었습니다.
황우여는 법조인입니다. 1971년에 사시에 합격했고 1974년 판사로 임용되어 1992년까지 재직했으니 판사로만 22년입니다. 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하고 차관급인 감사위원을 거쳐 1996년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대표에게 영입되어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그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1997년 대선 당시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이회창은 대선에서 낙선했으나 황우여의 정치행보는 승승장구였습니다. 2000년 총선에서 인천 연수구에 출마 당선되면서 내리 4선을 했으므로 현재 5선 중진에다. 당 원내대표, 당 대표를 역임하고 당당히 사회부총리 겸임 교육부 장관이 되었습니다.
김재원도 법조인입니다. 그런데 김재원이 법조인이 된 케이스는 좀 특이합니다. 행시 출신으로 중앙부처 사무관을 7년씩이나 하다가 사시에 합격했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사시에 합격한 때가 1994년, 연수원을 졸업하고 검사로 발령을 받은 때가 1997년이니 법조계 입문은 많이 늦은 편입니다. 특히 그 때는 황우여가 법복을 벗고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법사위원을 할 때였으니 초임검사 김재원은 올려다볼 수도 없는 나무였겠지요.
어떻든 김재원은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짧은 기간 검사로 재직한 것을 끝으로 검사 옷을 벗었습니다. 그리고 2004년 총선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새피 수혈 케이스로 영입되어 경북 군위 지역구에서 당선되므로 국회의원이 됩니다. 때문에 김재원은 태생적 박근혜 키드입니다. 그래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경선룰 협상대리인 이명박 후보 검증 대리인 캠프 대변인 등을 맡아 활약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명박에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던 것 같습니다. 결국 2008년 공천에서 친박학살 케이스의 핵심인물로 공천에서 탈락했습니다. 탈락 후 김재원은 스스로 정계은퇴 선언 비슷한 것을 하고는 정계를 떠났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9대 총선 때 또 박근혜가 비상대책위원장일 때 공천을 받아 군위 지역구에서 출마하여 당선되므로 정계에 복귀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박근혜가 달아 준 배지 이명박이 뗐고, 다시 박근혜가 떨어진 배지를 달아줬다. 뭐 이정도 쯤 되겠습니다.
앞서 황우여를 논하고 김재원을 비교한 것은 바로 이점입니다. 당 대표를 지낸 원로 선배 정치인이며 현 사회부총리로서 국가서열 10위 권 내인 황우여를 이제 국회의원 경력 6년 남짓인 김재원이 들이받았습니다.
주무부처 장관이자 정계 법조계 선배이며 직전 직속상관이었던 사람이 정국 정상화와 국가 장래를 위해 여야 정당의 협상대표들과 합의한 내용을 당직으로 선출직도 아닌 임명직 원내수석부대표 밖에 안 되는 자가 면전에서 똥물을 뿌렸습니다.
깡패도 못 되는 왈왈이들을 세간에선 양아치라고 합니다. 양아치들은 의리보다는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선배도 업계의 도리도 자신의 미래도 생각하지 않고 더럽고 추잡한 짓을 서슴치 않습니다.
깡패지만 스스로 건달을 자부하는 자들은 그나마 자신들 계통의 의리도 지키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지킵니다. 물론 은퇴하여 힘이 없어도 선배였을 경우 선배 대접도 제대로 합니다. 하지만 양아치들은 이런 것 없습니다. 어제까지 ‘형님’ 하면서 90도 허리 굽혀 인사하더니 돈과 이익이 결부되면 오늘 배신하고 칼침 들이미는 놈들입니다.
저는 어제 김재원의 행태를 보면서 현재 권력의 노른자위에서 행세께나 하는 치들의 습성이 꼭 양아치 같음을 봅니다. 김재원 이전 원내수석부대표를 하던 윤상현도 김재원과 매우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윤상현이 권력의 정점에 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누님싸움’을 한다는 말이 있었지요. 즉 같은 친박이라도 박근혜 대통령을 누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랑했다하여 나온 말입니다. 조직 폭력배들의 두목을 두고 하는 충성경쟁, 이 충성경쟁에서 밀려나면 다른 충성파에게 칼침을 맞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사는 사람들… 윤상현과 김재원을 보면서 저는 그 생각이 듭니다.
또 이렇게 일천한 경력의 이제 6년 남짓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김재원이지만 김무성에게 “형님 제가 아닙니다”라는 조폭인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던 것도 생각이 났습니다. 당시 김재원의 행태는 이명박 학습효과로 신권력이 어딘지 확실한 줄서기까지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또 다릅니다. 요즘은 아주 당과 나라를 자기 것으로 아는 안하무인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다른 각도로 봅니다. 김무성이 여당 내 권력투쟁에서 확실히 박근혜에게 졌다는 것입니다.
어떻든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3~5세 어린이들 보육비는 이런 깡패도 못 되는 양아치 습성을 지닌 정치인의 저질 정치 때문에 갈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도 이들은 또 다음의 전국선거에서 “한번만 살려주십시오. 살려만 주시면 별도 달도 다 따다 드리겠습니다”코스프레를 하겠지요. 이후 당선되면 또 양아치 정치를 하구요.
그런데도 더 한심한 것은 야당입니다. 이런 양아치 정치도 제압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양아치에게 나와바리 빼앗겨 변방에서 소리나 지르는 늙은 껄렁패 수준의 비렁뱅이로 보입니다. 요새 나오는 뉴스들을 보노라면 나라가 희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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