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윤회 씨 국정개입의혹 언론사 소송은 신속히 집행하면서 왜 일본기자 명예훼손 소송은 마냥 미루는 것일까? © 자주민보 |
|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할 때 청와대 현주인의 행적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른바 “7시간 미스터리”를 놓고 일본 5대일간지의 하나라는 《산케이신붕(産經新聞, 산케이신문)》이 8월 3일 발표한 기사 1편이 빚어낸 풍파는 정말 기막히다. 찾아보니 필자는 [새록새록 단상 549],[새록새록 단상 553], [새록새록 단상 580], [새록새록 단상 584], [새록새록 단상 595] 등 여러 편의 글에서 언급했던데, 뒤늦은 법정놀음이 시작된 뒤에는 글을 쓰지 않았다. 반대로 풍파 초기에는 침묵을 지키던 중국언론들이 일본기자가 법정을 드나든 다음에는 명예훼손을 이유로 삼는 사건이 있다는 식으로 보도한다.
청와대 현주인의 밀회상대로 지목되었던 정윤회 씨가 그날 역술인 이아무개 씨를 만났다는 주장이 법정놀음에서 나오자, 보수언론들은 대뜸 “아니 땐 굴뚝에서도 연기가 났다”며 이제는 모든 의문이 사라졌다는 식으로 글들을 써냈다. 반대로 네티즌들은 정 씨의 행적설명보다는 청와대 현주인의 행적설명을 듣고 싶다고 반박했다.
진상이야 어떠하든 역술가와의 만남주장으로 일단 세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가 싶던 정씨가 11월 말에 이르러 “국정개입”의혹으로 또다시 초점이 되었다. 《세계일보》의 보도가 나온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청와대의 일부 사람들이 곧 법적대응을 취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청와대가 일본인을 상대한 소송은 질질 끌다가 남에게 떠맡기더니, 한국인들을 상대한 소송은 잽싸게도 움직인다고 웃었던 필자는 문득 이상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게 뭘까 하고 궁리하던 필자는 논란의 상대로 된지 여러 달이 되도록 정씨가 법적대응을 하지 않았음을 새삼스레 알아챘다. 명예의 손실을 논한다면 정씨야말로 이른바 “루머”의 대피해자(최대피해자까지는 몰라도)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고작 역술가와 만났기에 청와대 현주인과는 만나지 않았다는 정도의 설명으로 그쳤다.
이번의 “국정개입”설을 어떤 세력들은 찌라시의 정보를 모은 수준이라고 폄하하는데, 헛소문으로 보기에는 내용들이 너무 구체적이고, 또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 몇 해 전 선거유세장에서 울부짖듯이 읽어내려갔다는 “찌라시”의 내용이 국정원이 보관한 남북정상회담기록과 상당히 일치했음이 밝혀진 탓(?)에, 한국에서 찌라시의 위상이 올라가지 않았던가. 단순히 “찌라시”라고 낮추는 정도로는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
한국언론들은 내일 12월 1일 청와대 회의를 주재할 청와대 현주인이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에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한다. “세월호”침몰사건 때문에 해경해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던 것처럼 단호한 대응을 할지, 아니면 루머는 사라질 때까지 내버려두라고 무시하면서 창조경제를 부추기자는 고무적인 국정발언을 할지 미지수가 많은 만큼 주목할 만도 하다.
사실 이번 의혹은 외국언론들이 자국사람들을 상대해 설명하기조차 힘든 의혹이라 해외에서 잠시야 크게 떠들 가능성이 적다만, 누군가 긁어서 부스럼을 만든다면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우리 옛 속담이 지구촌에 널리 퍼질 지도 모른다. [2014년 11월 30일]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