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슬기 기자
- 입력 2023.09.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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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김만배씨에 대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인터뷰'를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대통령실이 해당 인터뷰를 ‘대선 정치공작 사건’으로 규정한 지 이틀 만이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KBS·MBC 등의 팩트체크 시스템을 직접 살펴보겠다고 나섰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는 뉴스타파의 신문법 위반 행위가 있는지 검토하기로 했다.
관련 소식을 경향신문은 “‘전방위 언론 탄압’이 우려”된다며 관련 기사를 1면부터 4면까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경향신문이 전날 사설에서 이 사건 보도에서 자신들은 “언론윤리에 어긋남이 없었다”면서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 특검을 하자고 주장한 데 이어 여권 조치에 대해 힘을 실어 비판하는 모양새다. 사설에선 “지금이 유신 때인가”라며 “언론자유 위협 시도”를 비판했다.
뉴스타파는 해당 인터뷰 전체 무편집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조선일보는 뉴스타파가 ‘짜깁기’를 통해 기사를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이번 사안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신학림 전 전문위원과 김만배씨를 ‘한국일보 선후배 관계’라고 표현하는데 실제 이 둘은 한국일보 본사에 근무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일보에 창간 77주년 축사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방송의날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축사도 보내지 않았다. 현재 한국방송협회 회장은 김의철 KBS 사장이다.
검찰 특별수사팀 구성, 2008년 광우병 때 이후 처음
경향신문은 1면 톱기사 <기자 고발에 특별수사팀까지…전방위 언론 압박>에서 “검찰이 언론보도와 관련해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것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 보도 건’ 이후 처음”이라며 “검찰은 해당 인터뷰(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한 언론사나 해당 인터뷰와 유사한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도 수사할 뜻을 시사해 언론계에 커다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협업단체 대표자들이 지난 7일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뷰를 빌미로 언론탄압을 정당화하려는 대통령과 여당의 정치적 음모는 국민의 심판을 받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경향신문은 1면 사진에 이 기자회견 장면을 실었다. 해당 기자회견 내용은 4면에서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의힘이 뉴스타파, MBC, 전 JTBC 기자 등 6명을 고발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2면 톱기사 <‘방송사 팩트체크’ 따진다는 방통위…“사실상 검열” 비판>에서 방통위가 팩트체크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한 조치에 대해 언론 전문가들의 비판적 견해를 담았다. 경향신문은 “정부기관이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권력에 의해 가짜뉴스에 대한 자의적 판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진영의 이익에 반하는 뉴스를 가짜뉴스로 낙인찍는 정치 풍토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풀이했다.
같은 면에선 뉴스타파가 해당 인터뷰 시점 상 대선에 개입하기 불가능하다고 낸 입장문을 전했다. 인터뷰 시점이 2021년 9월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사설 <‘사형·폐간’ 겁박하며 언론 옥죄는 당정, 지금 유신 때인가>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뉴스타파 인터뷰에 대해 “사형에 처해야 할 만큼의 국가반역죄”라고 한 발언을 인용하며 “지나친 극언”이라고 비판한 뒤 “이 인터뷰 내용과 금품 거리 진상은 시급히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대장동 일당의 종잣돈이 되고 ‘50억 클럽’ ‘법조 카르텔’ 의혹이 제기된 부산저축은행 사건 보도를 모두 ‘가짜뉴스’로 몰아세우려는 건 독단이고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대선 후보 의혹을 제기한 인터뷰·기사 중에 사후 거짓된 내용이 나왔다고 언론중재위나 송사도 아닌 ‘매체 폐간’부터 겁박하는 것은 언론 자유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공익제보나 내부고발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언론을 멋대로 주무르던 유신·5공 시대로 돌아가려는 게 아니라면 정부는 언론 자유를 위협하고 후퇴시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조선 “뉴스타파 인터뷰 짜깁기”
한편 뉴스타파는 논란이 되는 이번 인터뷰 전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실제 대화에선 김만배씨가 ‘윤 후보의 사건 무마’ 주장을 뒤집고 ‘윤 후보 아닌 다른 검사가 봐줬다’는 취지로 분명히 말했음에도, 뉴스타파는 대화의 중간 부분을 잘라내고 뒷부분과 이어붙여 윤 당시 후보가 사건 무마에 개입한 것처럼 내용을 짜맞췄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 해당 인터뷰에서 김만배씨는 브로커 조우형씨를 만난 검사가 ‘윤석열 검사’가 아니라 박아무개씨를 만났다고 말했는데 뉴스타파는 ‘박아무개가 얽어 넣지 않고’를 잘라내고 앞문장과 이어붙여 주어를 ‘박아무개’에서 ‘윤석열’로 바꿨다는 게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이다.
한국 “신학림·김만배 한국일보 본사 근무한 적 없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일보도 짧게 입장을 냈다. 한국일보는 “신학림 전 전문위원과 김만배씨는 각각 한국일보 계열사였던 코리아타임스와 일간스포츠에 오래전 근무했으며 한국일보 본사에는 근무한 적이 없다”며 일부 언론에서 이 둘을 ‘한국일보 선후배 관계’로 표현한 것에 대해 해명했다.
방송의날 불참한 윤석열, 부산일보 창간 축사 보내
윤 대통령은 부산일보 창간 77년 축사에서 “1946년 9월10일 창간한 부산일보는 독자들과 함게 소통하며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 대표신문으로 우뚝 섰다”며 “부산일보는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한 국민의 열망을 열정적인 취재와 보도를 통해 하나로 모으고 있다. 부산 엑스포는 인류가 직면한 도전 과제들을 공유하고 첨단 과학 기술을 통해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솔루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 도시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지역과 지역민을 대변해온 부산일보가 앞으로도 부산의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부산일보는 해당 축사와 함께 1면 톱기사에 <2030월드엑스포, 부산 대변혁 ‘마지막 퍼즐’>이란 기사를, 1면 하단에는 부산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관련 부산은행 광고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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