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59] 벌초(伐草)와 금초(錦草)와 금초(禁草)
보통 벌초는 추석 보름 전에 하는 것이 제일 좋다. 요즘이 벌초하기에 적당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굳이 보름 전에 하는 이유는 풀을 깎고 나서 보름 정도 지났을 때 풀이 조금 자라고 색깔이 황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석 때 성묘를 가면 아름다운 산소의 모습을 보면서 숭조 사상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어느 향교지를 집필하는 일을 맡은 적이 있다. 그래서 여기저기 이미 발행한 향교지를 참고하였다. 우선 금초(禁草)는 금화벌초(禁火伐草·불을 조심하고 풀을 베어 무덤을 살핌)의 준말이고, 금초(錦草)라고 할 때는 비단처럼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지만 민간어원의 설이다. 금초(錦草)는 ‘홍조류 비단풀과에 속한 해조’를 말하기도 한다.
한편 ‘벌초’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무덤의 잡풀을 베고 다듬어서 깨끗이 함’이라는 뜻이고, 사초(莎草)는 ‘무덤에 떼를 입히고 잘 다듬는 일’을 말하고, 사토(莎土)는 ‘무덤에 떼를 입혀 다듬는 일’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조상숭배를 효의 일환을 생각하여 무덤과 관련된 용어가 많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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