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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8일 월요일

가을에는 단풍(丹楓)이지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60] 가을에는 단풍(丹楓)이지

최태호 필진페이지 +입력 2023-09-18 06:30:00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제법 가을이 깊어 가는 모양이다연구실에서 내려다보면 만인산 골짜기에 붉은 빛을 보이는 곳이 많다가을은 단풍이 있어야 제맛이 난다현충사의 은행나무남이섬의 은행잎이 떨어진 광경 등은 참으로 장관이다직접 보지 않고는 입으로 아무리 설명해도 그 맛을 알 수 없다물론 설악산의 단풍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그런데 단풍이라는 단어를 보면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든다제목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풍(丹楓)이라고 하면 붉을 단()’자에 단풍나무 풍()’자를 쓴다즉 붉은색의 단풍나무 혹은 붉은색을 띠고 있는 단풍을 말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그런데 우리는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것도 단풍 든다고 한다그렇다면 노란 단풍이라는 말인데글자의 의미를 풀면 노란 붉은 잎이 된다.
 
노란 붉은 잎이라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가 싶다하지만 단풍이란 말은 처음에는 단풍잎이 붉은 것을 이르던 것인데의미가 확장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고 할 때 정말로 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식량이라는 것을 빵이라는 단어로 대신한 것이다마찬가지로 붉은색 단풍이 가을의 다양한 색상의 잎을 모두 이르게 된 것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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