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은 응답하라’ 촛불글씨 밝힌 이태원참사 유가족-시민들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해 대통령실 인근까지 행진을 진행한 뒤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대통령은 응답하라’ 촛불글씨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 |
ⓒ 유성호 |
"조속히 집회를 마무리해주시기 바랍니다."
"경고방송에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일 오후 8시 30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을 지키고 선 경찰 차량에서 집회를 중단하라는 경고방송이 나왔다. 같은 시각 길 건너 편에선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외치고 있었다. 오열하는 한 유가족의 어깨를 다른 가족이 두드리며 함께 눈물 흘렸다. "예고된 집회 시각이 도과했다"는 경고방송은 집회가 종료된 이후까지 총 6차례 반복해 흘러나왔다.
부산, 광주에서 올라온 유가족들... "우리는 진실만 알면 된다"
▲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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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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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참사 유가족 “전국 방방곡곡 촛불 들겠다”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과 시민들이 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해 대통령실 인근까지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촛불행진을 진행했다."너희들은 법을 지켜서 애들을 죽였나?" 한 희생자의 어머니가 경고 방송이 흘러나오는 방향을 향해 소리쳤다. 그의 바로 앞으로 겹겹이 등지고 대통령실 방향으로 선 경력들이 줄 지어 서있었다. 유가족 70여 명과 이태원시민대책회의 등 주최 측 추산 300여 명의 시민들은 이날 서울시청 시민분향소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하는 '10.29 진실의 촛불'을 진행했다. 이날 행진은 이태원압사 참사 최초 신고 시각인 오후 6시 34분부터 오후 8시까지 이어졌다. 가족들은 시청역을 지나 숭례문, 서울역, 남영역, 삼각지역을 지나며 틈틈이 참사로 희생된 가족들의 이름을 불렀다. 한 희생자의 어머니는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며 딸의 이름을 연신 외치고 오열했다. 이날 행진에는 부산과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유가족들도 함께 참여했다. 유가족들의 요구는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있었다. 행진 직후 용산 대통령실 맞은편 길 위에 촛불로 새겨 놓은 메시지는 "대통령은 응답하라"였다. 유가족들은 윤 대통령에게 독립적 조사기구 마련을 위한 특별법 제정 결단과 공식 사과를 위한 면담을 공식 요청했지만, 아직 대통령실로부터 별다른 입장을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행진 중 마이크를 잡은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우리는 이 밤에 또 다시 길 위로 나왔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무엇이 두려우신가. 우리는 진실만 알면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절대 지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이씨의 말에 촛불을 들고선 일부 유가족들이 "맞습니다!" 하고 응답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행진 종료 직후 "더 이상의 유가족 방치는 직무유기이고 직권남용이다"라면서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희생자들을 인도적으로 추모하도록, 대통령 직무를 소홀히 하지 마시라"고 강조했다. 바로 옆에서 "윤석열 잘한다" 외친 특정 유튜버들... 더 크게 구호 외친 시민들
이날 행진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정당 인사들도 참여해 독립진상조사기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거듭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서영교 의원은 "특별법을 제정하고 진상을 제대로 밝힐 독립기구를 만드는 데 국회에서 힘을 모아 앞장서겠다"고 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요즘 여의도가 시끄러워 특별법 제정이 지지부진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분들도 있다고 하시던데, 유가족 분들 마음에 대못 박는 일이 없도록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아이를 유아차에 태우고 함께 집회에 참석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그리스의 장관 이야기를 꺼냈다. 용 의원은 "열차사고로 40여 명의 참사가 발생해 그리스 교통부장관은 억울하게 숨진 이들을 위로하고 존중하는 의미로 사임하겠다 밝혔다고 한다. 이게 상식이다"라면서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159명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국민 앞에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감싸기에만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용 의원은 이어 "300명 중 1명인 작은 정당이지만, 누구 힘도 아닌 우리의 힘으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과정을 만들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진 중에는 특정 정치 성향의 유튜버들이 유가족들의 경로를 따라 붙으며 확성기로 시위를 방해하기도 했다. 특히 용산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역에선 일부 유튜버들이 도로 위에 확성기 차량을 주차하고 "윤석열 잘한다" "정치 선동꾼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행진하던 일부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이들을 향해 "물러나라"를 되받아 외치거나, 아랑곳없이 더 크게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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