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위한 노동 정책이라고 제시한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제도 개편 방안’이 청년노동자의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다.
69시간 일하고 쉬면 된다. 무덤에서
이러다가 6개월 안에 죽겠다
대한민국은 다시 야근 공화국으로
정부가 발표한 개편안을 두고 ‘과로사 조장법’이라는 비난이 빗발친다. 왜냐하면 윤석열 정부안은 현행 주 40시간 노동을 주 69시간까지 늘일 수 있는 안이기 때문이다.
개편안대로라면 아침 9시에 출근한 노동자를 6일 연속 밤 10시까지 일 시켜도 사용자는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정부는 “일할 때 몰아서 일하고 장기 휴가를 독려하는 제도”라고 설명하지만,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내몰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왜냐하면, 근무시간은 주로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짜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청년노동자는 사용자 눈치 보며, 연장근무와 강제노동에 시달린다. 그래서, 청년노동자들은 주 69시간이 허용되면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는 게 아니라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일하고, 또 몰아서 일하다 죽으라는 소리다.”라고 분통을 터트린다.
주 69시간이나 굴리는 회사가 휴가를 보내 줄까?
자기 뜻대로 휴가를 쓸 수 있는 노동자가 몇이나 될까?
정부는 바짝 일하면 ‘한 달 제주살이’도 가능하다며 노동자를 꼬드긴다. 하지만 연차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노동자가 언감생심 한 달 휴가라니,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
실제 대한민국 노동자의 연차소진율은 76.1%에 불과하다.
특히 대부분 청년노동자는 노동조합에 가입조차 안 돼 있기 때문에 휴가 사용이 절대 자유롭지 않다. 눈치 없이 휴가 쓰다가 사용자 눈 밖에 나기 일쑤다.
더구나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 후에 찾아오는 휴가를 어찌 휴가라 할 수 있겠나. 그저 요양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사실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연장안은 사용자가 지불하는 ‘시간 외 수당’을 줄이려는 목적이 더 강하다.
정부가 발표한 ‘저축계좌제’는 ‘수당 대신 휴가’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노동자가 임금과 시간 사이에서 적립 방식을 선택하고, 적립한 시간은 ‘저축 휴가’로 쓰게 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현실은 사용자가 일거리가 많을 때 노동자를 집중 노동시키고, 일거리가 없을 때 강제 휴가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게 뻔하다.
윤석열에게 도대체 누가 청년인가?
제발 청년팔이 그만 멈춰라
청년 커뮤니티에는 정책 홍보를 위해 청년들을 이용하는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불만을 토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일할 때 확실히 일하고 쉴 때 확실히 쉰다”라고 근거 없는 주장을 편 한덕수 국무총리와 “2030 청년층의 경우에도 다들 좋아한다”고 말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대표적이다.
‘주 69시간에 대해’ 청년세대에서 반대가 더 많이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당신들이 말하는 청년은 대체 어떤 청년이냐”며 따졌다.
실제 30대의 경우 반대가 찬성보다 두 배가량 많이 나왔다. “더 이상 MZ세대 운운하며 청년을 위한 정책인 것처럼 호도하지 마라. 청년팔이를 중단하라”는 성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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