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도 분통 “‘위안부’ 문제 해결하겠다던 분 어디 갔나, 10억엔 이자까지 쳐서 돌려줘라”
- 남소연 기자 nsy@vop.co.kr
- 발행 2023-03-22 17:05:39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평소와 달리 날 선 어조로 주간 보고를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참으로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처참한 역사 인식과 민족관으로 똘똘 뭉친 자들이 국민과 나라를 반성 없는 가해자에게 또다시 내어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윤 대통령은 일본 정부도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을 들고 그들이 세심하게 짜놓은 퇴행적 식민지 서사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 한반도 합법 지배, 식민지 근대화론, 구 조선 반도 노동자론을 모두 수용했다"며 "그것도 모자라 2015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독도 문제 해결,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등 새로운 숙제만 잔뜩 짊어지고 왔다"고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과거사 문제에 반성과 사과를 표했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과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를 '걸림돌'로 표현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발언 등을 차례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주변인들이 어디에 서서 누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 누구와 동일시하며 누구의 이익에 충실한지 다시 한번 명백해졌다"며 "무지, 오만, 대담성, 세상을 속이는 수순이 가히 일본 우익을 넘어선다"고 꼬집었다.
이 이사장은 "당신들이 걸림돌로 치부하는 그 국민이 간절히 원한다"며 "그저 일본 권력자들의 반응을 세심히 살피며 마음을 얻었다 자부하고, 일본인의 박수와 환호성에 희희낙락 우쭐할 수준이라면 이제 그만 그토록 숭배하는 그 '아름다운 나라'로 가시라"라고 일갈했다.
이날 수요시위에서는 이용수 할머니도 참석해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윤 대통령을 규탄했다.
이 할머니는 "윤 대통령은 대선 전 꼭 역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길래 너무 기뻐서 펑펑 울기도 했다"며 "윤 대통령이 했던 이 이야기는 거짓말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우리 정부가 2015 한일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잔여 기금을 사용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이 할머니는 "이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건 절대로 안 된다"라며 "오히려 10억엔에 이자까지 보태서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수요시위를 주관한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는 "피해자를 외면하는 일본보다 더 기막힌 건 피해자를 지워버리려는 한국 정부"라며 "왜 정부는 일본에 면죄부를 주지 못해 안달이 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윤 상임대표는 "일제 강점기에 주권을 빼앗기고 국민을 지키지 못했던 나라가 국민의 명예 회복 싸움마저 가로막고 있다. 참으로 염치없는 정부"라며 "진보당은 윤석열 정부에 맞서 굴욕적인 한일 정상회담을 폐기시킬 것이다. 다시는 전쟁범죄, 인권유린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외교를 바로잡고 끝까지 전범국 일본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수요시위 참가자와 진보당은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고삐 풀린 친일 행보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일 정상회담은 윤석열 정부 친일외교 참사의 막장을 보여준다"며 "한일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어떻게 협의했는지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낱낱이 밝혀야 한다. 독도 문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위안부' 합의 이행 등 일본의 고압적인 요구에 대해 정부는 어떤 입장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나라 경제를 살리라 했더니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 윤석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은 친일매국 영업을 당장 중단하라"며 "정부는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내고 책임 있는 배상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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