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산책
‘봄’ 하면 떠오르는 낱말 중 하나가 ‘나물’이다. 국어사전에 ‘여름나물’이나 ‘가을나물’은 없어도 ‘봄나물’은 있다.
나물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이를 삶거나 볶거나 또는 날것으로 양념해 먹는다. 그런 나물 중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것 가운데 하나가 ‘달래’다.
동요 ‘봄맞이 가자’에서도 냉이와 씀바귀보다 달래가 앞에 나온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오래전부터 양념장이나 무침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밥상에 올랐다.
달래라는 이름은 ‘알뿌리가 달랑달랑 매달린 모습’ 때문에 붙여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유래담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방에 따라 달래를 ‘달링괴’ ‘달랑개’ ‘달롱’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뭔가 매달린 것을 가리키는 느낌의 말들이다.
우리 민족이 달래를 먹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다. 단군신화에서 곰과 호랑이가 먹었다고 하는 ‘마늘’이 지금 우리가 너나없이 아는 마늘이 아니라 북쪽 추운 지방에서 자생하는 달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그 근거는 우선 마늘은 몽골을 통해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늘의 어원을 몽골어 ‘만끼르’로 보기도 한다. 삼국시대부터 먹었다는 설도 있으나 아무리 빨라도 그 이전의 시대는 아니다. 아울러 조선시대에는 마늘을 ‘호’ 또는 ‘대산’이라 불렀는데, 고려시대에 ‘산’은 달래와 파 등을 이르는 말이었다. 즉 고조선시대에 한반도에서는 마늘이 재배되지 않았고 당시 마늘과 비슷하게 매운맛을 내는 푸성귀는 달래였으므로, 단군신화 속의 마늘 역시 달래였을 것이라는 얘기는 꽤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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