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대사관총괄공사, 문 대통령에 ‘성적 표현’ 비판
- 김치관 기자
- 입력 2021.07.17 11:47
- 수정 2021.07.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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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17일 오전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외교부로 초치, 주한일본총괄공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성적 표현을 동원해 비하한데 대해 엄중 항의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대사 초치 사실을 전하며 “최근 주한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가 국내 언론인과의 면담시 우리 정상의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크게 폄훼하는 비외교적이고 무례한 발언을 한데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면서 “본 정부가 이러한 상황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가시적이고 응당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아이보시 대사는 소마 총괄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정부의 요구 내용을 즉시 본국 정부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소마 공사는 지난 15일 JTBC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두 나라 관계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16일 JTBC가 보도했다.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는 17일 새벽 보도자료를 통해 “지극히 부적절하며 매우 유감”이라면서 “소마 공사에게 엄중히 주의를 주었다”고 밝혔다.
또한 “보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것은 결코 문재인 대통령님에 대한 발언이 아니었으며 소마 공사가 간담 상대인 기자에게 그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하고 철회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소마 공사의 이번 발언은 간담 중 발언이라 하더라도 외교관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하며 매우 유감”이라며 “소마 공사의 보고를 받고 저는 소마 공사에게 엄중히 주의를 주었다”고 밝혔다.
발언 당사자인 소마 공사는 1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절대로 문재인 대통령 개인을 지칭해서 그런 말을 쓰지 않았다”며 “여성 기자 앞에서 부적절한 말이라는 사죄도 하고 철회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스스로 외교적인 패턴에 있어 일본의 기대치와 자국의 기대치를 높이고, 그 사항이 이뤄지지 않으면 언론에 일본을 강하게 비판하는 패턴이 있다”며 “과거에 있었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마 공사가 ‘마스터베이션(자위)’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어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주한일본대사관에서 여러 차례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1919년 7월 한국에 총괄공사로 부임했고, 최근 일본의 방위백서에 독도 영유권이 표기되자 외교부에 초치되는 등 역사문제로 자주 초치되고 있는 당사자다.
얽힐 대로 얽힌 한일 간 과거사 문제에 더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가와 한일 정상회담 여부를 두고 양국 간 신경전이 한창일 때 한국통 주일대사관 2인자가 문 대통령을 비하한 발언은 큰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면서도 “우리는 이를 엄중하게 보며, 응당한 외교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대사 초치에 이은 ‘응당한 외교적 조치’의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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