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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21일 수요일

제주 제2공항 사실상 ‘무산’, 도민들의 반응은?

 

환경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반려’
임병도 | 2021-07-21 09:21:06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환경부가 국토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제2공항 건설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사업에 동의할 수 없다는 ‘부동의’는 사전타당성 용역이라는 처음 사업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에 비해 ‘반려’는 전략환경영향 평가만 실시하면 다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환경부는 보도자료에 “국토교통부가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반려사유를 해소하여 전략환경영향평가서(본안)을 작성한 후 다시 협의를 요청하야여 함”이라고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가 성산 지역을 제2공항으로 다시 추진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ㅇ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제출(‘19.6.28, 국토부) → 검토의견 회신(‘19.8.12, 환경부)
ㅇ 전략환경영향평가서(본안) 제출(’19.9.23, 국토부)
ㅇ 보완 요청(‘19.10.31, 환경부) → 보완서 제출(’19.12.3, 국토부)
ㅇ 재보완·추가보완 요청(‘19.12.19, ’20.6.12, 환경부) → 재보완서 제출(‘21.6.11, 국토부)

국토부는 환경부의 요청에 따라 이미 2019년 12월과 2021년 6월 두 차례나 보완서를 제출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새롭게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기도 쉽지 않고, 설사 제출한들 통과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특히 환경부의 반려사유였던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은 철새도래지를 폐쇄하거나 이동하지 않으면 해결책이 없습니다.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도 전혀 알지 못했다가 도민들의 주장으로 인지했던 부분이라 대책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국토부 입장에서는 제주 도민들의 반대와 환경부의 ‘반려’를 무릅쓰고 지금 당장 제2공항을 추진하기는 난감해 보입니다. 제2공항 건설이 정치권의 선거 공약으로 다시 재점화되거나 도민 여론이 찬성으로 돌아서기 전에는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2공항 사업 폐기 vs 국민의 안전을 외면한 결정 

환경부의 ‘반려’ 소식에 제2공항을 반대했던 주민들은 ‘도민들의 승리’라며 반겼습니다.

강원보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앞서 이뤄진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왔듯이 이미 제주도민이 제2공항 반대 결정을 한 사항”이라며 “이번 환경부의 결정은 도민의 승리이자 잘못된 국책사업의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논평을 내고 “지속가능한 제주를 바라는 도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우리는 오늘로 제2공항 건설계획이 백지화됐음을 선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도 논평을 통해 “환경부가 이례적으로 세 차례나 보완 의견을 제시하고 국토부가 1년 넘게 보완했지만, 결국 중요 사항이 누락되거나 미흡해 협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라며 “국토부는 제2공항 사업계획을 폐기하고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장은 “반려, 부동의 할 조건이 없는 사안임에도 정권이 정치적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며 "현 제주공항의 안전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제주도민을 비롯해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외면한 중대한 과오를 범하는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도민들의 반응도 엇갈렸습니다. 제2공항을 반대했던 도민들은 SNS를 통해 환경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글을 올리거나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며 서로에게 축하를 해줬습니다.

제2공항을 찬성했던 도민들은 관련 기사에 ‘국책사업에 반기를 들었다’, ‘동쪽과 서귀포 지역 발전이 또다시 막혔다’라는 댓글들을 달면서 분노를 나타냈습니다.

정석 비행장이 대안? 공항 인프라 확충 필요성

제2공항 예정지였던 성산이 무산되면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의원은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민 갈등을 해소하고 공항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성산 2공항이 안 되면 정석비행장 활용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서귀포)의원도 “성산 제2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부정적 결론으로 도달할 경우, 항공 안전과 균형 발전 차원에서 이미 일정부분 조건이 갖춰진 정석 비행장 등 공항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정부와 제주도민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송재호 (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 의원은 제2공항 반대 단체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제2공항 건설 여부를 넘어 대안까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공항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은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미 제2공항 무산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논의되고 있었지만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등 일부 반대 주민들은 “제주의 환경 수용력과 임박한 기후 위기 등을 고려할 때 제주 어디에도 제2공항은 필요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제는 갈등을 치유해야 하는 시간

▲6월 19일 제주 시청 앞에서 열린 제2공항 반대 도민결정 사수 촛불대회

어차피 지금 당장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기 어렵다면, 5년 넘게 지속해온 도민들의 갈등부터 먼저 치유해야 합니다. 만약 이 갈등을 치유하지 않는다면 선거 때마다 제2공항 문제가 나올 것이고, 갈등이 재연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제주 미래에 환경 보전과 지역 발전 등 무엇에 가치를 두고 나갈 것인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제2공항 반대 주민들은 개발 반대와 환경보전이 목표였고, 찬성 주민들은 공항 인프라를 통한 편리성과 지역 개발을 원했습니다. 

제2공항 사업을 완전히 폐기할지, 새로운 공항 예정지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찬성과 반대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모아 제주의 미래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책사업보다 제2공항보다 더 우선인 것은 상처 받지 않는 도민들의 삶이자 행복입니다.

환경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반려’
(아이엠피터 뉴스 / 2021-07-20)

환경부가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제2공항’ 건설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환경부 (장관 한경애)는 국토교통부가 보완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7월 20일 반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려 사유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등 전문기관의 의견을 받아 검토한 결과, 협의에 필요한 중요사항이 재보완서에서 누락되거나 보완내용이 미흡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반려 사유를 살펴보면 ▲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입니다.

환경부는 ‘저소음 항공기 도입 등 소음 예측 조건의 담보방안’, ‘맹꽁이의 안정적 포획·이주 가능 여부’, ‘지하수 이용에 대한 영향’ 등에 대해서도 더욱 구체적으로 검토 및 작성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 평가’는 제2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조건부 동의’와 ‘동의’가 나오면 건설을 추진할 수 있지만, ‘부동의’와 ‘반려’가 나오면 사실상 사업이 무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토부는 2019년 11월과 12월 두 차례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 평가서를 제출했지만 환경부는 제2공항 예정지의 조류 충돌 방지 대책과 주변 동굴 환경 조사 등을 이유로 자료 보완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6월 11일 국토부는 조류 충돌과 동굴 조사 내용 등을 보완한 뒤 제2공항 찬성 의견이 담긴 성산읍 주민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첨부해 환경부에 재보완서를 제출했습니다.

원래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 평가 보완서를 제출받은 뒤 40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해야 했지만 제2공항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기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환경부는 오랜 장고 끝에 개발보다는 '보전'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2015년 11월 10일 성산지역이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로 발표된 뒤 5년 8개월 만에 후보지 선정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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