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수처 출범 연기는 민의 배신이자 국회 책임 방기”, 7월 국회서 후속 입법 처리 방침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0-07-15 18:15:31
수정 2020-07-15 18: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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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후보자 임명 전 대통령에게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해 국회에 꾸려져야 할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조차 아직 미완성 상태다. 공수처법에 따라 후보추천위원은 7명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여야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2명씩 위원을 국회의장에 추천해야 한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3일 여당 몫 추천위원 2명으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장성근 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선정했다. 하지만 장 변호사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피의자 조주빈의 공범 강 모 씨의 변호를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사임했다.
통합당은 애초에 추천위원 추천에 관심이 없다. 이들은 공수처가 입법부·행정부·사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공수처 자체를 ‘야당 탄압 수단’으로 규정했다.
앞서 2월과 5월 헌법재판소에 공수처법 위헌 여부를 따지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통합당은 이를 핑계 삼아 헌법소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수처장 추천을 ‘쭉’ 거부하겠다는 태세다.
더군다나 장 변호사 사임 뒤 통합당의 목청은 더욱 커졌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무리하고 성급하게 독촉하다가, 드디어 급하게 먹다가 체했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련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는 통합당에 공수처 출범은 첫 단추부터 단단히 발목이 잡혔다.
이 밖에도 공수처 공식 출범을 위해 밟아야 할 절차는 첩첩산중으로 남아있다. 공수처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진행을 위해 인사청문회 대상에 공수처장을 포함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과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등 후속 입법도 이뤄져야 한다. 일단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인사청문회법 등 공수처 후속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할 국회가 법률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 공직자의 위법, 탈법을 조사하는 기관의 출범을 공직자인 야당 국회의원이 막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통합당의 헌법소원 제기와 관련해 “전혀 타당하지 않다”며 “공수처는 국회가 입법으로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입법과 사법 그리고 행정 권력이 모두 관여하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라고 하는 삼권분립의 원칙이 전혀 훼손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통합당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타당하지도 않은 이유를 들어서 공수처 설치를 위한 진행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로 만들어진 공수처인 만큼 출범을 연기하는 것은 민의를 배신하는 일이며 국회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만약 통합당이 공수처 출범에 비협조로 일관할 경우, 민주당은 통합당이 자신들 몫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을 요청 기한까지 추천하지 않을 때 국회의장이 교섭단체를 ‘지정’하고 위원 추천을 요청하도록 하는 강수를 둘 수 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수처장후보추천위 운영 규칙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다만 이는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 민주당 입장에서도 선뜻 실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박 최고위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에서 “이미 만들어진 법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야당을 지속적으로 설득도 하고 압박도 해나갈 것”이라며 “규칙으로 법을 바꿀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에서 공식적으로 법 개정을 지금 검토하거나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월 정부가 발족한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15일 공수처법 시행에 맞춰 관련 법령 정비와 사무 공간 조성 등 업무 수행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남기명 준비단장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국회가 후속 법안 처리와 처장 인선 등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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