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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5단체가 참가한 6.15민족문학인남측협회가 20일 재결성됐다. 2006년 남북이 합의했으나 2호까지 나온『통일문학』 편집위원들이 결성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호운 한국소설가협회 상임이사, 김경식 국제PEN한국본부 사무총장, 표중식 한국문인협회 사무총장, 이형우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 한창훈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지난 2006년 금강산에서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공동 작가조직인 '6.15민족문학인협회'를 결성한 남측 문학인들이 지난 10여년의 지지부진함을 털고 범문단적으로 모여 20일 '6.15민족문학인남측협회'를 재결성했다.
6.15민족문학인남측협회는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이광복). 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 손해일), 한국소설가협회(이사장 김지연), 한국시인협회(회장 윤석산),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경자) 등 문학5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범문단 공동체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교당에서 결성식을 개최하고 그 출범을 세상에 알렸다.
지난 2005년 7월 평양에서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민족작가회의'를 개최한 남북 문학인들이 2006년 10월 30일 금강산에서 만나 공동 조직인 6.15민족문학인협회를 결성한 지 10여년 만의 일이고, 1945년 12월 13일 남과 북 문학인들이 서울에서 '조선문학가동맹'을 결성하기로 합의하고 전국문학자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지 74년만의 일이다.
결성식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한 '6.15민족문학인남측협회 결성(복원)선언문'에서 "분단 이후 한국문단이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아니하고 오직 문학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범문단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문학적 연대를 시작한 것"이라고 재결성 취지를 밝혔다.
이어 "이제는 문학적 상상과 창작을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분단의 장벽을 허무는, 문학적 상상과 창조활동에도 나서고자 한다. 이를 통해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평화와 통일에 대한 담론이 넓게 퍼져나가도록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09년 봄 3호 편집위원회 개최 이후 중단된 남북공동의 기관지인 『통일문학』의 복간과 남측협회 기관지인 『평화문학』을 창간해 "우리의 내면안에 깊게 자리잡고 있는 분단과 분단체제를 극복하는 것과 민족구성원 전체에게 상처받지 않은 모국어와 온전한 삶을 누리도록 문학적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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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복 6.15민족문학인남측협회 대표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정도상 집행회장은 경과보고에서 이번에 결성된 "남측협회는 무엇보다 분단 이후 최초로 보수·진보가 모두 참여한 범문단 문학인 조직이 탄생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하면서 범문단 구성과 남남갈등 해소 및 국민통합 기여 원칙에 따라 문학5단체를 중심으로 회장단을 구성하고 대표회장은 각 단체 대표들이 임기 2년으로 순서대로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남측협회는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이 처음으로 대표회장을 맡고 전 집행위원장인 정도상 집행회장을 포함한 6인 공동대표 체재로 출범했다.
또 김호운 한국소설가협회 상임이사를 집행위원장으로 하고 김경식 국제PEN한국본부 사무총장, 표중식 한국문인협회 사무총장, 이형후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을 집행위원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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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상 남측협회 집행회장이 경과보고를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광복 대표회장은 대회사에서 "이 결성식과 함께 6.15민족문학인남측협회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된다"며, "남과 북이 문학으로 함께 뭉치고자 하는 화합의 정신은 아름다운 꽃을 피게 하는 가운데 이른바 보수와 진보를 떠나 문학으로 하나가 되는 범문단 조직이 되어 우리 문학을 융성케 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남측협회는 이날 6.15민족문학인 북측협회와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에 보내는 특별성명을 발표해 금강산 상봉을 제안하고 남측협회 문학인들이 금강산 개별관광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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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이 '우리 금강산에서 만납시다'라는 제목의 특별성명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들은 '우리 금강산에서 만납시다'라는 제목의 특별성명에서 "금강산에서 만나 우리민족끼리 어머니 땅의 생명과 평화를 위하여 시를 짓고 노래하고 소설을 쓰고, 평론을 하며 문학적 연대를 나누어 보자"고 제안했다. 남측 정부가 먼저 전면적인 관광재개 선언을 하고 남북 정부가 금강산으로 가는 길을 창의적으로 열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염무웅 전 대표는 "2006년 결성한 남측협회는 2008년 들어서면서는 북과 약속한 통일문학도 못만들고 북측 작가를 만날 수도 없었으며, 사실상 활동이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에 대표 사임할 때 이임사를 할 자리를 갖지 못했다. 오늘 격려사는 10년 만에 하는 이임사인 셈"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 여러 단체로 분립됐지만 우리는 문학의 이름으로, 문학하는 방식은 각자 다르지만 모국어로 문학을 한다는 그 하나의 공통점 아래 통일이 되어서 정서적 기초작업을 우리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금강산에서 남과 북의 문학인이 만나자는 제안을 찬동하고 적극 지지한다. 교착상태의 남북관계를 뚫고 나가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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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결성식에는 문학5단체 200여명의 참가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날 결성식이 끝난 후에는 '김정은 시대 북한 문학과 통일문학 방향'을 주제로 국제문학포럼이 진행됐다.
포럼은 고인환 문학평론가의 사회로 통일문학 편집위원장인 김재용 문학평론가(김정은 시대 북한 문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 김성수 문학평론가('신한반도체제' 한반도문학과 『통일문학』 복간 방향), 오태호 문학평론가(김정은 시대 북한 단편소설의 특성 고찰)가 주제발표를 하고 통일문학 편집위원인 이상숙 문학평론가, 박희주 소설가, 여서완 시인, 이정 소설가가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국제문학포럼은 오는 12월 8일 중국 상하이에서 '동아시아 평화와 문학' 주제의 2부로 이어질 예정이다.
6.15민족문학인 남측협회 결성선언문(전문)
오늘 우리 문학인들은 6.15민족문학인 남측협회를 새롭게 결성하였다. 이번 남측협회 재결성을 위해 국제PEN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가 한 자리에 모였다. 분단 이후 한국문단이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아니하고 오직 문학으로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범문단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문학적 연대를 시작한 것이다. 분단은 겨레의 영혼에 크나큰 비극을 남겼고, 모국어도 상처받았다. 우리 문학은 그러나 분단과 분단체제와 상처받은 모국어를 끌어안고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를 통해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여 왔다.
지난 2005년 7월, 평양에서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를 개최하였고, 이어 2006년 10월, 남북 문학인들이 금강산에서 만나 ‘6·15민족문학인협회’를 결성하고 각각 남과 북에 남측협회와 북측협회를 두기로 하였다. 남과 북의 문학인들이 공동의 조직을 구성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북측협회 문학인을 다시 만나지 못한 것이 어언 10여년의 일이 되었다. 남측협회 역시 그 활동이 지지부진하였다. 이에 우리 문학인들은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모국어에 드리워진 분단체제의 비극을 평화통일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범문단적으로 모여 남측협회를 온전하게 복원하기로 하였다.
자기 자신과 세계를 응시하면서 다가오는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예비하는 이 시간에 우리 문학인들은 인류의 고통과 슬픔, 상처받은 모국어와 겨레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 문학인들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대지와 시간과 공간과 불화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났다. 자기 시대에 대한, 관습적 시대정신에 대한, 자기 땅에 대한, 권력에 대한 탐욕과 영혼을 황폐하게 만드는 물욕과 불화하면서 작품 활동을 지속해왔다. 문학인들은 문학적인 불화를 통해 시대를 정화하였고, 혹은 전복하면서 겨레의 영혼에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특히 우리는 자기 시대와 불화하면서 문학작품을 창조해냈고, 그것을 통해 민주화와 통일에 기여해왔다. 우리들의 문학적 불화는 그 자체로 역동적인 가치의 생산이며 창조였다. 이제는 문학적 상상과 창작을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분단의 장벽을 허무는, 문학적 상상과 창조활동에도 나서고자 한다. 이를 통해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평화와 통일에 대한 담론이 넓게 퍼져나가도록 앞장 설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체제로의 이행을 위해 우리들의 문학이 전면적으로 만나기를 소망한다. 한반도는 증강현실의 전환기에 놓여 있다. 평화의 현실이 나날이 증강되기를 소망하며 그것을 통해 6.15민족문학인 북측협회와의 실제적인 접촉과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북측협회의 문학인들도 남측협회의 문학인들과 같은 심정일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우리의 문학이 분단에서 탈분단으로, 갈등과 긴장에서 평화로, 분단체제에서 통일체제로 이행하는 밑거름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남북공동의 기관지인 통일문학을 복간하며 남측협회의 기관지인 평화문학을 창간하도록 하겠다. 그를 통해 문학이 우리에게 최후로 요구하는 무엇인지 깊게 사유하도록 하겠다. 우리의 내면 안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분단과 분단체제를 극복하는 것과 민족구성원 전체에게 상처받지 않은 모국어와 온전한 삶을 누리도록 문학적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2019년 11월 20일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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