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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31일 목요일

미 언론들,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베트남”


비건 미 특별대표, 내주 방한 이어 북측과 실무회담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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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1  11: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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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말로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베트남이라고 <CNN>이 1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1월 31일자 <ABC>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2월말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한 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소가 어디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전혀 비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의회연설에서 날짜와 장소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ABC>는 지난달 30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아시아 어느 곳”이라고 밝힌 사실을 거론하고, ‘미국 당국자’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 남부 경제중심지 호치민, 중부 휴양도시 다낭을 거론했다고 알렸다.
1일 <CNN>은 “(북미정상회담 직후 미중정상회담 개최) 논의는 아직 없”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정상회담을 적극 밀고 있다”고 알렸다. 2월말 2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대형 외교이벤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한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주 한국을 방문한 뒤,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대사와 만나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 정상성명 초안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북미 실무회담 장소로는 판문점, 평양 등이 거론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31일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임하는 기본 구상을 밝혔다.
북한 측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대로 △풍계리 핵실험장 검증,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와 검증,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비핵화 조치를 하고, 미국 측은 인도지원,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하는 구도다. 각 조치의 순서, 일정에 관한 세부 논의는 진척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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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30일 수요일

김경수와 드루킹, 처음부터 잘못된 전략이었다

19.01.31 10:38l최종 업데이트 19.01.31 10:38l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구치소행 호송차를 타고 있다.
▲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구치소행 호송차를 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을 분리해서 사고하려는 전략 자체가 힘겨워 보였다. 그렇게 긴 기간, 그렇게 많은 텔레그램 메시지 등이 오는데 (김 지사가) 보지 않았다고 입증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이럴 게 아니라 드루킹의 행위 자체가 중범죄가 될 수 없음을 힘을 합쳐 소명했어야 한다. 드루킹에 대한 유죄판결은 이미 인터넷의 사회적 역할에 조종을 울린 날이었다.

물론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댓글/추천 올리기에 대해서 컴퓨터 업무방해죄를 적용한 사례들이 있지만 내가 아는 한 모두 벌금형 정도였다. 당연하다.

첫째, 다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컴퓨터들이 작동하는 방식대로 그 결을 따라 이용을 했고 일일이 손으로 할 것을 자동화한 것뿐인데 이걸 갑자기 범죄로 몰아치는 것은 신뢰 이익에 어긋난다. 미국 교수에게 웹사이트라는 게 원래 막노동으로 하던 걸 자동화한 것인데 웹사이트 만드는 것도 범죄냐고 반문한다. OECD 국가 중에서 매크로 어뷰징을 범죄로 처벌하는 나라 있으면 제발 알려달라.

둘째, 한국의 인터넷 규제가 유별나서 드루킹의 행위도 처벌된다고 치자. 다른 댓글들에 쏠렸을 관심을 가로챘다는 잘못이 있다. 오프라인에 비교하자면 길거리에서 가두확성기를 불법데시벨로 틀어놓은 정도의 일이다. 절대로 징역 살 일이 아니다.

네이버 '업무방해'로 징역 2년?

업무방해? 네이버의 업무에 대한 손해가 정녕 징역 2년어치가 되는가? 네이버의 실명 정책을 어겼다고 한들 그건 네이버의 비지니스모델일 뿐 국가가 개입해서 형사처벌로 보호할 일인가?

더욱이 지인들이 자신의 계정을 제공해준 것이라면 실명정책을 어기기는 한 것인가? 네이버가 각자 스스로 쓴 댓글로 여론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도 네이버의 소망일 뿐 이용자들이 곧이곧대로 안 따라 주면 범죄가 되는가?

교수가 좋은 학생들 키우고 싶어서 제발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하라고 얘기하는데 학생들이 10시간 공부 안 하면 교수에 대한 업무방해가 되는가? 검찰이 업무방해죄로 노조 탄압할 때 사용자가 피해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노조에게 업무방해죄 뒤집어씌울 때가 자꾸 생각난다.
 
 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 씨가 3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1.30
▲  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 씨가 3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1.30
ⓒ 연합뉴스

여론 훼손? 네이버 댓글 양상이 언제부터 여론이 되었는가?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그냥 그건 여론이 되고 거기서 다른 사람이 안 쓰는 도구를 써서 주의를 끌면 여론훼손죄가 되는가?

'미네르바' 사건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 페이스북이 나오기 전인 2008년,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던 미네르바는 수십만 명의 팬을 거느렸다. 이 수십만 명이 몰리는 걸 보고 여론을 호도한다며 난리 쳐서 미네르바가 처벌을 당했다.

게다가 여론훼손죄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이런 식으로 처벌하는 건 '원님 재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근대국가에 여론훼손죄는 이정현씨가 최근 유죄판결을 받은 방송간섭죄밖에 없고, 방송은 방송에게 주어진 특수하고 독점적인 임무 때문에 그런 보호를 받는 것이다.

국민들이 '좌표' 찍으면 불법인가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의 활동이 생각난다. 소비자 불만전화는 소비자 불만을 털어놓으라고 만든 곳이고 소비자들이 전화해서 '당신 물건 팔아줬는데 당신네 회사가 조중동에 광고해서 기분나쁘다'라고 불만 털어놓았더니, 불만을 조금 많이 털어놓았다고 업무방해죄로 처벌당했다.

네이버 게시판은 이용자들이 댓글을 달고 추천하라고 만들어놓았고, 드루킹은 댓글을 달고 추천하는데 더 열심히 하려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더니 업무방해죄로 처벌되고 있다. 애당초 알고리즘의 기능방식을 그대로 이용한 것이므로 원래 컴퓨터 업무방해죄의 입법목표였던 해킹도 아니었다.

인터넷을 통해 대중들이 자유롭게 이합집산하며 의견을 표시했던 날은 이제 종지부를 찍는 것인가? 이제 인터넷은 대중운동의 요람이 되지 못하고, 극우보수의 가짜뉴스와 일베의 혐오글들만 남기자는 것인가?

국정원 댓글과 비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때와 다르다. 2012년 국정원 댓글사건은 선거에 영향을 줘서 범죄가 된 게 아니라 국정원 직원들이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해서, 즉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공무원은 종인데 종이 주인을 오도하려고 해서 범죄가 된 것이다.

국민들이 합법적인 도구를 이용해서 (매크로가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있는데 그럼 MS엑셀도 불법이다) 열심히 의사표시를 한 걸 가지고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것부터 문제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박경신 기자는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입니다. 이 기사는 박경신 교수의 페이스북 글을 본인의 동의를 얻어 편집해 게재한 것입니다. 박경신 교수의 자세한 주장은 '드루킹 '댓글조작' 의 형법 및 공직선거법 적용에 있어서 합헌적 해석의 필요성 ' 논문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북미관계 최고, 제대로 된 비핵화 기회” 정보당국 회의론 정면 반박

트럼프 “북미관계 최고, 제대로 된 비핵화 기회” 정보당국 회의론 정면 반박
김원식 | 2019-01-31 11:18:07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트럼프 “북미관계 최고, 제대로 된 비핵화 기회” 정보당국 회의론 정면 반박
“진전이 이뤄지고 있고, 김정은 곧 만나길 기대”… 미 조야 대북 회의론 조기 차단 포석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고 호응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 사진)ⓒ뉴시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지금이 어느 때보다도 북미관계가 최고이고 제대로 된 비핵화 기회라며, 전날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의회 청문회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이날 트위터에 이란, 시리아 철군, 북한 등 자신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코츠 국장의 언급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정보당국을 향해 “수동적이고 순진하며, 틀렸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최고(best)”라면서 “(핵) 실험도 없고 유해들이 송환되고 있으며, 인질들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비핵화의 제대로 된(decent) 기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지만, 이전 (미국) 행정부 말기에는 끔찍했고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나려고 했었다”면서 “지금은 완전히 이야기(story)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곧(shortly) 김정은을 보게 되길 기대한다”면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것이)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금이 북미관계가 최고이고 제대로 된 비핵화 기회라며, 미국 정보기관의 최근 평가를 정면 반박했다.ⓒ트럼프 공식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특히, 미 정보당국 수장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불신론을 언급한 것에 관해 미국 조야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관해 회의론이 이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고, 북미협상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날 코츠 국장은 미 의회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우리는 북한이 그들의 WMD(대량파괴무기) 역량을 유지하려고 하고, 핵무기와 생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관해 외신과 미 주류 언론들은 그동안 비핵화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면서 대북 낙관론을 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상충하는 것이라며,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의 입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자신의 외교정책과 차이를 빚은 코츠 국장의 언급을 하나씩 비판하며 “정보기관(Intelligence)은 아마도 학교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코츠 국장을 비롯한 정보기관 수장들은 교체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민중의소리’에 게재된 필자의 기사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1&table=newyork&uid=295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흑역사’를 낱낱이 파헤쳐드립니다

[정치톡] 자유한국당 국회 보이콧 ‘전수조사’해보니…결론은 ‘빈손 회군’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19-01-31 08:58:00
수정 2019-01-31 08:58:00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김슬찬 기자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의 임명을 두고 연초부터 자유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전무후무한 상상력을 발휘한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 농성'으로 덩달아 국회 보이콧도 떠들썩하게 알려졌죠.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선언에 왠지 모르게 기시감이 듭니다. 왜일까요?
기억을 되짚어보니 일 년 전에도, 불과 몇 달 전에도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멈춰 세웠기 때문입니다. 여야 불문 자유한국당을 두고 "습관성 보이콧 정당"이라는 촌평이 나오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기억을 잊어버렸다는 듯 되려 역정만 내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라도 민중의소리가 20대 국회가 시작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자유한국당이 보이콧 흑역사를 꼼꼼히 따져봤습니다. 대체 자유한국당은 얼마나 많은 국회를 멈춰 세웠던 걸까요. 그리고 왜 보이콧을 했고, 보이콧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얻은 것은 또 무엇일까요. 
20대 국회만 해도 24번이나 국회가 열렸으나 
자유한국당 보이콧만 무려 11번
 
자유한국당 보이콧에 텅빈 회의장.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보이콧에 텅빈 회의장.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20대 국회 들어 국회는 총 24번 열렸습니다. 정기국회가 3번, 임시국회가 21번인데요. 국회법에서 규정한 정기국회와 2·4·6·8월 임시국회를 제외하더라도 12차례 임시국회가 추가로 열린 것입니다.  
이 중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보이콧한 사례는 총 11번으로 절반에 가깝습니다. 매 회기마다 다른 이유로 자유한국당발 국회 파행사태가 이어진 셈이죠. 야당일 때는 물론이고, 심지어 국회 운영을 원만하게 이끌어야 할 여당일 때에도 보이콧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여소야대' 지형 핑계를 대며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4번이나 국회 파행 사태를 자초했습니다. 심지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의 인사청문회조차 들어가지 않으면서 야당만 청문회에 참석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촛불혁명으로 여야가 뒤바뀌자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은 좀 더 노골적으로 변했습니다. 이번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에 반발하며 되려 '협치를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식이죠. 채용 비리 등에 연루된 자당 의원을 검찰 소환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방탄국회'를 열고, 파행시키고, 곧바로 또다시 방탄국회를 연 사례도 빠져서는 안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흑역사 유형을 총 4가지로 나눠 봤습니다. 
◆유형 1:"헌정사상 처음" 집권여당이 국회 파행의 중심에 
2016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개회사를 문제 삼아 항의하고 있다.
2016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개회사를 문제 삼아 항의하고 있다.ⓒ뉴시스
먼저, '집권여당도 보이콧한다' 형입니다. 여당이 국회 파행의 중심에 서고 야당이 국회를 지키는 이 웃지 못할 상황은 2016년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2016년 7월 임시 국회,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결산안을 처리한 데 대한 반발로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상임위 한 곳의 문제를 빌미로 전체 국회를 멈춰 세운 것입니다.
당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의 사과"를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내걸었는데요, 환노위원장이었던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원론적인 유감을 표명하자 보이콧 선언 후 겨우 '반나절' 만에 국회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2016년 정기국회 첫날에도 '여당발 국회 파행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개회사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사드 배치 논란을 언급하자, 이를 빌미로 새누리당이 국회 일정을 또다시 전면 거부한 것입니다. 
이때 새누리당이 보여준 모습은 집권여당이라고 하기에는 가히 민망한 수준이었습니다. 의원 수십 명이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항의하고, 정 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까지 제출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했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여당 의원 없이 진행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참고로, 이 보이콧이 있기 하루 전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는데요. 당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야당 의원들만 참여한 채 진행됐습니다. 여당이 없는 청문회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라고 하죠? 
새누리당은 국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정 의장의 사퇴와 본회의 사회권 이양, 재발방지책 등을 요구했고, 일단 정 의장이 박주선 당시 국회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기면서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다시 정상화되는 듯했습니다. 
2016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을 위한 새누리당 당원 규탄대회’에서 규탄발언을 마친 이정현 대표가 정진석 원내대표와 포옹하고 있다.자료사진
2016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을 위한 새누리당 당원 규탄대회’에서 규탄발언을 마친 이정현 대표가 정진석 원내대표와 포옹하고 있다.자료사진ⓒ정의철 기자
하지만 이후 정기국회는 또다시 파행됐습니다. 이번엔 야당이 제출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해임결의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국회가 정상화된 지 3주 만에 또 보이콧을 선언한 것입니다. 당시는 국정감사 기간이었는데요,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사과와 즉각적인 사과 없이는 국회를 정상화하는데 협조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내부 균열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이 발생했습니다. 강경투쟁을 해야 한다는 친박계와 국회에 복귀하자는 비박계가 충돌한 것이죠. 
심지어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당론과 달리 국정감사를 진행하겠다고 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 의원을 '감금'하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김 의원은 당시 국방위원들에게 "제가 지금 국방위원장실에 갇혀있다"는 'SOS'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112에도 김 의원이 감금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국회에 출동하는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새누리당의 강공에도 정 의장이 꿈쩍 않자,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대표는 단식 투쟁에 들어갔습니다. 마침 이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이 서서히 드러나는 시점이기도 했는데요. 뜬금없는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의혹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였냐는 뒷말도 나왔습니다. 
이때부터 새누리당의 출구전략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단식 중이던 이정현 대표가 의원들에게 국정감사 복귀를 당부했지만 이를 의원들이 수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동조 단식에 나서는 등 투쟁 수위는 점차 높아졌습니다. 결국 이 대표가 일주일 만에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나서야 새누리당은 슬그머니 국회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원내 투쟁을 담당했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의 당파적, 편파적 국회 운영의 횡포를 바로잡으라는 것도 국민의 뜻이고 동시에 집권여당으로서 국정감사에 복귀해 국정 책임을 다하라는 것도 국민의 뜻"이라며 국회 복귀 명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당초 요구했던 국회의장의 즉각적인 사퇴는커녕 사과조차 받아내지 못하면서 대다수의 언론은 '빈손 회군'이라는 혹평을 내놓았습니다. 집권 여당이 정치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주로 야당이 하는 국회 보이콧을 일삼으면서 새누리당 스스로 여당으로서의 무능력을 입증한 꼴이었죠. 
한 해가 지난 2017년 2월 국회에서도 어김없이 새누리당은 상임위 파행 사태를 빌미로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고, 이때에도 야당과 원론적인 합의를 타결한 후 국회로 돌아왔습니다.
◆유형 2:국회 내팽개치는 대신 정부 발목 잡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과거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중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문재인 대통령 규탄대회에서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과거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중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문재인 대통령 규탄대회에서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제부터는 여야가 바뀝니다.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선언은 조금 더 황당한 이유로, 더 자주 벌어지는데요.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두 번째 유형은 '정부 힘 빼기' 형입니다.
대선 직후 문재인 정부가 주요 정부 부처 인사들을 잇따라 발표했던 2017년 6월 임시국회와 7월 임시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은 또다시 보이콧 카드를 남발했습니다.
6월 임시국회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임명이 발단이 됐습니다. 당초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임명될 때부터 보이콧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집권 초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인해 전면적인 대여 투쟁을 나서는 데에는 부담을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강 장관이 임명되자마자 당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여권과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는 이유로 하루 이틀 정도 상임위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합니다. 야당이 반발한 인사를 임명한 데 대한 일종의 항의성 보이콧인 셈이지만, 그야말로 국정을 발목잡기 위한 '몽니'라는 인상을 지울 순 없었습니다.  
보이콧을 할 명분이 부족했던 만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의 합의도 사실상 유의미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사과와 인사 검증 책임을 묻기 위한 국회 운영위 개최 등을 요구했지만, 여야는 7월 중에 정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기로 하고 국회 파행 사태를 매듭지었습니다.  
7월 임시국회도 문재인 정부의 인사로 인한 국회 파행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당시 '부적격 3종 세트'로 규정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중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임명되자 또 보이콧을 선언한 것입니다.  
그러나 자당이 정부를 향해 공세를 펼칠 수 있는 안보 관련 상임위원회는 선택적으로 열기로 하면서, 과연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이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그러던 중 자유한국당이 반드시 낙마시키겠다고 벼르던 '부적격 3종 세트' 가운데 한 명인 조대엽 후보자가 끝내 자진 사퇴하자 자유한국당은 국회 일정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 유형 3:언론 정상화도 막고, 국회도 막자 
2017년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국회를 보이콧 한 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5천만 핵인질ㆍ공영방송 장악 저지’ 국민보고대회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2017년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국회를 보이콧 한 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5천만 핵인질ㆍ공영방송 장악 저지’ 국민보고대회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이 사진, 기억하시나요? 자유한국당이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던 바로 그 집회의 한 장면입니다. 
이때도 어김없이 자유한국당은 국회를 보이콧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이콧의 명분은 너무나도 황당해서 따로 유형을 분류해야 했습니다. 바로 '국회도 막고, 언론 정상화도 막자' 형입니다.
2017년 정기국회 당시 자유한국당은 보도통제·부당노동행위 책임자로 지목된 김장겸 MBC 전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하며 정기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김 전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은 언론 탄압, 자유민주주의 파괴로 규정하며 장외투쟁까지 불사했는데요.
너무나도 황당한 명분에 국회를 내팽개치고 언론 정상화를 막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이러한 보이콧을 두고 "학교 앞에 자기들이 잘 다니던 분식점 가게 주인이 구청에 소환됐는데 수업을 왜 거부하는 것이냐"라며 촌철살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죠. 보수정당인 당시 바른정당마저도 자유한국당의 '국회 파업'을 외면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명분은 하나씩 더해졌습니다. 공영방송 장악 저지를 외쳤던 보이콧은 북한의 핵실험을 빌미로 사드 추가 배치 완수, 대북정책 기조 전환 등 자당의 필요에 따라 이런저런 명분이 추가돼 도대체 무엇을 요구하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는데요.
이쯤 되면 출구전략을 찾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홍준표 당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에는 장외투쟁을 중단하겠다며 슬슬 발을 뺄 준비를 하고, 정우택 원내대표도 정부가 언론장악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사 표시가 있다면 국회로 복귀하겠다는 국회 정상화 조건을 밝힙니다. 
결국 이 보이콧의 끝은 어떻게 됐을까요. 정우택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정부를 향해 강력한 질타를 이어나가겠다는 선언을 하며 또다시 일주일 만에 '빈손 회군'을 했습니다.
그로부터 45일 만에 자유한국당은 여당에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 절차를 밟자 또 반발하며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당초 자신들이 '여당 몫'으로 추천한 방문진 이사가 사퇴해 생긴 공석이니,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보이콧 역시 명분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고, 자유한국당은 불과 나흘 만에 보이콧 해제를 선언했습니다.  
◆ 유형 4:우리 당 의원은 우리가 지킨다! 방탄국회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임화영 기자
마지막 유형은 온 국민을 공분하게 했던 '방탄국회' 형입니다. 
2018년 2월 임시국회,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었던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대상이었는데요. 이 때 권 의원이 수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법사위 회의도 파행을 면치 못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법사위원장이 법사위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권 의원의 법사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이를 빌미로 국회 보이콧을 시작합니다. 결국 자당 소속 의원을 감싸기 위해 국회 전체를 멈춘 것입니다.  
국회 파행을 이어갈 수 없었던 당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여 짤막한 유감 표명을 했고, 이에 흡족했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더 이상 문제 제기를 않겠다며 보이콧을 중단했습니다.  
보이콧 선언까지는 아니지만, 자당 의원의 검찰 소환을 막기 위한 국회 파행 사태는 이후에도 반복됐습니다. 2018년 4월 임시국회는 본회의가 한 번도 안 열린,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로 끝났음에도 자유한국당은 4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5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합니다. 
왜 그랬냐고요? 
현역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처리해야만 영장실질심사를 할 수 있는데요, 4월 국회부터 국회 파행 사태가 반복되면서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가 계속 미뤄졌습니다. 그리고 이 파행의 원인은 자유한국당의 몽니로 인해 발생한 경우가 대다수였죠. 국회를 또 다시 열면 국회 파행을 명분으로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미룰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입니다. 이걸 두고 방탄국회라고 하는 것이죠. 
당연히 5월 임시국회도 제대로 열릴 리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이 시기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던 때였습니다. 사실상 보이콧 선언을 하지 않았을 뿐 국회는 파행을 거듭했습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6월 임시국회를 또 단독으로 소집합니다. 지난해 6월 13일에는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가 예정돼 있어 실질적으로 국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회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국회를 소집한 것이죠. 이 역시 권 의원을 지키기 위한 방탄국회 만들기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6월 임시국회도 본회의 한번 열지 못한 채 회기를 종료했습니다.
명분 없는 보이콧→출구전략 고심→빈손회군 
반복되는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결국 피해는 누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2.27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들 및 당원들이 2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2.27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들 및 당원들이 2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자유한국당 보이콧 흑역사를 정리해보니, 고구마를 100개 먹은듯한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지금까지 정리한 사례들은 국회 자체를 보이콧한 경우에 한정했다는 점입니다. 각종 상임위 파행까지 포함하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에는 일정한 패턴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명분이 부족한 보이콧을 남발하고, 이 때문에 출구전략을 찾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다는 점입니다. 보이콧을 계속하자니 여론의 반발이 심상치 않고, 그렇다고 중간에 포기할 명분 역시 없었던 셈이죠.
이 때문에 당초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요건으로 내세운 내용보다 훨씬 부족한 안으로 협상하게 되면서 빈손 회군이라는 비판이 잇따라 나오게 됩니다. 결국 국회를 멈춰 세워놓고 역풍만 자초한 모양새입니다. 
이번 국회 파행 사태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이번엔 자당이 소집하자고 요구한 1월 임시국회에 이어 2월 임시국회 보이콧까지 예고해둔 상태라 더 큰 비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의 자유한국당 보이콧을 두고 국민의 원성이 자자한 이유는 비단 '5시간 30분 단식'이라는 농성 방식 때문만은 아닐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히려 여당일 때나 야당일 때나 민생현안은 뒤로 한 채 국회 파행을 주도해 온 그동안의 자유한국당 행태 탓이겠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회 파행으로 필요한 법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들에게 돌아갑니다. 자유한국당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과오를 돌아보고 자성할 수 있을까요. 다가오는 2월 임시국회에 임하는 자유한국당의 태도를 다 같이 지켜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정치톡’은 정치팀 기자들이 여의도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이슈의 전말을 옆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기사입니다.  

한반도 통일에 인디언 추장을 앞세우자!

<기고> 김상일 전 한신대학교 교수
김상일  |  kimsykorea9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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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30  20: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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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일 / 전 한신대학교 교수

역사는 반복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을 믿는 것은 바보 사관이다. 역사는 반복하기 때문에 성서 기자들은 역사를 뒤집어쓰고 있다. 창세기가 제일 처음 이야기이고, 출애굽기가 그 다음이 이야기인 것 같지만 사실은 이들 이야기는 기원전 4세기 경 바빌론 포로기에서 당한 처참한 경험을 들어 쓴 것이 창세기이고 출애굽기이다.
우리도 역사를 이렇게 쓰지 않고 편년체로 역사 서술하는 방법은 지양해야 한다. 이런 따위 역사책은 오히려 역사를 말살하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아래 이야기는 아즈텍이 스페인한테 당한 경험이 우리가 일본한테 당한 그것과 너무 같아서 타산지석으로 귀감삼아 쓴 것이다. 아즈텍과 북미주 인디언들은 백인들의 속임수에 망한 경험이 있다. 이들의 경험담을 듣는 것은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은 달 착륙 우주여행을 앞두고 미 서부 모하비 사막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 사막은 지구상에서 가장 달의 표면과 유사한 동시에 나바호와 호피 등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어느 날 훈련 중이던 이들 우주 비행사들이 인디언 원주민 노인과 우연히 조우할 기회가 있었다.
이 원주민이 우주비행사들에게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우주비행사는 달 탐사를 위해 지금 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노인은 잠깐 침묵을 하다가 달나라에는 정령이 살고 있다고 믿는데 달에 가게 되면 꼭 자기 말을 전해 달라고 했다.
비행사들이 노인에게 “무슨 말을 전하기를 원하느냐”과 하니 노인은 자기들의 고유한 언어로 몇 마디 중얼거렸으나 비행사들은 그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 무슨 뜻이요” 하고 묻자, 그 말은 우리와 정령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기지로 돌아온 비행사들은 원주민 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 그 말의 의미를 통역해 달라고 했다. 통역사는 원주민의 말을 이렇게 번역을 했다.
“이 사람들이 하는 말은 한 마디도 믿지 마세요. 이들은 당신들의 땅을 훔치러 왔어요.”
위의 글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403-4)에 나오는 한 토막의 일화이다. 하라리는 전쟁사로 학위를 받아 전 세계 전쟁이야기들을 많이 알고 있다. 아래 이야기들 역시 그의 책에서 발췌하여 설명을 부연한 것이다.
해방이 되자 “미국놈 믿지 말고 소련놈에 속지 말라”고 했다. 배우지 못한 민중들은 그들의 정체를 알았었다. 그러나 유학까지 갔다 온 이승만 같은 식자들이야 말로 소련에 속고 미국의 거짓말에 다 넘어갔다. 그리고 민중들에게 자기들의 어리석음을 설파하고 주입시켰다.
서울역과 시청 앞 광화문 광장을 휘저으며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떠도는 부대들, 이들이 바로 이들 식자들한테 기만당하고 속은 자들이다. 기독교회 안은 이런 우중들의 집합소와 같다. 인디언들은 서구 제국주의에 속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들을 앞세우고 그들의 말에 경청을 하면 타산지석으로 통일에 귀감이 될 것이다.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향해 항해한 것보다 조금 뒤인 1519년 스페인의 코르테스는 멕시코에 상륙했다. 그 사이에 스페인은 이미 카리브제도의 여러 섬들을 이미 다 점령하고 있었다. 멕시코의 카리브 연안에는 마야 인들이, 그리고 지금의 멕시코 시 주변에는 아즈텍 인들이 살고 있었다. 코르테스의 배를 타고 있던 사람들은 고작 4-500여 명에 불과했다. 이들이 어떻게 수백만 명의 아즈텍 인들을 섬멸했는지 그 과정을 알아보자.
아즈텍들은 자기들의 눈앞에 나타난 이 미지의 인간들의 정체를 몰랐었다. 심지어는 하늘에서 내려 온 신들로 여기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스페인들은 아즈텍들이 무지하고 미개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이들을 철저하게 속이기로 했다. 어떻게 속였고 아즈텍들은 어떻게 속았는가? 이 사실을 아는 것은 우리에게 만 가지로 도움이 된다.
1519년 7월 멕시코 해안에 닻을 내린 날은 화창한 날씨였다. 해변가에 모여 나온 아즈텍들은 이 외지의 인간들을 신기하고 나아가 경외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차마 이들이 자기들을 모조리 섬멸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코르테스는 이 구경꾼 현지인들에게 “우리는 평화적인 목적으로 왔다. 너희 지도자에게 우리를 안내하라”고 하면서 코르테스 자신은 스페인 왕의 평화 사절단을 이끌고 왔다고 자처했다. 물론 이것은 거짓말이다.
코르테스는 뻔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탐욕스럽게도 잔인무도한 군인들을 끌고 왔으며, 그는 스페인 왕의 사절도 물론 아니었다.
그 당시 아즈텍의 지도자는 몬테주마 2세(1502-1520)였다. 코르테스의 말을 그대로 들은 현지인들은 그의 호위무사가 되어 그를 몬테주마 2세에게 안내한다. 그러나 코르테스는 몬테주마 2세와 접견하는 바로 그 순간에 몬테주마 2세의 경비병들을 모두 학살하고 몬테주마 2세를 고립무원의 상태로 만들고 말았다. 이 때 경비병들은 고작 나무 곤봉과 돌칼 밖에는 가진 것이 없었고, 코르테스의 군인들은 강철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래도 선군정치가 왜 필요한지를 모르는가?
아무리 강철무기를 들고 있다고는 해도 자기 군인들은 기백 명에 불과하고 자기는 수십만 명의 아즈텍 군인들과 수백만 명의 민간인들에 의해 포위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코르테스는 얼마나 간이 컸으면 어떻게 이 위기를 뚫고 멕시코를 점령할 수 있었던가? 그는 간이 컸을 뿐만 아니라 뱀 같은 지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는 서양 제국주의자들이 어떻게 우리 아즈텍을 속이고 지금도 우리를 속이고 있는가에 촉각을 세우고 보아야 할 것이다.
코르테스는 수하에 기백 명뿐인 군인들을 거느리고 있었고, 증원군은 무려 15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 기백만의 아즈텍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었던가? 일본이 조선을 먹을 때도 군인 기백 명에 불과했었다.
여기에는 원주민의 무지와 어리석음이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코르테스가 계속해대는 거짓말에 몬테주마 2세도 아즈텍 인들도 다 속아 넘어갔다. 그 어떤 무기보다도 ‘어리석음’이야말로 가장 취약하고 아니 가장 위험천만한 침략의 통로가 되었다. 이는 우리나 아즈텍이나,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코르테스는 몬테주마 2세를 궁전에 가두어 놓고 마치 왕은 포로로 잡혀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꾸몄고, 스페인 대사로 위장한 그는 손님인 것처럼 위장하였다. 일본이 고종을 가두어 놓고 자기들은 전권대사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이나 하나 다를 것이 없다.
아즈텍 조직은 중앙집권적이었고 이는 최대의 약점으로 작용했다. 아즈텍의 중추 신경을 건드리고 마비시켜 놓으니 몬테주마 2세는 식물인간으로서 왕권을 구사해 나갔고, 신하들도 그의 말에 맹목적으로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왕만 치면 그 구조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중앙집권적이라도 지도자는 인민을 위해 인민은 지도자를 위하는 호혜적인 관계이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 부족장들의 반란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몬테주마 2세(1502-1520)는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지금의 온두라스, 니카라과에 해당하는 지역을 원정해 영토 확장에 성공, 이들 부족들로 부터 공물을 받아왔었다. 그러나 여러 부족들로부터 공물을 받아낸 것 때문에 반감을 사서 코르테스가 이끄는 군대가 아즈텍을 공격했을 때에 여러 부족장들이 오히려 코르테스에게 협력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로 몬테주마 2세도 부족장들도 어리석었다. 코르테스는 먼저 몬테주마 2세를 사로잡고 다음에서는 이들 부족장들도 모두 처형 내지 노예로 삼고 말았다. 남북 어느 쪽도 외세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다.
1519년에 에르난 코르테스의 군대가 테노치티틀란을 침공하는 것을 저지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그 대신 코르테스의 군대가 도착하자 그를 환대해 자신들의 권위를 강조하려 했다. 결국 테노치티틀란의 중심부가 점거되었고, 코르테스의 협박으로 아즈텍 병사들이 코르테스의 군대에 맞서기 위해 1만 명의 전사를 소집해 대응했으나, 코르테스가 이끄는 불과 400명에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코르테스는 아즈텍의 내부 분란을 최대 활용해 400여 명으로 수백만 명을 굴복시켰다. 남북 분단 이 자체가 내부 분란이란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여겨야 할 대목이다.
코르테스는 먼저 아즈텍 언어 구조를 철저히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탐사대를 구성해 아즈텍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문화 탐방을 철저히 하였다. 어쩌면 이것은 일제가 한 방법과 하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드디어 문화 전쟁으로 아즈텍 내부 안에서 스스로 내분이 생기도록 했다. 다시 말해서 아즈텍 지도급 인물들이 사분오열 갈라져 몬테주마 2세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부족 간 문화적 차이를 코르테스는 최대한 이용해 먹었다.
드디어 아즈텍은 내부로부터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아즈텍의 지배를 받고 있던 피지배 민족들은 스페인 코르테스와 싸우기는커녕 몬테주마 2세를 향해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카리브 해 일대에서 코르테스가 저질러온 대학살에 대한 정보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몬테주마 2세로부터 받은 원한으로 한에 사무쳐 있었다. 임진왜란 때에 탐관오리에 억압 받고 있던 토호들이 왜군에 협조한 형국이나 같아 보인다.
이들 부족 토호들은 어리석게도 코르테스의 도움을 받으면 몬테주마 2세의 억압에서 해방될 줄 알았었다. 이것은 큰 착오였고 무지와 어리석음은 언제 어디서나 같은 길을 걸어 왔다. 이들 토호들은 설마 스페인이 자기들을 지배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안하고 몰랐던 것이다. 아니 이들은 코르테스에게 수십만 명의 병력을 지원하기까지 했다. 일본이 우금치에서 동학군을 토벌할 때에 정부군이 일본군을 지원한 것이나 무엇 하나 다른가? 조선의 경우는 조선 왕조가 어리석었고, 아즈텍의 경우는 부족 토호들과 민중들이 어리석었다.
이러한 와중에, 스페인 본토에서 수만 명의 군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스페인 정착민도 같은 배를 타고 들어 왔다. 조선에도 얼마나 많은 일본인들이 군인들과 함께 들어 와 살았던가? 이들은 드디어 창씨개명까지 하면서 동족 말살 정책을 폈다.
아즈텍 현지인들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자체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코르테스가 도착한지 1세기 만에 원주민의 수는 90퍼센트 이상이 줄었다. 겨우 살아남은 10퍼센트마저 심각한 인종차별과 노예 수준의 지배를 받았다. 그 무엇보다 인종 말살의 위험성은 백인들의 혼혈 정책이었다. 북미 대륙의 침략자들과는 달리 멕시코와 남미에서는 혼혈 정책으로 지금 멕시코 인들은 스페인을 아버지 나라라고 부르고 있으며 적대 의식은 찾아볼 수조차 없다. 혼혈 정책으로 창씨개명이 저절로 되 버렸다. 순수 백인들은 지금 멕시코시에 약 10퍼센트 정도 살고 있으며 산간 지대에는 혼혈이 되지 않은 원주민들이 극소수 살아 남아있을 뿐이다. 대부분이 혼혈로 창씨개명 된 멕시칸들이다.
위에서는 스페인의 침략 정책과 일본의 그것을 비교하면서 우리의 처지를 이해하려 했다. 일본은 이미 한 세기 전에 서양의 이런 침략 정책을 철저히 알고 배워오고 있었다. 그 수법을 그대로 우리에게 적용했고, 우리는 아즈텍이 망하듯이 망하고 말았다.
아베는 지금 임진왜란과 구한말 식민통치 때 하던 수법을 그대로 구사하고 있다. 초계기 사건이란 일본의 마각을 드러내고 있는 전초에 불과하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철저하게 일본의 지령을 받고 있는 행동대원들이라고 보면 된다.
반기문이란 자는 외교에는 역사를 앞세우면 안 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고, 이는 지금 자유한국당의 기본 외교 정책이다. 이들이 정권을 잡으면 아즈텍의 그 어리석은 자들이 하듯이 그 이상으로 고스란히 일본에 넘길 것이다.
위 인디언 추장이 우주 비행사들에게 한 말로 다시 돌아가 생각해 보자.
“이 사람들이 하는 말은 한 마디도 믿지 마세요. 이들은 당신들의 땅을 훔치러 왔어요.”

2019년 남북해외 민간교류의 첫발 ‘새해맞이 연대모임’

2019년 남북해외 민간교류의 첫발 ‘새해맞이 연대모임’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9/01/31 [10:0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 관련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 : 6.15남측위)     © 편집국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 관련 단체들이 2 12~13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공동행사를 앞두고 관련 구상을 밝혔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연대모임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은 30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행사 관련 계획과 함께 국민들에게  평화번영통일의 가슴 벅찬 미래를 우리의 힘으로 함께 열어나갈 것을 호소했다.

추진위는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한국종교인평화회의(7대 종단),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각계가 망라된 남북공동행사는 2008년 년 6월 금강산 공동행사 이후 10년 만이다.

추진위는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새해 2019년은 한반도가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통일로 나아가느냐를 마느냐를 가늠 짓는 중요한 한 해라며 다시는 적대와 대결의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한반도 모든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지난해 남북 두 정상간 합의를 한반도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이행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당국 간 협력을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다방면의 교류협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평화·통일의 미래상을 함께 마련하고 합의하기 위한 전사회적 토론을 시작할 것 등을 호소했다.  

추진위는 남측대표단 210명을 포함해 기자단 및 집행부 등 260명이 방북할 예정이며북측 대표단(100명 내외 추정)과 해외측 15명을 포함하면 총 400여명이 공동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측 대표단은 12일 오전 6시 서울 경복궁에서 출발해 낮 12시 금강산에 도착남북해외 공동단장 오찬회의를 가질 예정이다이어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새해맞이 연대모임 및 축하공연을 갖고 금강산 호텔에서 각 단위별 대표 모임을 진행한다이틀째인 13일은 아침 해금강 일출과 금강산 온천삼일포구룡연 등반 등을 협의 중이며 오후 3시 금강산을 출경해 돌아올 예정이다.

참가자 중 공동단장은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김희중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지은희 시민평화포럼 고문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고문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이 맡았다.

주요참가자로는 7대 종단 수장(김희중 가톨릭 대주교이흥정 NCCK 총무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김영근 성균관 관장이정희 천도교 교령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지자체 및 교육청 관계자각계 대표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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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개최에 즈음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한국진보연대를 비롯한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와 인사들그리고 한국종교인평화회의(7대 종단)는 남북해외 민간이 만나는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연대모임>을 위해 오는 2 12, 13일 이틀간 금강산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2008 6월 금강산 공동행사 이후, 10년 만에 한자리에 다시 모이게 된다는 점에서 무척 뜻깊습니다.

2018우리는 남북관계의 획기적 변화를 경험했습니다한반도에서 전쟁과 대결을 끝내고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가고자 하는 남과 북 두 정상의 담대한 의지와 노력은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4 27일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에서 만나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전 세계에 천명했습니다남북 정상은 9 19 3차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평양선언을 통해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을 만들겠다며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천명했습니다또한 남북군사분야합의서가 체결되어 지난해 11 1일 지상과 해상공중에서의 적대행위가 전면 중지됨으로써한반도는 정전 이래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맞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북미 대화가 아직 순탄치 않고 남북간 합의사항 이행에 관해 우리 내부의 정치적 이견도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새해 2019년은 한반도가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통일로 나아가느냐를 마느냐를 가늠 짓는 중요한 한 해입니다다시는 적대와 대결의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한반도 모든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이에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1. 온 겨레가 손 맞잡고 한반도 평화번영통일의 대전환을 함께 이루어 냅시다.  

지난해 남과 북 두 정상이 전 세계와 온 겨레 앞에 확약한 선언들을 통해 한반도 대전환이 시작되었습니다이제 한반도의 모든 구성원이 이 합의를 함께 이행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한반도에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그 과정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는 일에 모두 다 주저함 없이 나서야 합니다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며 단계적 군비축소를 실현하는 일도 우리의 몫입니다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남북도로와 철도를 잇는 실질적인 조치들을 통해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일도 온 겨레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시급한 과제들입니다온갖 장애물을 걷어내고 작은 차이를 넘어 담대하게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시다.

2. 당국 간 협력을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다방면의 교류협력으로 발전시켜 나갑시다.

정부 주도의 대화와 협력만으로 한반도가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민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남북교류협력의 현실적인 장벽이 되고 있는 대북제재를 유예완화해제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내는 것도 각계각층 다방면적인 만남과 교류협력 속에서 가능해 질 것입니다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각종 경제협력 논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고여성지역종교계노동자농민청년학생학계와 법조계문화예술인시민·평화·환경단체 등 각계각층 시민들이 교류를 희망하고 있습니다이제 다양한 경제협력과 사회문화교류의 막힌 물꼬를 터야합니다금강산에서 개최되는 남북해외의 새해맞이 모임이 그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정부와 민간이 각자의 위치에서 다방면의 교류와 협력을 본격화하여 남북의 협력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냅시다

3. 평화·통일의 미래상을 함께 마련하고 합의하기 위한 전사회적 토론을 시작합시다.

한반도의 모든 구성원들은 누구나 한반도 문제해결에 주인으로 참여할 자격과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분단과 대결로 인해 희생과 고통을 겪어온 당사자도 우리들이고한반도 평화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주인공도 바로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우리에겐 촛불집회를 통해 입증된 저력이 있습니다앞으로 닥칠 안팎의 장애물을 슬기롭게 넘어서고주변 강대국의 협력을 이끌어낼 역량도 우리 안에 있습니다따라서 우리 내부의 합의가 중요합니다아직 우리 사회에는 냉전시대의 낡은 갈등과 퇴행이 지속되고 있고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논의될 공론의 장도 충분하지 않습니다하지만 우리 자신의 역량을 믿고한반도 평화번영통일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준비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한반도의 미래상은 무엇인지어떤 원칙과 경로를 통해 평화와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 지 전국방방곡곡에서 민주적인 토론마당을 열고 새롭고 공고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갑시다.    

2019뜻깊은 해에, <새해맞이연대모임>으로 남과 북해외 민간 교류의 첫발을 내딛습니다이 행사는 남한 각계각층의 민간 평화 통일 운동을 더욱 폭넓고 다채롭게 확대하고연대와 단합을 북돋우는데 기여할 것입니다또한 남북공동선언 이행과 남북관계 발전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희망과 낙관을 가지고 평화번영통일의 가슴 벅찬 미래를 우리의 힘으로 함께 열어갑시다.   

2019 1 30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연대모임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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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9일 화요일

3천km 여정의 비밀…뱀장어는 여전히 신비롭다

3천km 여정의 비밀…뱀장어는 여전히 신비롭다

조홍섭 2019. 01. 29
조회수 1899 추천수 0
해류 갈아타며 수천 km 이동해 성장과 산란…수수께끼에 싸인 생태

512 (3).jpg» 담수와 바다를 오가는 수수께끼의 생활사를 지닌 뱀장어는 광어 다음으로 중요한 양식 어종이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물고기이기도 하다.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생태 연구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달 들어 제주에 가늘고 투명한 실뱀장어가 도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 필리핀해에서 태어나 해류를 갈아타는 긴 여행을 마치고 겨우 뱀장어 꼴을 갖추었다. 2월엔 남해안, 3월부터는 서해안 강하구로 실뱀장어가 무리 지어 몰려들 것이다.

최근에야 밝혀진 산란지

육지 하천의 배가 노란 황뱀장어는 5∼8년 자라면 바닷물고기인 은뱀장어로 바뀌어 먼바다로 산란 여행을 떠난다. 은뱀장어가 실뱀장어가 돼 돌아오기까지 수수께끼에 싸인 생활사가 자세히 밝혀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중국, 대만 등에 분포하는 동아시아뱀장어가 필리핀과 괌 사이, 마리아나 해구 북쪽의 해저 산맥에서 산란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1991년이었다.

512 (4).jpg» 알에서 깨어난 뱀장어 유생은 대륙붕 근처에서 성체 꼴을 갖춘 실뱀장어로 변신한다. 현재 양식은 실뱀장어를 강하구에서 잡아 기르는 방식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수심 100∼200m의 깊은 바다에서 깨어난 뱀장어 유생은 나뭇잎 모양의 댓잎뱀장어가 돼 조류를 따라 수천㎞를 이동하다 대륙붕 근처에서 실뱀장어로 탈바꿈한 뒤 육지 하천이나 강하구로 거슬러 오른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뱀장어가 어떤 경로로 어떻게 이동하는지, 유생은 무얼 먹고 자라는지 등 자세한 내막은 아직 잘 모른다.

우리나라는 2016년 새끼 뱀장어의 알을 부화시켜 기른 뒤 다시 그 새끼를 얻는 이른바 ‘뱀장어 완전 양식’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이뤘다. 이 기술을 6년 먼저 개발한 일본이 1960년대부터 태평양 망망대해를 뒤지며 기초 연구를 쌓아왔음에 비춰, 짧은 기간에 이룬 성과이다. 그러나 인공 증식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뱀장어의 생태와 한살이에 대한 기초 연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512 (2).jpg 

뱀장어는 바다가 고향이다. 번식을 위해 먼바다로 향하는 뱀장어는 눈과 꼬리가 큰 심해어 모습으로 바뀐다. 아무리 깊고 큰 호수라도 뱀장어가 산란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사례가 나왔다. 홍양기 중앙내수면연구소 박사(현 국립중앙과학관) 팀은 2017년 발표한 논문에서 소양호에서 등은 검은색, 복부는 진한 갈색으로 바뀐 후기 은뱀장어 1마리씩 채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 결과 겉모습과 달리 정작 생식소는 발달하지 못한 ‘유사 은뱀장어’였다. 홍 박사는 “댐에 고립된 뒤 생식소가 발달했다 바다로 가지 못하자 도로 흡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낮밤 수심 바꾸며 이동

첨단 관측장비를 이용해 뱀장어 이동의 비밀을 밝히는 연구도 잇따른다. 뱀장어 몸에 위성추적장치를 붙이는 연구가 활기를 띠면서 이들이 강하구에서 번식지까지 바다 밑바닥을 따라 이동하는 게 아니라 매일 수심을 바꾸며 유영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히구치 다카토시 등 일본 연구자들의 지난해 연구를 보면, 산란지인 마리아나 해저 산맥 근처에 놓아준 뱀장어는 낮에는 563∼885m 깊이에서 헤엄치다 해가 지면 좀 더 얕은 수심 182~411m로 올라와 이동했다.

알에서 깨어난 뱀장어 유생은 서쪽으로 흐르는 북적도 해류를 따라 이동하다 구로시오 해류를 만나면 북쪽으로 방향을 튼다. 최근 연구 결과 납작하던 댓잎뱀장어가 통통해지고 길이가 짧아지면서 스스로 헤엄치는 실뱀장어로 ‘변신’하는 지점은 대만 동쪽 해역으로 밝혀졌다. 

512 (5).jpg» 알에서 깨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뱀장어 유생(렙토세팔루스). 대만 동쪽에서 실뱀장어로 탈바꿈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일본 연구자들은 지난해 이곳에서 탈바꿈(변태) 중인 유생 28마리를 채집해 이를 확인했다. 또 이들 유생은 북적도 해류에서 구로시오 해류로 갈아타는 이제까지 알려진 경로 말고 대만 동쪽의 소용돌이 해역을 통해서도 동아시아로 확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륙붕에서 실뱀장어로 탈바꿈

조류에 떠밀려오던 뱀장어 유생은 대륙붕 근처에서 실뱀장어로 바뀌는 탈바꿈을 하는데, 이때부터 나침반을 가진 듯 지자기를 감지해 육지로 접근한다는 사실이 유럽과 동아시아뱀장어에서 각각 2017년 확인됐다. 실뱀장어는 육지로 방위를 맞추고 밀물 때는 물살을 타고, 썰물 때는 바닥에 붙어 물살을 거스르며 육지로 향했다.

512 (6).jpg» 동아시아에서 뱀장어 서식지는 1970∼2010년 사이 77%가 사라졌다. 실뱀장어 소상률은 90% 이상 줄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2008년 부터 동아시아뱀장어의 멸종위기 등급을 ‘위험’으로 유지하고 있다. 오픈 케이지,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뱀장어는 2017년 3015억원 규모인 1만1000t을 생산해 넙치 다음으로 중요한 양식 어종이다. 현재의 양식은 자연산 실뱀장어를 잡거나 수입해 기르는 방식인데,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포획량과 수입량이 모두 급격히 줄고 있다. ‘완전 양식’ 기술이 개발됐다지만 아직 분양할 단계는 아니다. 

가장 앞선 일본도 연간 1500마리의 새끼 뱀장어를 생산하는 수준이다. 양식기술 개발에 참여해 온 김신권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종묘 대량생산이라면 연간 1만 마리 수준은 돼야 한다”며 “이 기술은 아직 실험실 단계”라고 말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자연적인 뱀장어의 번식과 성장 환경을 양식장에서 고스란히 재현하는 일이다. 김 박사는 “무엇보다 잘 성숙된 알 확보와 새끼들이 먹을 사료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성장 과정 아직 100% 몰라

뱀장어가 산란지인 해저 산맥까지 가면서 성숙하는 과정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호르몬 주사를 놓아 산란을 유도한다. 당연히 자연적 성숙과는 거리가 있다. 

어린 뱀장어 먹이 조달도 큰 문제다. 갓 태어난 새끼의 사망률이 매우 높고 척추가 휘는 등 기형도 많다. 김 박사는 “애초 상어 간을 먹이로 썼지만 최근엔 ‘바다 눈’과 성분이 비슷한 먹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 눈’은 죽은 플랑크톤 등 유기물이 뭉쳐 눈처럼 심해로 가라앉는 물질로, 갓 태어난 뱀장어의 먹이로 추정되고 있다.

뱀장어 생태 전문가인 황선도 해양생물자원관 관장은 “자연을 흉내 내려면 먼저 충분히 알아야 한다”며 생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설사 완전 양식으로 뱀장어 종묘의 대량생산이 이뤄지더라도 생물 다양성, 비용, 안전성, 맛 등 심미적 요인 등을 고려하면 자연적인 뱀장어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