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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30일 금요일

진천규 기자, 북 주민들 개성공단에 분노

진천규 기자, 북 주민들 개성공단에 분노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3/31 [02:4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진천규 기자는 부산에서 북-미 간의 군사적 긴장이 팽팽하던 지난 해 말, 20일 간 인천에서 심양, 단둥을 거쳐 신의주로 평양으로 방북 취재를 다녀온 바 있다.     ©자주시보, 박한균 기자

지난해 말 평양을 방문취재하고 온 진천규 기자를 만나 북의 동향에 대해 들어볼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진 기자는 북 주민들이 남측과의 경협에 대해 큰 실망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개성공단의 성공을 위해 노동력과 땅 등을 거의 무료로 지원해주다시피 했지만 남측 언론들과 반북 수구세력들은 무슨 큰 돈이라도 북에 지원하는 것처럼 꼴불견 생색내기에 핵개발 자금이요 뭐요 하면서 쩍하면 개성공단 문을 닫네 마네 하더니 결국 북에서 하지도 않은 천안함 격침을 이유로 개성공단 문을 닫아버린 남녘의 처사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북은 해외에 노동력을 파견하면 그 나라의 월급을 다 받는다. 중국 현지에 가서 취재해보니 북은 식단표에 하루 계란 몇 알까지도 구체적으로 요구하여 다 관철시켰다. 그래도 워낙 일사분란하게 일을 잘하고 속썩이는 일이 없어 중국 기업들이 서로 북 근로자를 고용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한달에 10만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개성공단을 위해 북 주민들이 헌신해온 것은 순전히 어려운 남측의 중소기업가들과 그 기업에서 먹고 사는 남녘동포들을 위한 사랑의 마음 때문이었다. 결국 남측은 개성공단에서 받은 배려와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 것이다.

실제 중국에 투자했다가 망해나자빠진 많은 남녘의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투자하여 2-3년만에 빌딩을 사고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그런 중소기업들이 북측에서 월급을 좀 올리자고 했을 때 '그러면 남는 것이 없게 되니 어쩌니' 하면서 우는 소리를 치는 것을 보고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가장 한심한 태도는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인 외화로 핵개발을 했다는 언론과 반북 보수세력들의 주장이었다. 그래 개성공단 폐쇄되어 핵개발이 중단되었던가. 오히려 수소폭탄이 만들어져 지구를 뒤흔들었다. 

개성공단은 북이 남측과 가장 가까운 군부대를 후방으로 철수하는 등 전략적 요충지까지 내주고 북의 성실한 근로자들을 거의 무료로 지원하다시피 해서 남과 북이 힘을 합치면 잘 살 수 있다는 '우리민족끼리'의 꿈을 키워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북에 무슨 큰 시혜라도 베푸는 양 꼴값을 떨다가 결국 문을 닫아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천안함 격침이 북의 소행이라는 억지 근거를 내세워 그런 망동을 부렸다. 양식이 있는 수많은 과학자들과 천안함을 건져올린 인양업체 대표가 폭발 증거라고는 발견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도 이런 사람들을 협박하고 탄압해왔다. 최근 KBS '추적60분'에서도 이것이 명백히 증명되었다.

지금 남녘은 청년실업문제, 가계부채문제,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로 경제 상황이 말이 아니다. 미국 달러가 오르니 금리까지 올라 역전세난에 깡통아파트까지 속출하고 있다. 대기업도 중국의 사드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답은 남북경협뿐이며 북을 통해 대륙으로 진출하는 길밖에 없다는 주장이 대기업 경제연구소에서도 숱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남북경협에 대한 이런 시혜적 태도를 버리지 못한다면, 나아가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북적대시정책을 근본적으로 철폐하지 않는 한 남북경협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북의 좋은 점을 있는 그대로 보도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제작 반포요 뭐요 하며 감옥으로 끌고 가면서 무슨 경제협력사업을 한단 말인가. 지금도 본지 이용섭 기자는 국가보안법 상 찬양고무죄 위반으로 동부구치소에서 징역살이를 하고 있다.

북중정상회담은 북중경제교류협력 사업의 폭발적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북이 언제까지 세계로 진출할 기회를 포기하면서 남녘을 기다려줄 수는 없을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북일정상회담에서 북과의 교류협력사업추진을 타진할 것이 자명하다. 이대로 가면 남측만 배제되어 대륙으로 진출할 수 없는 철조망에 갇힌 섬으로 전락할 것이다. 스스로 철조망에 목을 매다는 꼴이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고위급회담에서 의제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하는데 통일부 장관 입과 언론에서는 그 무슨 비핵화 논의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란 말만 나오고 있을 뿐 남북교류협력, 남북통일에 대한 의제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북의 핵은 남측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 핵위협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풀어야될 문제라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그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언정 그것을 핵심의제로 삼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남북정상회담의 본령은 남북관계의 확고부동한 발전전망을 밝히는 것으로 되어야 한다.

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심으로 완전히 일심단결되어 있어 북 주민들이 남북경협에 아무리 실망했다고 해도 북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과거를 덮고 다시 하자고 하면 다시 일터로 달려나올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동포들에게 그런 실망과 분노를 안긴다는 것이 동포에 대해 얼마나 죄스런 일인가. 

문재인 정부가 부디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지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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