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기에 가면 ⑥]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과 바람의 언덕
▲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매년 3월 중순 경과 9월 중순 경, 해금강과 사자바위 사이로 해가 뜬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일출을 볼 수 없다. | |
ⓒ 홍윤호 |
타이밍을 잡아라,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해금강' 하면 금강산의 해안 절경 '해금강'이 원조인데, 남한 땅에서는 '해금강' 하면 경남 거제 해금강을 가리킨다. 사방이 온통 기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이 살 수 없는 작은 섬이라 보통 유람선을 타고 접근하는 곳이다. 해금강과 외도를 연계하는 유람선 코스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오는 대표적인 해상 관광 코스라서 일년 내내 호황이다.
그런데 이 거제 해금강 앞 갈곶 부두쪽에서 사자바위 방향으로 사람들이 특별하게 몰리는 시기가 있다. 매년 3월 중순과 9월 중순.
매년 3월 5일 경부터 3월 15일 경까지 해금강과 사자바위 사이로 뜨는 해를 찍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진 찍는 이들이 몰려든다. 거제시 지역민들 중에는 아침 일출을 보고 출근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해는 매일 같은 지점에서 뜨는 것이 아니다. 지구의 공전 때문에 해 뜨는 지점이 겨울로 갈수록 남쪽에서 뜨고, 여름으로 갈수록 북쪽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갈곶 앞바다에는 동쪽에 해금강 바위섬이 버티고 있어 평상시에는 바다 위로 뜨는 해를 볼 수 없다. 다만 해금강이 끝나는 지점과 사자바위 사이에 수평선이 보이는 좁은 공간이 있어 연중 특정 시기에만 이 두 바위 사이의 바다로 뜨는 해를 볼 수 있다. 그 때가 바로 3월 중순과 9월 중순이다.
그러다보니 약 10여 일간의 타이밍에 멋진 풍경을 보거나 담으려는 사람들 덕분에 평일이라도 거의 200~300여 명의 인파가 몰린다. 물론 날이 맑다는 예보가 있는 날에 한해서다. 비 오는 날에는 썰렁하다.
일단 날이 좋다는 예보가 뜨면 1월 1일도 아닌 평일에 다 어디서 온 인파인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 알려진, 사진 촬영의 명당자리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해 뜨기 한참 전인 새벽부터 전쟁터가 된다.
해는 매일 같은 지점에서 뜨는 것이 아니다. 지구의 공전 때문에 해 뜨는 지점이 겨울로 갈수록 남쪽에서 뜨고, 여름으로 갈수록 북쪽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갈곶 앞바다에는 동쪽에 해금강 바위섬이 버티고 있어 평상시에는 바다 위로 뜨는 해를 볼 수 없다. 다만 해금강이 끝나는 지점과 사자바위 사이에 수평선이 보이는 좁은 공간이 있어 연중 특정 시기에만 이 두 바위 사이의 바다로 뜨는 해를 볼 수 있다. 그 때가 바로 3월 중순과 9월 중순이다.
그러다보니 약 10여 일간의 타이밍에 멋진 풍경을 보거나 담으려는 사람들 덕분에 평일이라도 거의 200~300여 명의 인파가 몰린다. 물론 날이 맑다는 예보가 있는 날에 한해서다. 비 오는 날에는 썰렁하다.
일단 날이 좋다는 예보가 뜨면 1월 1일도 아닌 평일에 다 어디서 온 인파인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 알려진, 사진 촬영의 명당자리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해 뜨기 한참 전인 새벽부터 전쟁터가 된다.
▲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조금 멀리서 본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장면이다. | |
ⓒ 홍윤호 |
일출 시간이 되어갈수록 사람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 속에 때를 기다린다. 갈수록 조용해진다. 그러다 사자바위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강렬한 붉은빛을 발산하며 바다 위로 몸을 내미는 순간부터 연속적인 셔터 소리가 정적을 깨고,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창공을 가른다.
"어허, 어허!"
자기 앞을 가로막는 사람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도처에서 들린다. 입술 사이로 웃음이 나온다. 그럴 만도 하다. 이거 놓치면 2~3일 안에 다시 오거나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누가 가장 먼저 발견했는지 몰라도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은 정말 장관이다.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가 한꺼번에 "꽝" 때리는 듯한 울림이 하늘과 바다, 사람들의 심장에 강한 반동을 준다. 특히, 양쪽 바위에서 뜨는 해를 영접하는 듯한 모양새가 참 멋지다.
그러다 해가 어느 정도 떠오르면 사람들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 속도도 경이롭다. 32배속 썰물 같다. 해가 뜬 해금강은 한동안 조용한 정적 속에 잠긴다.
반면, 해금강 주차장에 오면 사람들의 영웅담, 경험담이 와글거리며 허공을 떠돌고, 이들을 겨냥한 식당들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아침 식사를 차려낸다. 식당들은 매년 겪어서 그런지 알아서 식사 준비를 마치고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맘때 평일이면 거제 해금강은 이미 아침 8시 전에 하루가 끝난다. 아침 손님이 밀물처럼 들어와서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 그 다음부터는 온종일 조용하다.
▲ 거제 해금강 전경 갈곶 언덕 위에서 바라본 해금강. 평범한 작은 바위섬이지만, 가까이에서 볼수록 절경이다. 사진에서 왼쪽 끝이 사자바위다. | |
ⓒ 홍윤호 |
유람선으로 보는 거제 해금강
우리나라 자연의 자존심 금강산, 이 금강산의 해안 쪽 절경을 해금강이라 하는데, 이 해금강만큼 아름다운 풍경이라 하여 해금강의 이름을 달고 있는 곳들이 두 곳 있다. 거제 해금강과 추암 해금강. 동해시 추암 해금강도 드물게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흔히 해금강 하면 바로 거제 해금강을 가리킨다.
거제 해금강은 이미 1971년에 명승 제 2호로 지정된 오래 된 여행지이지만, 거제도에서는 여전히 가장 유명하고 지명도가 높은 여행지이다. 해금강 자체의 경치도 멋지지만, 해금강으로 가는 해안도로와 진입로의 풍경도 아름다워 사계절 사람들이 찾는다.
▲ 거제 해금강 기암 유람선으로 해금강을 한바퀴 돌면 이같은 기암의 풍경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 |
ⓒ 홍윤호 |
해금강은 본래 갈도(칡섬)라고 불리는 작은 섬이지만, 섬 자체가 기암절벽의 해안으로 이루어져 금강산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해금강이라고 불리어왔다.
따라서 거제 해금강은 육지에서가 아닌, 해금강을 바라보는 갈곶에서 유람선을 타고 접근해야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보통 외도와 연결해서 같이 보는 코스가 일반적이며, 장승포항을 비롯한 거제도 동부의 여러 항구에서 유람선이 출발한다.
해안에서 보면 그저 하늘을 향해 둥그스름하게 솟아 오른 방패 모양의 작은 섬에 불과하지만, 유람선으로 접근하면 부처바위, 사자바위, 촛대바위, 신랑·신부바위, 만물상 등의 기암을 볼 수 있으며, 십자동굴에 배가 들어가 절벽을 올려다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십자동굴에 들어가는 것이 백미이지만, 파도가 높으면 들어가지 못한다. 만약 십자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배를 멈추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날씨가 좋은 날, 특히 주말과 공휴일에는 해금강 주변에 많은 유람선들이 오고간다. 해상에서 교통 체증을 빚는 경우도 있다. 이에 경쟁을 의식한 듯 유람선 선장들은 저마다 베테랑임을 뽐내며 구수한 말투로 해금강에 대하여 열심히 설명한다. 이 설명을 듣는 재미도 있다.
▲ 해금강 십자동굴 유람선으로 십자동굴 안에 들어가 바라보는 모습이 멋지다. 단, 파도가 높지 않아야 들어갈 수 있다. | |
ⓒ 홍윤호 |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도 들러 가자
거제 해금강 가는 길에는 육지가 사람의 목처럼 좁아지며 양쪽 해안이 모두 보이는 지점이 있는데, 왼쪽이 바람의 언덕, 오른쪽이 신선대이다.
바람의 언덕은 최근 10년간 거제도에서 이른바 가장 '뜬' 여행지이다. 인근 거제해금강이 유람선을 매개로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언제든 접근하기 쉬운 바람의 언덕이 인기이다. 아마도 각종 드라마, 영화와 CF에 나왔기 때문인 것 같은데,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기암절벽과 인공 구조물이 조화를 이룬 덕택인 듯하다.
▲ 바람의 언덕 풍차 해금강 가는 길, 요즘 잘 알려진 바람의 언덕 위 풍차의 모습이 하늘과 바다에 어울린다. | |
ⓒ 홍윤호 |
도장포마을 위에 자리한 바람의 언덕은 말 그대로 바람이 많은 언덕으로, 완만한 언덕길을 내려가며 바다를 한눈에 전망하는 곳이다. 멀리 학동과 구조라를 연결하는 거제도 동부 해안 전체가 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대단히 빼어나다.
언덕에 기세 좋게 자리 잡은 풍차는 그림 같은 바다와 어울린 이곳의 명물이다. 풍차 아래로 낭만적인 산책길이 잔디밭과 어우러져 푸른 바다를 한 아름 가득 안고 있다. 그 아래 도장포 항구조차 일부러 만들어놓은 세트처럼 아기자기한 풍경이다.
신선대는 바람의 언덕이 있는 도장포마을 맞은편 해안 쪽에 있는데, 나무 데크길이 나 있어 누구나 천천히 걸어내려 갔다 올 수 있다. 신선대는 층층이 퇴적암을 겹쳐 쌓아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경사진 형태로 바다 옆 거대한 기암군을 이루고 있다. 금강산에서 하나 뚝 떼어온 수석 같이 빼어난 모습이다.
이 신선대 위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등 돌리고 있는 청년의 모습을 보았는데, 그 자체로 분위기가 있었다. 누구라도 그 지점에 서서 뒷모습을 보이면 신선대 풍경의 한 점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신선대 아래쪽에는 까맣고 동글동글한 몽돌이 깔린 함목해수욕장이 있다. 여름 해수욕보다는 봄, 가을의 가벼운 산책에 더 어울리는 해안이다.
▲ 신선대 바람의 언덕 반대편에는 싢선대가 있다. 거대한 기암이 금강산에서 수석 하나 잘라온 듯한 느낌의 비경이다. | |
ⓒ 홍윤호 |
이 일대를 돌아보면서 느낀 점 하나. 신선대에서 해금강까지 바다를 따라 걸어갈 수 있는 해안길을 따로 조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로를 따라 걸어봤는데, 저 아래 바다로 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바닷길 이름은? '바다와 바람의 길'이라고 하면 어떨까.
여행 정보
- 해금강 입구 주차장은 100대 이상 수용, 주차료 없음
- 해금강이 보이는 갈곶항에서 해금강 유람선이 뜬다. 평일에 3회, 주말에 4회 운행(구조라, 도장포, 지세포, 장승포항 일대에서도 외도와 해금강을 연결하는 유람선이 뜬다). 주말에 갈 경우 사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또 유람선을 타도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하니 챙겨갈 것.
해금강유람선 : 055-633-1352(www.hggtour.net)
도장포선착장 : 055-632-8787
장승포 유람선(여기가 가장 규모가 큼) : 1688-8788(www.oedoticket.com)
- 해금강 입구에 횟집촌이 있다. 꽤 여러 집이 있는데, 집집마다 회 맛이나 나오는 반찬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식사하겠다면 현장에서 보고 마음에 드는 집에 들어가면 된다. 해금강이 보이는 갈곶에 호텔, 모텔, 펜션, 민박들이 있고, 해금강 들어가는 길에 몇몇 펜션이 있어 숙박하기에 불편함은 없다.
▲ 바람의 언덕 거제도 바람의 언덕이 푸른 하늘과 바다와 어울려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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