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읍 인근 성산포대에서 김천 혁신도시 인근 롯데골프장으로 사드 최적지가 변했다. “성주군민들의 투쟁으로 쫓아낸 사드가 김천으로 날아왔다. 김천이 우습게 보이나? 김천을 만만하게 보다간 큰 코 다칠 것” 김대성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주먹을 굳게 쥐었다.
김천 사드철회 투쟁을 성주와 비교해 본다.
성주촛불 7월13일부터, 김천촛불 8월22일부터
김천은 8월22일부터 사드반대 촛불을 들었다. 처음엔 김천민주단체협의회가 시작했다. 박보생 시장이 사드반대 김천투쟁위를 결성하면서 촛불은 투쟁위가 주관했다. 9월 들어서는 시민대책위가 촛불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천역에서 진행되는 사드철회 촛불은 1천여 명을 유지해 오다 국방부의 3부지 발표 후, 5백여 명이 더 늘어났다. 롯데골프장 바로 밑인 농소면과 혁신도시로 꾸려진 율곡면 주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최근 남면 주민들이 합세하고, 김천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져 촛불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율곡과 농소면에서는 매일 7시 관광버스가 주민들을 태우고 김천역으로 향한다. 매일 진행되는 김천 촛불의 마지막 순서는 언제나 ‘교육’과 ‘공지사항’ 전달이다. 이 시간을 통해 사드를 공부하고, 투쟁 방향과 행동지침을 전달받는다.
성주에 카톡방 ‘1318+’가 있다면 김천엔 ‘시민 밴드’가 있다.
김천역 촛불 광장과 네이버 밴드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는 시민들의 소통을 책임지는 양대 축이다. 2500명이 넘는 회원을 두고 있는 ‘시민밴드’는 ‘1318+’에 비해 생동감은 떨어지지만, 현안에 대한 밀도 있는 토론을 보장하는 데서는 강점이 있다.
사드철회 성주투쟁위와 사드철회 김천시민대책위
제3부지가 거론되자, 성주투쟁위에서 일부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빠져 나가 한 차례 내홍을 겪었다. 김천투쟁위도 촛불을 지속할 기획력과 재정이 바닥나자 슬그머니 뒤로 물러났다. 성주가 투쟁위원장을 새롭게 인선하면서 대오를 정비했던 것처럼, 김천도 시민대책위로 투쟁기구를 새롭게 구축했다.
김항곤 성주군수와 박보생 김천시장
5만 군민을 대표해 성산포대 사드배치를 막겠다던 김항곤 군수는 제3부지가 거론되자 사드 찬성으로 돌아섰다. 반면 박보생 시장은 “15만 김천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내 손으로 지킨다. 성주가 뱉어 논 것을 김천이 주어먹을 수는 없다. 염속산이면 몰라도, 롯데골프장은 절대 안된다”고 주장해 왔다. 이로서 김 군수와 달리 박 시장은 출구가 사라졌다. 이 지역에서 차기 국회의원직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박 시장은 사드철회 투쟁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처지가 돼버렸다.
김천 사드철회 투쟁엔 원불교가 있다.
롯데골프장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원불교 성지가 있다. 이곳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성지 이전은 불가피 해진다. 원불교는 지난 시기 훈련터를 육군 계룡대에 빼앗겼고, 한남동 수도원터는 미군부대에 양보했다. 그러나 이곳 ‘달뫼 성지’에는 원불교에서 법모로 모시는 정산종주의 생가가 있다. 정산종주가 롯데골프장이 있는 이곳 ‘달뫼’에서 탄생하고, 성장했으며, 도를 구하기 위해 기도를 드렸다. 원불교는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어도 여한이 없다)의 각오로 성지를 지키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사드반대 성지수호 원불교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매일 국방부 앞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각기도를 올리고, 오후 7시에는 촛불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1일 사드철회 3주체(성주, 김천, 원불교)가 서울에 모인다.
성주투쟁위, 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비상대책위는 스스로를 사드철회 3주체라 부른다. 이들은 오는 11일 서울 종각에 모인다. 이날 오후 2시에 원불교는 5대종단과 함께 기도의식을 진행하고, 성주와 김천 주민들은 미대사관에 항의서를 전달한다. 오후3시 3주체가 종각에 모여 사드 철회를 위한 평화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대회 규모는 1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골프장과는 아직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
성산포대는 이미 군사기지였기 때문에 부지를 수용하거나 정비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롯데골프장은 사정이 다르다. 협상을 해봐야겠지만, 부지 인수비용만 7천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국방부는 롯데 측과 사전협의도 없이 덜컹 부지부터 발표해버린 상태라 협상과정에서 롯데 측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성주와 김천의 사드 반대 투쟁은 다른 듯 닮았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미국 사드 필요없다’는 구호가 성주에도, 김천에도, 원불교에서도 울려퍼지고 있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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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5일 수요일
사드야, 김천이 만만해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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