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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0일 목요일

제48차 SCM, 미국 정부 입장만 재확인 구체적 합의없어

한.미, 전략무기 상시순환배치 '공염불'제48차 SCM, 미국 정부 입장만 재확인 구체적 합의없어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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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1  10: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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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구 국방장관과 애쉬튼 카터 미 국방장관이 20일(현지시각) 미 워싱턴D.C에서 제4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국방부의 설명과 달리 미 전략무기 한반도 상시순환배치는 문구에서 빠졌다. [사진출처-미 국방부]
한국과 미국 국방부가 20일(현지시각) 북한의 핵실험 등에 대응해 미국의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순환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미 해군 훈련 강화와 대북 강경메시지만 명시됐을 뿐이다. 한국 정부의 희망은 '공염불'로 그쳤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애쉬튼 카터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제4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41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이 열렸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한.미 외교국방 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틀 속에서, 북한이 동맹의 결의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못하도록 확장억제 능력을 보다 더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방안들을 검토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조치는 미국 전략무기 한반도 상시순환배치를 지칭한다. 당초 국방부는 공동성명에 명문화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정작 공동성명에는 해당 문구가 빠졌다. 본 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것.
국방부의 설명만 믿은 국내 언론들은 SCM 발표 직후,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랜서,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 장거리폭격기 B-52, F-22스텔스전투기, 이지스구축함 등의 한반도 순환배치가 현실화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공동성명은 "한반도에 배치된 전력과 세계 전역에서 가용한 전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방위한다는 미합중국의 단호하고 확고한 공약을 재강조했다. 주한미군의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강조하였다"라는 카터 장관의 입장이 담겼다.
또한, "미 합중국의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강화할 것이라는 미합중국의 지속적인 공약을 재확인하였다"고만 밝혀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대신 "한민구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 후 미 전략자산의 수 차례 한반도 전개, 올해 초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측의 B-52, 지상기반요격체(GBI) 발사시설, 미니트맨III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현 등이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제고하였다고 평가하였다"는 한국의 희망사항만 담겼다.
이는 한국 정부가 꾸준히 요구한 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배치는 물론, 상시순환배치 마저도 미국 측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미국 측은 기존 방식대로 무력시위성 전략무기 한반도 출격 입장을 고수한 셈.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민구 장관은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를 포함해 앞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말한 데 반해, 카터 장관은 "우리 확장억제 능력은 굉장히 강력하다. 모든 미군능력을 다 포함한다. 강력하고 준비되어 있다"고 해 추가 논의 가능여부도 불투명하다.
앞서 윤병세 외교장관이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이후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상시배치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국방장관회의(SCM)에서 협의가 예상된다. 구체적인 말을 삼가겠다"고 한 발언도 공허해졌다.
  
▲ 한.미 국방장관이 SCM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미 국방부]
한.미는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해양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해군간 협력을 증진하기로 결정했다. "연합탄도미사일 방어, 대잠전 연습 등 한.미 해군훈련의 범위와 시행을 확대하고 참모협조를 강화하여 정보공유를 활성화해 나가는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검토해 나가라고 하였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한 장관은 "북한 SLBM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 해군 협력이 더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며 "여러가지 한.미.일 안보협력 차원에서 관련 정보공유나 이런 것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북한 신형잠수함 건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악화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두고, "오직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방어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였다. 배치절차의 지체없는 진행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였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그리고 탐지, 교란, 파괴, 방어를 가리키는 4D작전개념 이행지침의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과 절차를 지속발전시키고, 북한의 주요 위협에 대한 억제의 맞춤화를 달성하고 억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억제 관련 사안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한.미가 합의했다.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해서는 지난 6월 실시된 미사일 경보훈련의 의미에 무게를 두고, "실질적인 국방협력을 계속 증진해야 할 필요성을 재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제48차 SCM은 5차 북핵실험 이후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열린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한국 정부의 바람과 달리 미국 정부의 대 한반도 안보공약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북한의 전례없는 수준의 핵 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는 역내 불안정화를 야기하고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하였다"는 공동성명 문구만 한국 정부가 거둔 성과이다.
양국은 "제48차 SCM과 제41차 MCM에서의 논의가 한미동맹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양국 국방관계가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으며, 오는 제49차 SCM은 2017년 서울에서 상호 편리한 시기에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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