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복지하면 게을러져? 국민을 개돼지로..."
▲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기획·진행한 '청년배당을 이야기하다'라는 토크쇼에서 이재명 시장이 청년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
ⓒ 고강선 |
▲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기획·진행한 '청년배당을 이야기하다'라는 토크쇼에서 이재명 시장과 청년들이 커피숍에서 만나 청년배당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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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어요. 라면을 많이 먹는데, (청년배당 덕분에)달걀을 넣은 영양가 있는 라면을 먹게 됐죠. 맛 김치 반찬도 먹게 됐고요. 강아지 간식도 사주고."
-김혜미(여, 학교 밖 교육공동체 디딤돌학교 활동가)-
"제가 버는 돈은 우리 집 빚 갚는데 거의 다 나가요. 살기가 어려워 공부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 공무원 시험 교재 사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지승찬(남, 성남시 행정 도우미)-
"군대 있을 때 엄마하고 통화하는데, '나한테 돈이 나왔다'고 해서 '(성남시가)미쳤냐'고 했어요. 그런데 알아보니 정말로...요리 전문 책 샀어요. 부대에 가지고 가서 공부했어요."
-설창환(남, 휴학생)-
"아기 키우면서 생활비로 썼어요. 반찬거리도 사고 그랬는데, 보너스 받은 느낌이었어요."
-강선영(여, 주부)-
"토익책도 사고, 엄마 생신에 맛있는 것도 먹고, 나머지는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
-안학수(남, 학생)-
"백수로 오래 지내서 주머니가 가볍다는 핑계로 공부를 미루고 있었어요. 어머니한테 드리고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학원교재 사주고 학원비도 주셨어요."
-전기수(남, 회사원)-
-강선영(여, 주부)-
"토익책도 사고, 엄마 생신에 맛있는 것도 먹고, 나머지는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
-안학수(남, 학생)-
"백수로 오래 지내서 주머니가 가볍다는 핑계로 공부를 미루고 있었어요. 어머니한테 드리고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학원교재 사주고 학원비도 주셨어요."
-전기수(남, 회사원)-
▲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기획·진행한 '청년배당을 이야기하다'라는 토크쇼에서 이재명 시장과 청년들이 커피숍에서 만나 청년배당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재명 시장과 커피숍 결의를 맺은 전기수 청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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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기획·진행한 '청년배당을 이야기하다'라는 토크쇼에서 이재명 시장과 청년들이 커피숍에서 만나 청년배당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를 마친 뒤 참석자들이 '청년배당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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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배당으로 내 인생이 엄청 바뀌진 않겠지만"
올해 청년배당을 받은 청년들 말이다. 이렇듯, 이재명 시장이 정부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성남에 사는 24살 청년에게 지급한 '청년배당'은 청년들에게 유용했다.
청년들은 올해 청년배당 마지막 지급일(4분기)인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기획·진행한 '청년배당을 이야기하다'라는 토크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시장과 청년이 커피숍에서 만나 청년배당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기자는 사회자였다.
올해 청년배당을 받은 청년 6명, 더 나은 청년들 삶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 활동가 2명이 참석, 이 시장과 1시간 동안 거리낌 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 장면은, 이재명 시장 페이스북 계정으로 생중계됐다.
청년답게 인사부터 발랄했다. 이 시장과 하이파이브를 한 청년도 있고 포옹을 한 청년도 있다. 반면, 수줍은 듯 두 손으로 살며시 이 시장 손을 잡은 청년도 있다. 전기수씨는 "또래끼리 이야기할 때 '우리 재명이 형 짱!'이라고 한 적이 있다"고 말해 즉석에서 이 시장과 '커피숍 결의'를 맺기도 했다. 의형제가 된 것이다.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18살에 집을 나와 힘든 삶을 꾸려가는 김혜미(여)씨와 기초 생활수급자 어머니와 함께 사는 장애인 행정 도우미 지승찬(남)씨 사연이 소개될 때는 분위기가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김씨는 현재 사이버 대학에 다니며 학교 밖 아이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부모한테 받지 못한 용돈을 동사무소에서 줘서 참 기뻤다. 이 돈으로 제 인생이 엄청 변하진 않겠지만, 비쩍 마른 애완견 대박이 간식도 사주고 삶에 지쳐 혼자 술 한 잔 할 때 소주에 김 안주보다 영양가 있는 안주를 곁들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참 마음 아픈 사연인데, 혜미씨는 이 사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활짝 웃는 낯으로 이야기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 고생 참 많이 했고, 지금도 고생 많은 것 같다. 이런 힘든 환경에서 학교 밖 아이들 지도하는 것을 보니 참 훌륭한 분"이라고 혜미씨를 격려했다. "저도 초등학교 마친 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공장에 가서 일해야 했다"라는 말로 위로해 주기도 했다.
이어 이 시장은 "청년들에게 50만 원, 100만 원 주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지적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편하게 살기에 이 돈 때문에 죽음까지 생각하는 사람들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라고 꼬집었다.
▲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기획·진행한 '청년배당을 이야기하다'라는 토크쇼에서 이재명 시장과 청년들이 커피숍에서 만나 청년배당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 오른쪽부터 지승찬, 설창환,한동훈, 전기수, 이재명 시장 | |
ⓒ 권영헌 |
▲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기획·진행한 '청년배당을 이야기하다'라는 토크쇼에서 이재명 시장과 청년들이 커피숍에서 만나 청년배당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 오른쪽부터 안학수, 강선영,김혜미씨 | |
ⓒ 고강선 |
"청년배당 지급할 때는 재래시장 매출이 올라"
"당당한 국가 구성원이고, 현재 취업 문제 등으로 가장 취약한 세대인데도 청년들은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합니다. 이런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지역 골목 상권도 살려보기 위해 도입한 게 청년배당입니다. 그래서 현금을 주지 않고 재래시장 같은 데서 쓸 수 있는 상품권으로 지급합니다. 실제로, 청년배당 지급할 때는 재래시장 매출이 올라갑니다.
사회 구성원에게 조건 없이 혜택을 주는 '기본소득'이 전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관심이 없습니다. 이것을 대한민국의 어젠더 (agenda, 의제)로 만들자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사실 '복지 포퓰리즘, 예산 낭비' 등, 이런 욕 먹을 각오하고 한 일인데, 비난보다 칭찬이 더 많습니다. 대성공입니다."
청년배당에 관한 이재명 시장 설명이다. 곧바로 '밥 세 끼 먹기 힘들 때만큼 (청년들이) 힘들지는 않은데, 굳이 청년배당을 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지적도 있는데?'라고 물었다.
"정부와 여당이 주로 그런 이야기 하는데, 이거 황당한 논리입니다. 옛날에는 세끼 먹기도 힘드니 세끼만 먹어도 잘 사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그러니, 변한 상황에서 판단해야 하죠. 대한민국이 현재 청년들이 결혼, 출산을 포기할 정도로 부족한가요? 대한민국 재원 총량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특정 소수가 너무 많이 차지해서 청년들이 힘들어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밥 세 끼 논리'를 들먹인다? 그러면 인간이 아닙니다. 집권당에서, '복지 많이 하면, 청년배당 하면 게을러 질 것'이라고 하는데, 이거 국민을 개·돼지로 보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저도 묻고 싶어요. 100만 원 받으면 게을러지시냐'고. 청년들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좀 더 나은 미래를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무엇인가 성과를 줘야 하고 그래야 대한민국도 발전합니다."
▲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기획·진행한 '청년배당을 이야기하다'라는 토크쇼에서 이재명 시장과 청년들이 커피숍에서 만나 청년배당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를 마친 뒤 참석자들이 '청년배당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
ⓒ 고강선 |
중년 배당을 대선 공약? 이재명 "국민 배당 도입해야"
이 시장은 기자가 '대선 출마 뜻을 밝혔는데, 중년 배당을 대선 공약으로 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청년배당 이야기하는데, 대선 이야기가 왜 나와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중년 배당이 아닌 전 국민 배당을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 번에 다 하면 조세 부담이 있으니 단계적으로 해야겠지요"라며,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다.
성남시는 애초에 올해 24살 된 청년에게 1년 동안 100만 원을 줄 계획이었다. 정부가 재정 페널티(교부금 삭감)를 주는 시행령까지 만들어 완강하게 반대해 절반만 지급했다. 성남시는 이 시행령에 대한 권한 쟁의를 청구했다. 나머지 절반은 승소하면 청년에게, 패소하면 재정 페널티에 충당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안학수씨는 "예정대로 100%가 지급됐으면 하숙비 보증금도 낼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 시장도 "(소송 등이) 끝나야 다 줄 수 있는데, (청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정부와 집권 여당이 광적으로 반대하는데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청년배당을 받은 청년과 이 시장의 대화를 끝까지 귀담아들은 청년활동가 유회중·한동훈 씨는 "부럽다,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회중씨는 "이렇게 다 만족하는데 정부가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성남 청년만 주지 말고 전 국민에게 주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 시장은 "정책은 돈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은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어 "성남 3대 복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도 1조 원, 전체 국가 예산의 450분의 1"이라며 "청년배당 등이 내년 대선의 중요 의제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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