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놈의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이라도 잡고 살아가려면 이것저것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역사공부(건국절), 병리학공부(메르스• 광우병), 지질학공부(지진), 화학공부(가습기살균제), 법의학공부(백남기농민)…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그래도 열심히 신문도 읽고, 인터넷도 찾아 보고, 가끔 책도 들여다 봐야 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관련 세미나나 심포지엄에도 얼씬거린다.
3일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기념 ‘사드와 동북아운명’ 심포지엄 행사(노무현재단 주최)는 사드에 관한 군사학, 국제정치학 공부다. 맨 마지막 ‘사드배치와 북핵문제’ 세션이 특히 관심을 끌어 유례없이 3백 석 청중석이 꽉 찼다. 사드에 관한 최고 권위자 시어도어 포스톨 교수(MIT대)와 리언 시걸 박사(미 사회과학연구원)가 주제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발표 내용을 동시통역으로도 다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첫째, 사드는 효과가 충분히 입증된 효과적인 무기체계가 아니다. 둘째, 사드같은 무기로 너무 몰아붙이면 러시아가 허드슨강 어귀에 핵잠수함을 배치할 수도 있다는 대목만은 명료하게 귀에 들어왔다. 사드 포대 두어 개를 더 들여 올 음모가 있다는 얘기도 얼핏 들은 것 같다.
한 마디로 사드배치는 대동강물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의 행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군산복합체가 한 불쌍한 나라를 상대로 아주 등골을 빼먹으려고 작심하고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드는 무기학이나 군사학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그렇게 제 이익 챙기기에 눈이 멀어 덜컥 사드를 들여오기로 한 박근혜가 이번에는 전쟁카드를 만지작거린다는 폭로가 나온다. 기꺼이 사드 사기를 공모해준 대가로 미국이 국지전 정도는 눈 감아 줄 지도 모르겠다.
한반도에 전쟁이 난다해서 모든 사람이 다 죽거나 불행해지는 건 아니다. 반드시 이득을 챙기는 내·외부의 어떤 놈들이 있기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고, 그래서 애먼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굶주리는 것이다.
아무리 역사공부, 병리학공부, 지질학공부, 화학공부, 법의학공부에 무기학공부, 군사학공부, 국제정치학공부에 매달려도 대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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