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기원 기자ok@vop.co.kr최종업데이트 2015-10-18 00:33:04이 기사는 현재 6479건 공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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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국정교과서 반대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학생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3신:오후 7시] [현장] ‘국정교과서’ 반대 촛불 “역사의 나침반을 되돌리지 마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염원하는 촛불이 주말 도심을 환하게 밝혔다.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17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촛불을 들고 정부에 국정교과서 중단을 촉구했다.
범국민대회가 끝나고 열린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500여명(주최측 추산) 시민들이 함께 했다.
17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국정교과서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역사쿠데타 멈춰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정의철 기자
대학생 이혜지(이화여대 사학과) 씨는 대표 발언을 통해 “국정교과서 문제로 우리나라 역사 나침반은 역행하고 있다”면서 “이 상황에 분노한 대학생들이 캠퍼스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이순신 동상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는 등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친일·독재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가 많은데 왜 정부는 이같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국정교과서를 추진하려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로 보고 올바른 미래로 나갈 수 있게 역행하는 역사의 나침반을 원래대로 되돌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상도중학교에 역사를 가르치는 이미숙 씨는 “정부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내용을 교과서로 만들어서 획일적인 내용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하고 있다”면서 “교사를 못 하는 일이 있어서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친일의 역사를 감추고 지우려는 것이 국정교과서의 본질”이라면서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의 역사는 발전하듯이 우리는 이를 막고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과 공연 등으로 진행된 촛불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계광장을 출발해 보신각, 서울시청 앞 전 국가위원회 건물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거리를 행진하며 “역사쿠데타 중단하라”, “박근혜 정권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행진 도중 대학생 150여명이 행진 대열에서 이탈해 종로3가 인근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7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국정교과서 반대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학생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466개 시민사회·역사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17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범국민대회를 열고 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2천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현 정권이 추진하려는 국정교과서를 ‘친일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교과서’ 규정하고, 국민의 힘을 모아 국정교과서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결의했다.
17일 서울 세종로 세종공원에서 열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국민대회에 참가한 중학생이 국정화를 반대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정의철 기자
이날 대회에서 시민사회 각계 대표들의 국정교과서 규탄발언이 이어졌다.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전국 곳곳에서 청소년, 대학생, 학부모, 시민들의 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면서 “이 모두가 유신독재 친일의 장본인이었던 박정희 딸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쿠데타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정의와 진실의 외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교과서는 교육과 헌법, 민주주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친일 세력을 미화한 역사가 아닌 독립운동과 민주화를 위해 피땀흘리며 싸운 순국선열들의 역사, 자본가의 역사가 아닌 전태일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사학자 이이화(78)씨는 “역사학자로서 지금까지 발행된 교과서를 전부 살펴봐도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주체사상의 내용 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온갖 거짓으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시도야 말로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폭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권이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의도는 516쿠데타와 유신을 미화하려는 조치”라면서 “국정교과서 반대 운동은 우리 후손들에게 올바른 세상을 살게하기 위한 민주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 신부는 “사람이라면 양쪽 눈으로 주변을 잘 살피고, 양쪽 귀로 주의깊게 듣고, 입으로 바른말을 해야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하나의 눈으로 보고 한쪽의 귀로 듣고, 하나의 입으로 거짓말만 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국민 앞으로 나와야 한다. 국민과 대화하지 않는 대통령이라면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중학생 권혁주(15·청운중2)군은 자신을 “2017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국정교과서를 처음 배우게 될 세대”라고 소개하며 “정부는 당사자인 학생에게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구한 적이 없다. 청소년들이 힘을 합쳐서 국정교과서를 막아내기 위한 행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나비네트워크’ 소속 정수연 씨는 “대학생들도 대자보를 붙이고, 거리로 나오면서 국정교과서를 막기위해 움직이고 있다”면서 “대학생들도 시민들과 연대해 국민들의 역사관을 통제하려는 국정교과서 시도를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은 향후 서명운동, 촛불문화제, SNS 반대운동 등을 통해 국정교과서 저지를 위한 시민행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17일 서울 세종로 세종공원에서 열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이 국정화를 반대하는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정의철 기자
[1신:오후 2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 청소년들은 거부합니다”
교복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영정을 든 청소년들이 1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로 나왔다. 청소년들은 ‘친일·독재 미화 국정교과서 반대’, ‘정부는 역사를 건드릴 권한이 없다’ 등의 문구가 쓰인 영정(피켓)을 들고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규탄했다.
이날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거리행동’에는 서울, 경기, 대구 등에서 모인 70여명의 초·중·고등학생들이 함께 했다.
국정화반대청소년행동 학생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청소년들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를 배울 수 없기에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교과서를 직접 배워야 하는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국정교과서를 막아내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거리행동에 참여한 서울 화곡고등학교 오병주(18)군은 “어른들은 공부나 하지 왜 집회에 참가하느냐고 혼을 내지만 우리의 행동이 학업과 직접 연관된 문제이기에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학생들의 거리행동이 시발점이 돼 다양한 역사관이 존중되는 교과서로 공부할 수 상황이 오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 영신여고 윤수진(18)양은 “우리는 학교에서 주체사상을 배운 적이 없다”고 반문하며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시도가 친일·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음모”라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이윤한별(13·수원창룡초)군은 “학생들은 자유롭게 생각할 권리가 있지만 정부는 하나만의 생각을 하라고 강요한다”면서 “학생들이 힘을 합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거리행동을 제안한 ‘국정교과서반대 청소년행동’은 향후 거리행동과 1인시위, 온라인선전전 등을 통해 국정교과서를 막기위한 청소년 행동을 전개하겠다는 행동계획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은 자유발언을 마치고 인사동을 출발해 청계광장을 거쳐 광화문 정부종합청사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국정화반대청소년행동 학생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정의철 기자
국정화반대청소년행동 학생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주장하며 행진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국정화반대청소년행동 학생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주치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집회에서 중학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정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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