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인리포트-영덕대게를 부탁해요!②]
'대게의 고장' 영덕에 대게가 사라진다면? 정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 영덕에 핵발전소 2~4기가 신설되면 방사능 오염과 온배수 배출로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상표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주민들은 11월 11일을 목표로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녹색당은 '영덕대게를 부탁해요!'라는 제목으로 '탈핵 응원글 보내기' 공동 캠페인을 진행한다. 또 영덕 핵발전소 계획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핵발전 사업의 거짓과 진실을 알리고 대안도 제시하는 현장-기획 기사도 내보낸다. [편집자말] |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던 어느 오후, 지하철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알려주는 전광판에 영덕군 홍보영상이 나온다.
"사랑海요, 영덕."
고려 왕건 때부터 이어온 천년의 맛. 영덕대게와 산송이, 황금은어. 순간, '아!'하는 탄식과 함께 며칠 전 다녀온 영덕의 모습이 겹쳐졌다. 지금 영덕은 그 천년의 맛을 지키려고 싸우고 있다.
2012년 9월, 정부는 영덕군 영덕읍과 축산면 등 일대를 핵발전소 예정구역으로 지정했다. 국내 전력수요가 계속 증가한다고 예측하면서 영덕에 150만kW급 핵발전소 4기 이상을 지으려는 것이다. 영덕 주민들은 오는 11월 11일 핵발전소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역 주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해진 핵발전소 건설 계획의 부당함에 맞서 정당하게 주민의사를 묻는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브랜드 가치 3관왕 '영덕 대게'
"사랑海요, 영덕."
고려 왕건 때부터 이어온 천년의 맛. 영덕대게와 산송이, 황금은어. 순간, '아!'하는 탄식과 함께 며칠 전 다녀온 영덕의 모습이 겹쳐졌다. 지금 영덕은 그 천년의 맛을 지키려고 싸우고 있다.
2012년 9월, 정부는 영덕군 영덕읍과 축산면 등 일대를 핵발전소 예정구역으로 지정했다. 국내 전력수요가 계속 증가한다고 예측하면서 영덕에 150만kW급 핵발전소 4기 이상을 지으려는 것이다. 영덕 주민들은 오는 11월 11일 핵발전소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역 주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해진 핵발전소 건설 계획의 부당함에 맞서 정당하게 주민의사를 묻는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브랜드 가치 3관왕 '영덕 대게'
- ▲ . ⓒ 남어진
정부와 한수원은 핵발전소 건설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핵발전소가 지어지면 '청정영덕'의 브랜드 가치는 추락한다. 핵발전소 지역에서 나는 대게와 송이를 찾는 사람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영덕대게는 대한민국 특산물 브랜드 3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수산물이다. 2009년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게 식당과 상점이 200여 개가 넘게 밀집되어 있는 영덕 강구항 일대는 매 주말 전국에서 2만∼3만 명이 찾으면서 1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 달에 40~50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영덕군 효도 상품이다.
송이 역시 영덕의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2014년도 전국의 송이 생산량은 93톤인데, 그 중 36%인 33톤이 영덕에서 생산될 정도다. 2014년 송이생산액은 48억 원으로 송이수매농가 1100가구당 약 4백여만 원의 농가 소득을 창출하였다. 그런데 영덕에 핵발전소가 지어진 뒤에도 이 가치가 지속될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로 영광에 있다.
영광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1986년부터 핵발전소가 가동된 영광군은 2005년 '원전이 우리지역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진행했다. 이 보고서 따르면 핵발전소는 지역 이미지 훼손에 따라 관광업과 농수산업이 영향을 받아 주민소득이 감소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사람이 51.8%인데 반해 긍정적으로 답한 사람은 15.9%에 그쳤다. 부정적인 영향으로 보는 요인은 지역 이미지 하락이 26.7%로 가장 높았고, 어획량 감소가 26.5%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농가소득의 감소를 가져왔다고 보는 주민이 66.3%, 어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주민은 79.2%, 관광객 유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주민은 49.4%에 달했다.
- ▲ . ⓒ 영광군
게다가 핵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다. 온배수는 핵발전소에서 발전기를 돌리고 난 증기를 식히고 배출되는 바닷물로 자연해수보다 수온이 높기 때문에 주변해역의 수온분포를 변화시켜 해양생태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온배수 취수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물고기알과 어린새끼, 조개알 등이 쓸려 들어간 뒤 대부분 죽어 나온다. 어패류의 수확량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산란생육장인 바다를 황폐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영광 핵발전소 인근에서는 1996년 이후 온배수 문제로 인한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방사능 영덕 대게, 먹으러 오실래요?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국내 핵발전소에 대한 사고나 고장, 비리 등에 대한 관심과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2013년에는 영광 지역 주민들이 영광핵발전소에서 일어나는 잦은 사고로 인해 지역 이미지가 외부에 부정적으로 비치는 이유로 발전소 이름을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영광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영광에서 생산되는 굴비, 모싯잎 송편, 천일염, 태양초 고추, 찰보리 등에 대해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판매량도 크게 감소해서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수원은 영광핵발전소는 한빛핵발전소로 지역명을 숨기게 되었다.
한편 해마다 영덕을 찾는 관광객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 815만 여명이었던 관광객은 2014년 무려 1300여 만 명으로 늘었다. 고래불이나 장사해수욕장, 주왕산국립공원 등 아름다운 볼거리 뿐 아니라, 봄철엔 대게로, 가을철엔 송이로, 여름철엔 온갖 과일로 풍성한 먹거리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핵발전소가 들어오면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영덕의 먹거리를 찾게 될까. 온배수로 오염된 영덕 대게와 방사능이 검출되는 송이를 이전처럼 비싼 값을 치르며 먹을 사람은 별로 없다. '청정 영덕'의 브랜드 가치는 말 그대로 청정한 자연환경과 먹거리에서 나온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은 '청정 영덕'의 브랜드 가치를 순식간에 추락시킬 수밖에 없다.
사랑海요, 영덕
대게는 바다의 품에서 태어나 자라고, 송이는 바다에서 오는 바람을 맞고 자라서 영덕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바닷가에 지어지는 핵발전소는 이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 보듯 뻔하다. 영덕군이 내건 홍보처럼 '영덕을 사랑海' 하려면, 바다에서 오는 먹거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다. 11월 11일 영덕 주민투표를 응원하면서, 청정영덕을 넘어 청정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핵발전소 신규건설을 막기 위한 응원글 쓰기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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