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들이 정치질?
'국정 반대' 여중생 "선동되지 않았다"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범국민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권우성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범국민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권우성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범국민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권우성
중학교 3학년생 김은솔(15)양이 촛불집회 무대에 올랐다. 은솔양은 '한 번이라도 제대로 현재 저희들 교과서를 읽어보셨나요? 국정교과서 거부합니다'라고 쓴 스케치북을 치켜들었다.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이후 은솔양의 발언에 더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은솔양은 "정부는 저희가 직접 배운 교과서가 좌편향됐다고 주장하는데, (스케치북 문구는) 저희 교과서를 보고, 진보언론과 보수언론을 같이 읽고 내린 제 판단이다. 저는 선동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은솔양은 일주일 전에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그때도 같은 스케치북을 가져왔다. '저희도 옳고 그름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라고 썼다. 은솔양이 스케치북을 든 모습은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부천여고 2학년생 김혜인(17)양도 큰 박수를 받았다. 교내 역사 국정교과서 찬반투표 결과를 담은 팻말을 소개했다.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혜인양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어린 학생이 역사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정치질을 하느냐'고 했다. 어른들에게 부탁한다. 우리의 권리를 막지 말아 주세요"라고 외쳤다.
은솔양은 "정부는 저희가 직접 배운 교과서가 좌편향됐다고 주장하는데, (스케치북 문구는) 저희 교과서를 보고, 진보언론과 보수언론을 같이 읽고 내린 제 판단이다. 저는 선동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은솔양은 일주일 전에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그때도 같은 스케치북을 가져왔다. '저희도 옳고 그름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라고 썼다. 은솔양이 스케치북을 든 모습은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부천여고 2학년생 김혜인(17)양도 큰 박수를 받았다. 교내 역사 국정교과서 찬반투표 결과를 담은 팻말을 소개했다.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혜인양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어린 학생이 역사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정치질을 하느냐'고 했다. 어른들에게 부탁한다. 우리의 권리를 막지 말아 주세요"라고 외쳤다.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범국민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권우성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범국민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권우성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권우성
'아버지 탄생 100주년에 훌륭한 역사책을 가지고 만나자꾸나'
24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 인근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시민 4000여 명(주최 추산, 경찰 추산은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2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많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교사 출신인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초·중·고딩만 있다면 우리는 무서울 게 없다. 우리에게 봄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에 다니면서 전국 대학생 대자보 붙이기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성치화(24)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현재 전국 60개 대학에 100개가 넘는 대자보가 붙었다. 성씨는 "각 대학에서 대자보가 떼어지는 상황이다. 어느 학교에서는 경찰이 국정교과서 반대 행사를 주최하는 학생들에게 배후를 캐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막으려 하나. 막는다고 해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작아지지 않을 것이다. 반대 목소리가 커질 수 있도록 대학생이 앞장서서 선두에 서서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직접 만든 대자보를 가져왔다. 한 학생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가상 편지 형식으로 국정교과서를 비판했다. 대자보에는 '근혜야. 이틀 남은 아버지 기일을 위해 멋진 선물을 준비하고 있구나. 아버지 탄생 100주년에 훌륭한 역사책을 가지고 만나자꾸나'라는 내용이 담겼다. 오는 26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36년이 되는 날이다.
사회를 맡았던 진영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실 정책국장은 "나치 교육강령에는 '역사교육은 국가의 부정을 목표로 하는 좌파들의 영향력을 일소해야 한다. 역사는 올바르게 해석된 공정성에 기초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국정교과서 문제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싸움이다. 파시즘이냐, 민주주의냐의 기로에 섰다. 함께 싸우자"라고 강조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촛불집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이후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행진에 나섰다.
한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원 수백 명은 동아일보사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국사는 전교조와 전보좌파 사학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등의 팻말을 들고 국정교과서 도입을 주장했다. 다행히 이들과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시민 사이에 충돌은 없었다.
24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 인근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시민 4000여 명(주최 추산, 경찰 추산은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2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많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교사 출신인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초·중·고딩만 있다면 우리는 무서울 게 없다. 우리에게 봄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에 다니면서 전국 대학생 대자보 붙이기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성치화(24)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현재 전국 60개 대학에 100개가 넘는 대자보가 붙었다. 성씨는 "각 대학에서 대자보가 떼어지는 상황이다. 어느 학교에서는 경찰이 국정교과서 반대 행사를 주최하는 학생들에게 배후를 캐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막으려 하나. 막는다고 해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작아지지 않을 것이다. 반대 목소리가 커질 수 있도록 대학생이 앞장서서 선두에 서서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직접 만든 대자보를 가져왔다. 한 학생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가상 편지 형식으로 국정교과서를 비판했다. 대자보에는 '근혜야. 이틀 남은 아버지 기일을 위해 멋진 선물을 준비하고 있구나. 아버지 탄생 100주년에 훌륭한 역사책을 가지고 만나자꾸나'라는 내용이 담겼다. 오는 26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36년이 되는 날이다.
사회를 맡았던 진영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실 정책국장은 "나치 교육강령에는 '역사교육은 국가의 부정을 목표로 하는 좌파들의 영향력을 일소해야 한다. 역사는 올바르게 해석된 공정성에 기초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국정교과서 문제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싸움이다. 파시즘이냐, 민주주의냐의 기로에 섰다. 함께 싸우자"라고 강조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촛불집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이후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행진에 나섰다.
한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원 수백 명은 동아일보사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국사는 전교조와 전보좌파 사학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등의 팻말을 들고 국정교과서 도입을 주장했다. 다행히 이들과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시민 사이에 충돌은 없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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