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아시아예문서원 주최, ‘전후 80년 토론회’ 열려
- 도쿄=조정훈 통신원
- 입력 2025.08.0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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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예문서원은 2일 오후 일본 도쿄도 도쿄대학 고마바 캠퍼스에서 ‘전후50년+30년의 현재부터 세계에 말을 전한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정훈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8/214120_110172_4332.jpg)
전후 80년인 올해 8.15을 앞두고 일본 정부의 담화 발표 여부가 주목받는 가운데, 전후 일본의 책임론을 강조해 온 다카하시 테츠야(高橋哲哉) 교수는 “행동없는 담화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2일 오후 일본 도쿄도 도쿄대학 고마바 캠퍼스에서 동아시아예문서원 주최로 ‘전후50년+30년의 현재부터 세계에 말을 전한다’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다카하시 테츠야 도쿄대 명예교수는 전후 80년 일본 정부의 담화 발표 여부를 두고 “한국과 중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전후 80년 담화를 기대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일본 정부가 담화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지조차도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형식으로 일본 정부가 담화를 발표하더라도 매우 부족할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는 1995년 무라야마담화 발표 30년이 되는 해인데, 무라야마담화는 식민지 침략에 대해 반성을 담았지만 말에만 그쳤을 뿐 후속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카하시 교수는 “독일의 경우, 독일 대통령의 과거사 관련 발언이 홈페이지에 매우 상세하게 나와 있다. 말에 그치는 것뿐만 아니라 독일의 침략을 당한 국가를 방문해 전쟁피해 관련 지역을 방문한다. 현장을 방문해 말의 무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2023년 11월 탄자니아 손게아를 방문해 식민지배를 사죄했고, 2024년 8월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해서도 독일 나치의 범죄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일본 역대 총리들은 독일과 같은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것. 이에 다카하시 교수는 “총리가 서울이나 베이징 등을 방문해 전쟁 책임에 대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 그러한 행동이 없이 담화만 발표하는 것은 매우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에서는 일본 문예평론가 가토 노리히로(加藤典洋)가 ‘패전후론(敗戰後論)’을 발표한 지 30년을 맞아 현재 일본의 우경화 흐름을 연계시키기도 했다.
가토 노리히로는 1995년 1월 잡지 <군상>에서 발표한 ‘패전후론’에서 “식민지 피해자에 대한 사죄가 필요하지만 먼저 전쟁에서 죽은 일본인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해 좌우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에 다카하시 교수가 반박을 하면서 전후 책임론에 대한 논쟁이 활발히 벌어졌다.
가토의 주장은 최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일본인 우선주의’를 내세워 약진한 참정당과 결이 같다는 지적이지만, 30년 전보다 우경화된 현재 일본 사회에서 가토의 주장은 현재 좌경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테 키요부(伊達聖伸) 도쿄대 교수는 “30년 전 우익 쪽에 가까웠던 가토의 주장이 지금은 좌경화 취급을 받는다”며 “아베 정권의 영향이 남아 있는 것이다. 아베 정권이 만든 정치적, 사회적 보수화가 강하게 자리하고 있고, 참정당이 약진하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미마키 세이코 도시샤대 교수, 수도 테루히코 도쿄대 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섰으며, 200여 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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