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한솔기자
수정 2025-08-15 06:00등록 2025-08-15 06:00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수감 242일 만에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으로 15일 0시 출소했다. 정치권은 조 전 대표의 ‘정계 복귀’를 기정사실화하며 그의 복귀가 가져올 파장을 예측하려 애쓰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사면·복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극복하고 민주당과의 합당설이 제기되는 혁신당의 부실한 체력을 키워야 하는 등 여러 과제를 풀어야 한다.
조 전 대표는 출소 이후 가족과 주말을 보낸 뒤 이르면 18일에 혁신당 복당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당원과 지지층, 각계 인사를 만나고 북 콘서트 행사 등을 열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를 염두에 둔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13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지도부 전원이 임기 단축을 결의했고, 조만간 전당대회를 열어 당 지도부 전원을 다시 뽑기로 했다. 14일 최고위원회에서는 이런 결정을 확정할 전체 당원 투표를 위해 당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정기 전당대회는 오는 10월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 기간을 지나 11월 초·중순께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은 조 전 대표의 복귀 및 정기 전당대회를 “혁신당 제2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며 벼르고 있다.
당이 빠르게 복귀 수순을 밟는 것과는 다르게, 조 전 대표는 시간을 두고 공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년 형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은 그의 사면·복권을 놓고 야당뿐 아니라 진보 시민단체도 비판 성명을 내는 등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공정 이슈에 민감한 청년 세대나 호남 외의 지역에서는 (사면과 관련한) 여론이 좋지 않아 당분간 공개 행보는 최대한 자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한 행보를 유지하며 여론을 수렴하고, 복귀 명분과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당 소속의 한 의원은 “현실 정치에서 8개월간 격리돼 있었으니 현실 감각을 최대한 빠르게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며 “낮은 자세로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듣고 당의 미래 비전을 구상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당 재정비도 조 전 대표 앞에 놓인 주요 과제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조 전 대표가 수감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둘째 주(10~12일) 8%(①)였던 정당 지지도는 지난달 셋째 주(15~17일) 기준 3%(②)로 떨어졌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설이 흘러나오고 있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대야 강경 발언을 연일 내놓으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강한 발언으로 존재감을 보였던 혁신당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당내 성비위 사건을 겪으며 흐트러진 당내 기강도 바로잡아야 한다.
이런 과제를 얼마나 잘 해결해 내느냐에 따라 조 전 대표는 물론 당의 정치적 진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혁신당이 수권을 생각하는 독자 세력이 될지, 민주당을 보조하는 세력이 될지는 (차기 주자로서) 조 전 대표의 향후 진로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 복귀와 함께 혁신당의 지방선거 준비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조 전 대표의 정치력과 혁신당의 존속 가능성을 검증받는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혁신당은 지난 11일부터 114개 지역위원회 위원장 2차 공모를 진행하고 있고, 정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시·도당 위원장 선출 절차를 열기로 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다른 혁신당 의원은 “민주당의 ‘합당 공격’에 대해서는 ‘말’보다는 ‘발’로 증명해야 한다고 본다”며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후보자 발굴을 진행하고 향후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같은 정치개혁뿐 아니라 검찰개혁, 진보적 경제 정책에 관해서도 흐름을 이끄는 ‘예인선’으로서 제3당의 자리를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① 2024년 12월 10~12일 만 18살 이상 100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5.8%,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② 2025년 7월 15~17일 만 18살 이상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2.8%,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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