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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6일 토요일

대통령실의 한미 공동 핵 작전·훈련 언급, 내용은 공허한데 표현만 장황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제1차장. ⓒ뉴스1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해 내년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때 핵 작전 연습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국가안보실)이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마친 뒤 특파원 간담회에서 “내년도 자유의 방패 훈련 등 한미 연합훈련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해 함께 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전에는 북한 핵 공격시 미국이 알아서 핵 보복을 해줄 테니 안심하라는 핵우산이었다면 이제는 한미가 처음부터 같이 생각하고 준비하고 연습하고 같이 실행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내년 6월 정도를 목표로 하는 다음 NCG까지 한미 확장억제 체제의 실질적 기반을 공고히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 위협을 어떻게 억제하고 또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 지침을 내년 중에 완성하기로 했다”며 “그 내용에는 핵과 관련한 민감 정보를 양국이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또 보안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핵 위기 시에 협의 절차, 체계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이런 문제들을 망라해서 다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마치 미국의 독자적인 핵 전력에 대해 우리가 상당한 수준의 권한을 행사하게 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내용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핵 교육에 대한 과장된 설명도 마찬가지다. 김 차장은 “미국은 내년에도 우리 측을 위해 심화 핵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핵 정책 관련 담당자들의 핵 관련 지식과 실전 능력이 배양된다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 측의 핵 IQ가 계속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한국의 외교 국방 실무자들이 미국에서 핵 정책·전략·기획에 관련한 교육을 받은 것의 연장을 언급한 것인데, 이는 미국의 핵 전략·기획에 관한 높은 수준의 보안 영역에 접근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미국 핵 자산과 한국의 비핵자산을 어떻게 합칠지 상당히 모호하다’는 취지의 취재진 말에 김 차장은 “실제 핵전쟁 상황 시 미국의 핵무기와 한국의 비핵 무기, 전략 자산들이 함께 어우러져야 서로 보호하면서 군사활동을 할 수 있다. 이것을 결합하려면 실전 훈련이 필요하다”며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김 차장은 전반적으로 우리가 미국의 핵전력에 접근하는 권한이나 위상이 강화된 것 같은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이는 지난 4월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서 언급된 ‘전제 조건’을 넘어선 것이라 의아함을 준다. 구조적으로는 기존의 확장억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당시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서 적시된 확장억제의 전제는 ▲한국은 미국 핵억제에 대한 지속적 의존의 중요성, 필요성 및 이점을 인식한다 ▲윤 대통령은 국제비확산체제의 초석인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의무에 대한 한국의 오랜 공약 및 한미 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정 준수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윤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이 공언해온 ‘나토 이상의 대응’, ‘핵 공동기획·실행’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오히려 미국은 ‘NPT상 의무’, ‘한미 원자력협정 준수’ 등의 표현을 워싱턴 선언에 명기해, 한국 정부가 핵 문제와 관련해 선을 넘는 요구를 하거나 욕심을 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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