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수입선’은 문제가 없는 말일까?
최근 중국이 다시 요소수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요소수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일부에선 사재기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2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당시 많이 나온 얘기가 수입선 다변화였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다. 이번에도 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수입선 다변화이며 정부와 국회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책들을 부랴부랴 내놓고 있다.
이럴 때마다 자주 듣게 되는 ‘수입선’이란 말은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이를 따지기 위해서는 한자를 살펴봐야 한다. ‘수입선’의 한자가 ‘輸入線’으로 ‘線’이 붙은 게 아닐까 짐작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수입선’의 한자는 ‘輸入先’이다. 여기에서 ‘선(先)’이 쓰인 것은 다소 의아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우리가 ‘먼저’ 또는 ‘앞선’이란 의미로 ‘先’이라는 한자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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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선’의 한자가 ‘輸入先’인 것은 바로 일본식 한자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선(先)’은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 일을 행하는 장소 또는 상대를 가리키는 일본어식 접미사다. 우리 식으로는 ‘처(處)’ 정도에 해당한다.
국립국어원은 2005년 펴낸 ‘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에서 수입선(輸入先)이 일본식 표현이라면서 대체어로 ‘수입처’나 ‘수입국’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수입선’을 ‘수입처’ ‘수입국’으로 바꿔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선’ ‘구입선’도 ‘거래처’ ‘구입처’ 등으로 바꾸어 부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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