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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4일 화요일

김건희 여사 관련 판결 대통령실 해명에 경향 “수사 가이드라인”

 

[아침신문 솎아보기] 여야 원내대표 ‘네 탓’ 공방에 중앙 “질 낮은 싸움만 지속”

금리 상승 이자 이익 급증, 은행 1조4000억원 성과급

1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판결문이 공개된 후 언론은 연일 이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공개된 판결문을 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주가조작) 1단계에 이어 2단계에서도 연속적으로 위탁된 계좌는 최은순, 김건희 명의 계좌 정도”라고 밝혔다. 언론들은 판결문 내용을 일제히 기사화했다. 14일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에 관련 내용을 다뤘다.

14일 경향신문은 <“김건희 계좌, 1·2차 작전 활용”> 1면 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직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1심 판결문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실명이 37차례 적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공소시효가 남은 2차 주가조작 시기에도 김 여사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쓰였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의 실명도 같은 취지로 적시됐다”고 보도했다.

▲15일자 아침신문들 1면.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이 특검을 요구하고 나서자, 14일 대통령실은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이 판결문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치공세용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어 사실관계를 바로 잡습니다> 제목의 대변인실명의 언론 공지를 통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수십 명을 강도 높게 조사했으나, 김건희 여사와 주가조작 관련 연락을 주고받거나 공모했다고 진술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 결과 범죄사실 본문에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전혀 없는 것이다. 판결문 중 범죄일람표에 김건희 여사가 48회 등장한다며 마치 범죄에 관여한 듯이 거짓 해석하고 있으나, 48회 모두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권오수 매수 유도군’으로 분류돼 있고 차명계좌가 전혀 아니다” 등의 내용을 알렸다.

김건희 여사 판결 대통령실 해명에 한겨레·경향 “상식에 어긋나는 일”

경향신문은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지 않는 검찰을 비판했다. 15일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활용됐다는 1심 판결이 나온 뒤 진상 규명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별다른 수사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매수를 유도당하거나 계좌가 활용당했다고 해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했는데, 법조계에선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김 여사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15일자 경향신문 3면.

▲15일자 한겨레 3면.

한겨레도 3면 기사에서 “검찰은 이 사건 고발 뒤 2년10개월이 지나도록 김 여사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기소도 무혐의 처분도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직접 김 여사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서는 것은 검찰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대통령실의 해명이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대통령실의 ‘김건희 해명’, 수사 가이드라인 아닌가> 사설에서 “대통령의 배우자는 ‘공인 중의 공인’이다. 물론 공인이라고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없는 건 아니다. 필요하다면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해명에 나설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직접 나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음은 명백하다’고 하다니. 법관이라도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이는 검찰을 향한 ‘수사 가이드라인’이자, 여당을 향한 ‘김건희 특검 저지’ 지시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통령실은 그동안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은 적이 없다. 제2부속실 같은 공적 조직을 통한 체계적 보좌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외면해왔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도이치모터스 의혹 앞에선 마치 사법부라도 된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통장 계좌가 범죄에 사용됐을 경우 수사기관이 명의자를 조사하는 것은 통상적 수사 관행이다. 대통령 배우자라 해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검찰이 계속 미적거리면 대통령실의 ‘지침’에 따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5일자 경향신문 한겨레 사설.

▲15일자 경향신문 한겨레 사설.

15일자 한겨레도 <대통령실 과도한 ‘김건희’ 대응, 검찰 수사지휘하는 건가> 사설에서 “지난 10일 판결이 나온 뒤 닷새 동안 대통령실은 세 차례나 같은 취지의 입장문을 배포했다. 김 여사의 연루 가능성이 의심되는 판결문 내용이 공개된 뒤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요구받고 있는 시점에 이런 식의 입장문을 배포했다. 김 여사의 연루 가능성이 의심되는 판결문 내용이 공개된 뒤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요구받고 있는 시점에 이런 식의 입장문을 반복해 내는 것은 자칫 대통령실의 공개적인 수사지휘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 입장문에 대해 “정작 1심 판결이 날 때까지 김 여사가 검찰에 단 한 차례 소환조사도 받지 않은 상황은 언급하지도 않았다. 김 여사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하거나 비판적인 여론에는 걸핏하면 ‘가짜 뉴스’ 딱지를 붙이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사인 시절 사건에 대해 해명하는 것 자체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 필요하다면 개인 변호인을 선임해 처리할 일이다. 더욱이 남편인 윤셕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함께 일한 후배들이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핵심 요직에 두루 배치돼 있는 상황에서 김 여사의 결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검찰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수사지휘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여야 원내대표 ‘네 탓’ 공방에 중앙일보 “질 낮은 싸움만 지속”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13일부터 이틀 동안 이어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최악의 리더십, 최악의 무능 정권” “눈 떠 보니 후진국, 윤석열 정부의 지난 9개월에 대한 총평”이라고 말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내로남불”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 고 지적했다.

15일 중앙일보는 <원내대표들의 ‘네 탓’ 릴레이... 국회가 이 지경인 이유> 사설에서 “모든 잘못을 상대방에게서만 찾으니 해법도 정반대”라며 “두 사람의 ‘네 탓’ 연설을 들으니 국회가 왜 이 지경이 됐는지 더 명확해진다. 이런 원내대표들이 이끄는 국회가 제대로 운영될 리 만무하다. 질 낮은 네 탓 싸움만 지속하고 있기엔 나라를 둘러싼 환경이 너무 엄중하다”고 했다.

▲15일자 중앙일보 동아일보 사설.

▲15일자 중앙일보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도 <“내로남불” “무능정권” ... 삿대질하다 끝난 여야(與野) 원내대표> 사설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복합위기 상황인 만큼 여야의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했지만 연설의 대부분은 ‘상대 탓과 비난’으로 채워졌다. 적대적 대치만 거듭하는 여야의 실망스러운 모습만 재확인하고 끝난 것”이라며 “여당은 야당 탓, 야당은 대통령 탓만 하는 사이 위기 극복의 동력이 될 주요 경제 민생법안들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국회의 책임은 방기한 채 삿대짓만 반복하는 정치를 언제까지 봐야 하나”라고 했다.

금리 상승 이자 이익 급증, 은행 1조4000억원 성과급

연이은 금리 상승으로 시중 은행들의 이자 이익이 급증했다. 5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1조4000억 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경향신문 1면 기사를 보면 14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1조193억 원보다 35.6% 증가했다.

▲15일자 경향신문 3면 만평.

이에 경향신문은 3면에 만평을 냈다. 또 사설에서 “금융사들이 혁신 등으로 기존에 없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을 거뒀다면 칭찬받을 일이다. 그러나 근래 금융사들의 수익은 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금리 덕에 앉은 자리에서 수십조원을 벌어들인 것”이라며 “금융은 공공성이 강한 정부 면허 사업이다. 은행이 부실해져서도 안 되지만 수익만 좇아 고리대금업자 같은 행태를 보여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은행 돈 잔치, 은행 탓만 할 수 없다> 칼럼에서 “하지만 은행의 이자 장사를 위한 ‘게임의 규칙’을 정한 건 금융당국이었다”며 “은행의 이자 장사가 걱정이라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시차를 초래하는 금리 산정 체계의 구조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가산금리 산정 체계를 정비한다면서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고 했다.

▲15일자 동아일보 칼럼.

동아일보는 이어 “군기 잡기는 그때뿐이다. 은행의 돈 잔치가 마뜩잖으면 금리 인상기에 큰돈을 벌지 못하도록 시장 환경을 구조적으로 바꾸는 게 근본 해법이다. 은행이 예금금리를 더 높게 주고, 대출금리를 더 낮게 받으면 이자수익은 자연스럽게 준다. 시장 진입장벽을 낮춰 기존 은행의 특권적 지위를 낮추고 과점적 시장을 경쟁 체제로 바꾸면 은행들이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예금이자는 높아지고, 대출이자는 낮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은행 진입장벽은 아직도 높다. 오히려 당국은 지난해 하반기에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자 은행들에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요청하는 역주행을 했다. 예금이자는 뚝 떨어졌고, 예금자의 불만은 고조됐다. 은행들은 덕분에 이자 장사를 할 기회를 또 얻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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