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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일 목요일

달러 지배력을 위협하는 5가지 현상

 

▲ 마켓 인사이더에 달러 지배력을 위협하는 5가지 현상이 소개되어 있다.

달러가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 화폐에 비해서 압도적이다. 달러는 수십 년 동안 세계 기축통화로 군림해왔으며 특히 석유와 같은 모든 국가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품 거래에서 독점적 결제권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경제패권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 여러 국가의 무역 거래에서 달러가 아닌 현지 통화를 사용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달러 패권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세간의 시선을 끌고 있다. 국제 경제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인 마켓 인사이더(Markets Insider)의 1월 29일 자 보도에 따르면 달러의 패권을 약화하는 것을 목표로 다섯 가지의 통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기사보기)

첫째는 핑크 타이드를 선도하는 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정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공동 통화 계획. 이 두 나라는 최근 가칭 ‘Sur’라는 이름의 남미지역 공동통화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운용 비용 및 대외적 취약성을 줄이기 위해 금융적,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남미 단일 통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의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남미에서 단일통화가 사용될 경우 남미 지역 간 무역을 증진하는 동시에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 1, 2위의 경제 대국이다.

둘째는 러시아와 이란의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 계획. 러시아와 이란은 국제 무역에서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금으로 뒷받침되는 암호 화폐를 유통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화폐의 가격이 안정해지도록(stable) 고안된 암호 화폐를 의미한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기존 화폐의 가치에 연동시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시세가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암호 화폐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스테이블 코인이다. 가장 안정되어 있다고 알려진 달러에 연동시키는 것이 지금까지의 보편적 흐름이었다. 그런데 러시아와 이란의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란 달러가 아닌 금에 가치를 연동시킨다는 계획이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받는 두 나라는 최근 몇 달 동안 ‘탈달러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해 두 나라에 접근 금지된 SWIFT 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아랍에미리트(UAE)과 인도는 비석유 무역에서 루피화(Indian Rupee)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두 나라는 2027년까지 비석유 거래를 1,000억 달러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비석유 거래를 달러가 아닌 루피화로 결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두 나라가 인도 화폐로 거래를 하는 것은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들과의 무역과 세계 상품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 달러에서 멀어지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도는 대부분의 통화가 미국 달러에 고정된 중동 지역의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의 최대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넷째, 중국이 원유 거래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모스크바산 원유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기 시작했고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구매를 완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통화 보유고를 동결하자 모스크바는 아시아를 대체 원유 시장으로 받아들였고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중국 최고의 석유 공급국이 되었다.

한편 지난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원유 거래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패트로달러가 아닌 패트로위안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기축통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해 러시아와 중국이 브릭스 회원국의 통화 바스켓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축 통화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 브릭스는 2018년 기준 세계 인구의 41%(31억), 세계 GDP의 32.6%, 세계 무역 20%, 외화보유액 35%를 차지하는 신흥 경제 강국이다. 2000년만 해도 브릭스는 세계 GDP의 6% 수준이었으니 경제 성장 속도 역시 가파르다.

이들 국가가 달러 중심의 세계 무역 질서에 사실상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6월 브릭스 정상회의에 5개 회원국 외에도 이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13개 국가가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이들 국가가 새로운 기축통화 질서에 편입된다면 미국 달러 패권은 사실상 종말을 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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