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이름에 깃든 의미
- 경남매일
- 승인 2023.02.2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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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벌ㆍ밀벌로 불려… 추화군서 유래밀ㆍ미ㆍ미르 등 물을 나타내는 표현밀양 옛 지명 `물기가 많은 벌` 해석
`밀양`(密陽)의 지명 유래를 두고 많은 설이 존재해 왔다. 그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미리벌`과 `밀벌`이다. 이는 밀양의 신라시대 이름이었던 `추화군`(推火郡)이라는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이두를 한자로 옮겨 적은 `추화군`(推火郡)에서 `추(推) `는 그 훈(訓) 중에서 `밀다`라는 뜻이 있는 `밀`을 뜻을 빌려 표기한 한자로 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이후 경덕왕 대에 이름이 `밀성군`(密城郡)으로 바뀌는 것으로 봐도 알 수 있다. `화`(火)는 그 뜻이 `불`로서 이두식 지명 연구를 통해 `화`(火)자가 `벌`(伐) 즉, 땅이나 들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쓰여졌음이 보편화 된 상태이다. 밀양의 고대 음은 비교적 의견적 합일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뜻은 여러 갈래다. 그 중 가장 많은 것이 `미리`의 해석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일 것이다. `미리내`는 은하수를 나타내는 순 우리말이다. 따라서 `미리벌`을 은하수가 빛나는 땅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 `미리`를 `미르`의 변형으로 보고 용이 사는 땅으로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는 밀양의 지명 뜻을 지나치게 `미리`에 맞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밀양의 신라시대 호칭은 `미리벌`이외에도 `밀벌`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밀양이라는 한자로 보면 오히려 `미리`보다는 `밀`이 더 가까운 발음이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밀`, `미`, `미르`, `무르`라는 표현은 `물`을 나타내는 고대 이두표현이라고 한다. 물론 15세기 등에도 물을 `믈`에 가깝게 발음한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러므로 15세기 이전에는 물의 현재 발음보다 훨씬 원시적인 형태였을 것이다.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보면 밀양의 고 지명인 `밀벌` 혹은 `미리벌`은 결국 `물벌` 또는 `물기가 많은 벌`을 뜻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부산대학교 윤선(지질학) 교수의 논문이다. 이에 따르면 가야 시대 즉, 삼국시대 당시에는 해수면 및 낙동강 유역의 수면이 지금보다 5~6m 높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그의 연구결과를 현재 밀양에 적용한다면 현재 밀양 지역 대부분은 물에 잠긴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던 것이 어느 시점에 수위가 서서히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밀양에는 거대한 뻘이 형성되었을 것이고, 수위가 점점 더 하강함에 따라서 썰물에만 드러나던 들판이 밀물에도 잠기지 않고 드러나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드러난 땅은 물기가 많았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밀양의 지형을 두고 삼국시대 밀양에 살던 사람들은 그런 땅을 `밀벌` 혹은 `미리벌`이라고 불렀으리라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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