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출산율 0.78명…OECD 평균 절반에도 못 미쳐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2.22. 15:04:58
우려했던 대로 한국의 출산율이 0.7명대까지 떨어졌다. 인구 동태가 재앙적인 붕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 자료를 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아이의 예상 수인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8명으로 집계됐다.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8년 1명대가 붕괴(0.98명)했다. 이어 2020년 0.8명대(0.84명)로 떨어졌고, 그로부터 2년 만에 0.7명대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동의 꼴찌이자,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내내 OECD에서 출산율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출산율, OECD 평균 절반에도 못 미쳐
통계청의 참고 자료를 보면,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이다. OECD에서 한국처럼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회원국은 없다.
통상 국가가 인구 구조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명은 돼야 한다. 부부가 2명의 아이를 낳으면 재생산 수준이 동일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상 합계출산율이 1.8명대까지 내려가면 국가적 문제로 취급된다.
OECD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화(일본에서는 초소자화로 지칭)길목에 들어선 일본은 부동산 거품이 절정을 향해가던 1989년 출산율이 1.57명까지 떨어지자 이를 '쇼크'(1.57 쇼크)로 규정해 본격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일본은 출산율이 2005년 1.26명까지 내려가 국가 붕괴와 지방소멸이 국가적 화두가 됐다. 그러나 당시 일본의 상황도 지금 한국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을 보면 서울이 0.59명을 기록해 전국 시도 지자체 가운데 가장 낮았다. 0.6명대 이하의 시도 지자체는 서울이 유일했다. 서울로의 인구 유입은 계속되지만 삶의 질이 떨어져 인구 재생산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일본에서도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세종이 출산율 1.12명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시도 지자체에서 출산율이 1명을 넘어선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강원과 전남(이상 0.97명), 경북(0.93명), 제주(0.92명), 충남(0.91명)이 0.9명을 웃돌아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보였다.
출생아 수를 보면 지난해 총 24만9000명의 신생아가 탄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만1500명(4.4%) 감소한 수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粗) 출생률은 전년 대비 0.2명 감소한 4.9명으로 집계됐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전년 대비 0.2세 오른 33.5세였다. 산모의 연령별 출산율은 30대 초반 73.5명, 30대 후반 44.0명, 20대 후반 24.0명 순이었다. 전년 대비 20대 후반이 3.5명 감소하고 30대 초반은 2.6명 감소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0.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산모의 고령화 현상이 지난해에도 역시 이어졌다.
인구 감소 3년째 이어져
급감하는 출생아 수로 인해 인구의 자연 감소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인구는 전년 대비 12만3800명 자연 감소했다. 2020년 처음으로 인구 감소가 관측된 후 3년 연속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2020년 3만2000명이던 자연 감소 규모는 다음해 5만7000명이 돼 두 배가량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증가세가 두 배를 넘었다.
이 같이 엽기적이라 할 만큼 빠른 인구 감소로 인해 한국은 이미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꼽히고 있다. 영국의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는 이미 지난 2006년 한국이 지구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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