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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8일 월요일

네버엔딩 김건희 리스크, 국민들이 우습나

 [하성태의 인사이드아웃] 예견된 참사... 대통령은 강 건너 불구경만

22.08.09 05:13l최종 업데이트 22.08.09 05:13l
첫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첫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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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8일 휴가에서 복귀했다. 출근길 문답과 대통령의 입에 이목이 쏠렸다. 윤 대통령은 20%대로 폭락한 지지율을 의식한 듯 차분한 모습이었다. "돌이켜 보니 부족한 점이 많은 저를 국민이 불러냈다"며 초심과 국민을 강조했다(관련기사: 휴가 끝 윤 대통령, 복귀 일성은 "국민, 국민, 국민" http://omn.kr/2067s).

"국민의 뜻을 헤아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나가도록 하겠다"던 전날 대통령실 메시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 원론의 반복이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정권 교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중시한다는 '메이저 언론'인 <조선일보>는 8일 자 사설에서 "'국민 뜻 헤아린다'는 尹 정부, 뭐가 부족했는지부터 밝혀야"라며 일침을 놓았다. 윤 대통령도, 대통령실도 여전히 그런 구체적인 반성은 내놓지 않았다. 대신 '만 5세 조기 입학' 논란의 당사자인 박순애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가 이날 거취를 둘러싼 설왕설래 끝에 결국 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박 장관 관련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출근길에 밝혔으나 여당 내부에서까지 거론된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한 응답치곤 궁색하다거나 일종의 '꼬리 자르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교육부 장관 업무 보고 당시 "신속 강구"를 강조한 것이 윤 대통령 본인이었기 때문이다.


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결과 윤 대통령 부정 평가는 70%대를 돌파한 70.1%였다. 긍정 평가도 직전 조사보다 1.4%p 하락한 27.5%였다(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5~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 무선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관련기사: 복귀하자마자 날벼락... 윤 대통령 부정평가 70% 찍다 http://omn.kr/2067i). 이날 함께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도 추이는 같았다.

국민의힘 비대위 출범 및 이준석 대표 반발을 포함해 대통령 휴가 기간 터진 악재들이 여론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헌데 이런 추세보다 주목해야 할 장기 리스크는 따로 있는 것 같다. 맞다. 끝나지 않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다.

끝이 안 보이는 의혹들

지난 1일 국민대는 '김건희 여사 논문 4건 표절 의혹'에 대해 재조사한 최종 결과를 내놨다. "문제 없음"이었다. 역시나 후폭풍이 거세다.

이와 관련 같은 KSOI 조사에서 국민대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에 대해 표절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데 대해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64.2%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했고, '잘한 결정'이라는 답변은 21.2%에 그쳐 부정 평가가 3배 더 많았다. 긍·부정 격차가 43%p였다. 대통령 긍·부정 격차(42.6%p)보다 앞섰다.

눈여겨볼 것은 해당 여론조사의 응답자 성향으로 보수 32.8%, 중도 36.7%, 진보 24.2%였다. 보수층과 중도층 민심 또한 해당 사안을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흐름이 확연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총장실 건물 앞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조사 결과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한 뒤 총장실로 향하고 있다.
▲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총장실 건물 앞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조사 결과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한 뒤 총장실로 향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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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국민대 결정으로 조기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국민대 교수들도, 논문을 표절당한 당사자도 반발하는 중이다(관련기사: [단독] '김건희 표절' 피해 현직교수 "국민대가 도둑질 방치" http://omn.kr/205qh). 표절된 논문 당사자인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는 "국민대가 도둑질을 방치했다"라며 연일 언론 인터뷰에 나서고 있다. 국민대 교수들도 7일 성명을 내고 "논문 조사와 관련된 모든 위원회의 구성과 회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국민대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등 13개 학계 단체의 반발은 수위가 훨씬 높았다. 앞선 지난 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규탄 성명과 함께 김건희 여사 학위 박탈 등 국민대 측 조치 촉구를 넘어 '교육부의 재조사' 및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발표' 등을 요구했다. 8일엔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가 학교 앞에서 '김건희 박사학위 유지 항의 대국민 홍보'를 했다. 

학계나 교육 현장이 아닌 김 여사만 놓고 보면 논문 관련 의혹이 비교적 과거이고 영부인 개인의 문제라는 변명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반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은 정권 차원의 이슈다. 계속해서 발굴 및 업데이트 되는 중이다. 개인의 도덕성을 넘어 윤석열 정권이 앞세웠던 공정이란 가치 전체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주만 해도 김건희 여사의 고려대 경영대학원 최고위 과정 동기가 대통령실에 채용됐다고 5일 SBS가 보도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해당 행정관이 '행시 및 전시 기획 분야 20여 년 전문가'이며 '대선 당시 홍보기획단장을 역임'했다는 둥 '사적 채용'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해명을 내놨다.

'대선 캠프부터 합류했던 홍보 전문가'란 해명에서 찍히는 방점은 대선 캠프가 아닌 홍보 전문가여야 한다. 정권의 철학과 향후 정책 방향에 공감하는 전문가가 하필 김 여사의 대학원 동기요, 그 동기가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김 여사 홍보를 담당한다는 사실을 두고 윤석열 정권이 스스로 내세웠던 공정의 가치에 부합한다고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해당 행정관 한 명의 문제도 아니다. 나토 정상회담 참석 당시 김 여사를 수행했던 신아무개씨부터 윤 대통령의 지인 자녀까지 사적 채용 의혹이 7월 내내 불거졌다. 대통령실 채용 전체를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MBC는 "인사 검증엔 문제가 없었다"는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을 보도했다. 알려진 의혹을 포함해 검증 내용을 대통령실 윗선에 보고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김건희 여사 지인을 포함해 대통령 주변 지인들 대상의 사적 채용을 걸러내야 할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붕괴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장면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사용할 대통령 관저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외교부장관 공관. 지난 4월 28일부터 8월 4일까지 모습.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사용할 대통령 관저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외교부장관 공관. 지난 4월 28일부터 8월 4일까지 모습.
ⓒ 권우성/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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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오마이뉴스>가 연속보도한 대통령 관저 및 용산청사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를 둘러싼 김 여사 후원업체 연루 의혹 또한 '김건희 리스크'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해당 업체들의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층 더 심각한 사안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나아가 해당 업체나 대통령실의 해명은 사적 채용 의혹보다 부실해 보였다.

[관련기사]
[단독] 대통령 관저 공사, 김건희 여사 후원업체가 맡았다 (http://omn.kr/202u5)
[단독] 대통령실 용산청사 설계·감리도 김건희 여사 후원업체가 맡았다 (http://omn.kr/203qt)

강 건너 불구경

하루하루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온다. 김 여사와 관련한 단독 보도가 잇따른다. 'yuji' 논문부터 대통령실 공사 연루 의혹까지 애초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으니 "사실과 다르다", "사실이 아냐"라는 대통령실 해명만 연일 부각된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했던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을 두고 대통령실이 건진법사 본인이 아닌 각 대기업들에 주의를 당부했다고 한다. 이 역시 예견된 참사요, 김건희 리스크의 일환이다.

논문 표절 의혹은 비교적 과거 문제라 치더라도 사적 채용 등과 같은 문제는 다르다. 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대통령이 자처한 바다.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속하게 설치한 것도, 여야 모두에서 제기한 대통령실 내 특별감찰관 설치를 차일피일 미룬 이도 윤 대통령 본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줄을 자르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줄을 자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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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리스크는 끝나지 않았다. 한동훈 장관이 검찰총장 임명을 미루면서 사실상 장악한 검찰은 아직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결론도 내지 않았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취임 이후 다수 매체가 '김건희 패션' 보도를 쏟아냈다. 김 여사는 팬클럽이 촬영했다는 사진을 공개하며 그러한 보도를 즐기는 듯 보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취임 100일도 안 돼 윤 대통령에게 지지율 폭락을 안겨 준 국민들이 꼽는 부정 평가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김건희 여사였다. 영부인을 대상으로 한 특단의 조치 자체가 요원해 보이는 '김건희 리스크'가 과연 끝날 수 있는 문제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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