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30주년, 인천도 톈진과 자매결연 29주년
인천항·인천공항 수출입규모 중국이 압도적
"한한령에도 지방정부는 교류 가능, 중국 이해해야"
- 최태용 기자 rooster81@kgnews.co.kr
- 등록 2022.08.26 11:19:11
대한민국과 중국은 1992년 8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국교 정상화를 선포하는 수교를 맺는다. 앞선 1989년 12월 미국과 소련이 냉전 종식을 선언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양국은 1992년 무역협정과 1998년과 2003년 경협 추진, 2009년 한중경제통상 협력,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2016년 7월 경북 성주군에 사드(고고도 지역 방어체계, THAAD)가 배치되자 중국이 한한령(限韓令)으로 경제적 보복을 시작했다.
이 조치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부터 생산공장을 둔 여러 기업들의 중국 철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천도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했던 만큼 타격이 컸다. 이미 예약된 중국의 대규모 단체관광이 취소됐고 개인 관광도 발길이 끊겼다. 관광산업에서 시작된 불황은 화장품 등 뷰티산업부터 각종 판매업과 외식업까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관광 금지가 해제되면서 과거에 비해 나아졌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부터 윤석열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칩4 참여 이슈가 여전히 중국과의 관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정부도 대중 관계의 새 판을 짜려는 모습이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다만 예측하기 어려운 앞날을 위해 광역자치단체에 불과한 인천도 생존의 활로를 찾아 스스로 무엇이든 해야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한중수교 30년, 인천과 중국은
인천시는 한중수교 이듬해인 1993년 12월 7일 톈진(天津)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후 1994년 4월 다롄(大連)시, 이듬해 9월 단둥(丹東)시와 칭다오(青島)시까지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4개 도시와 자매·우호 결연을 맺었다.
이렇게 1990년대는 4곳, 2000년대 산둥성(山東省)·옌타이(煙臺)·하얼빈(哈爾濱)·충칭(重慶) 4곳, 2010년대 허난성(河南省)·광저우(廣州)·선양(瀋陽) 3곳과 교류를 갖게 됐다.
인천시는 현재 세계 17개국 37개 도시와 자매·우호 결연을 맺고 있다. 동북아에서 가장 많은 곳은 중국으로 모두 11개 도시다.
인천시의 2010년~2019년 시정백서에 따르면 이 기간 누적 교류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 역시 중국이다. 전체 731건 가운데 중국이 263건으로 전체의 35.8%를, 일본이 128건으로 17.4%를 차지했다.
다만 양적으로는 중국과의 교류가 크게 줄고 있다. 2011년 11건에서 2016년 47건 고점을 찍었으나, 2017년 22건으로 줄은 뒤 30건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류사업 비중을 보면 행정·인적 분야와 파트너십이 각 149건(57%)과 35건(13%)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반면 경제통상과 문화·예술은 각 34건(13%)과 15건(6%)에 불과했다.
인천과 중국의 교류가 행정기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별로는 산둥성이 76건(27.3%)으로 가장 많았고, 랴오닝성(遼寧省) 56건(20.1%)과 톈진 39건(14%), 충칭 24건(8.6%) 등이 뒤를 이었다. 산둥성엔 칭다오·옌타이시가, 랴오닝엔 선양·다롄·단둥시가 있다.
교류가 활발한 곳은 주로 인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화북과 동북 지역에 몰려 있다.
인천 최고의 경제 파트너 중국
인천의 대중국 수출입 규모는 2004년 약 35억 달러에서 2020년 153억 4751만 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2020년 전체 무역액 762억 9145만 달러의 20.1%로, 미국의 111억 9709만 달러(14.7%)보다 많다.
2014년 이미 수출입 규모 100억 달러를 돌파한 뒤 꾸준히 그 이상을 찍고 있고, 사드 이슈가 있던 2016년에도 전년 대비 13.3% 늘었을 정도다.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통해 드나드는 수출입 규모도 중국이 압도적이다.
2020년 기준 인천항에 드나든 수출입액은 537억 5138만 달러로 전체의 61.6%, 인천공항은 913억 1020만 달러로 전체의 31.3%를 차지한다.
인천항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고, 인천공항은 2위 미국의 423억 2566만 달러(15.4%)의 두 배가 넘는다.
국내 항만의 대중국 수출입 규모도 인천이 가장 높다. 2003년까지만 해도 부산항이 인천항의 두 배였는데, 2009년을 기점으로 인천항이 앞서기 시작해 꾸준히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인천항이 537억 5138만 달러, 부산항 486억 8383만 달러다.
패권 넘보는 중국…“혐오 넘어야 상생 가능”
소수민족 탄압과 남중국해 등 영토 분쟁을 지켜본 우리는 중국이 패권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는 걸 이미 눈치챘다.
특히 인천은 인천은 서해5도 해상에서의 중국어선 불법 조업으로 오랜 기간 고통 받아왔다. 경제적 협력관계를 떠나 반중(反中) 정서가 턱밑까지 차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도 있다.
인천 출신의 중국 전문가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강해질수록 인천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미중 패권경쟁이 격해질수록 우리 정부와 중국은 냉각기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이를 우회할 수 있는 건 지자체 중심의 경제교류, 즉 민간교류다”고 말한다.
이어 “중국은 정치에서 공산주의를 택했지만, 경제는 어느 국가보다 자본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명분을 원한다. 그동안 인천시, 인천의 경제·학술·문화 분야의 민간단체는 중국 지방정부와 교류하길 중국 중앙정부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교류의 가교 역할을 할 인천시의 대 중국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회장은 “인천시와 중국 지자체는 업무협약이나 전시회, 기업 소개 등에 국한돼 실질적인 교류가 없다시피 하다”며 “결국 전문성을 키워야 하는데 중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 담당자마저 자주 바뀌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우 회장은 인천시의 중국주재 국제자문관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유정복 시장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정적 인식과 혐오를 넘어 중국과 상생의 길로 가야 한다”며 “중국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경제적 논리로 생각한다면 어려울 게 없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