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협, '청소년 통일공감 탐구대회' 시상식 성료
- 이승현 기자
- 입력 2022.08.2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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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유니버스'(MetaUniverse, 유버스). 초월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와 통일(Unification)을 합친 조어이다.
70년을 훌쩍넘긴 분단 현실에서 상호 신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류는 필요한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통일의 미래인 고등학생들은 '남북공동으로 운영하는 가상공간 메타유니버스'를 제시했다.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 체인지메이커스 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이종걸)가 주최하고 교육부, 통일부, 서울·경기교육청이 후원한 '2022 청소년 통일공감 탐구대회' 결선대회와 시상식이 진행됐다.
고등부 진출팀인 '명경지수'(최명균·김지민·권수현)는 '남북공동 가상공간 메타유니버스'를 주제로 인상적인 발표를 해 대상을 수상했다.
최명균, 김지민, 권수현 학생은 메타유니버스에 △남북이 문화를 공유하고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누구든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플랫폼 '와차'(齀-움직이다, 車) △남북 언어와 문화, 민족의 역사를 공부하는 '말, 얼, 길'과 인터넷강의를 차용한 '개성 마이맥' △남북의 지적 자산을 공유할 수 있는 '한반도서관'과 독서후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토론방 '북자왈 남자왈' 등 장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남북 공동의 유버스에서는 누구든지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자율성과 동시에 검증된 사람들끼리 정제된 지식의 공유도 가능"하도록 하여, "남북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집단지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를 표시했다.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성이 있을까?
학생들은 남과 북이 유버스를 통해 더 많은 경제적 교류를 만들어 내고 그럴수록 신뢰는 더 쌓일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남북 공동의 유버스 운영을 위해 더욱 중요한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신중하고 투명한 운영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중립성의 위기가 생기면 언론의 비판과 시민의 양심이 다시 그 중립성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통일이라는 그림을 그려볼 여분의 캔버스', '통일 한반도를 위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가상공간에서 해결방안을 찾아 위험성을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통일 한반도를 위한 그 한 발걸음, 메타유니버스에 대해 이제 이야기해야 한다고 믿었다.
'소통과 평화 통일 미래 꿈나무들의 탐구발표와 도전의 장'이라는 탐구대회의 주제에 걸맞게 결선대회 발표장에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쳤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3년만에 열린 이번 청소년 통일공감 탐구대회는 앞서 지난 5월 대회 소개를 위한 평화통일교육 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한 후 7월 14일까지 접수된 보고서를 심사하여 본선 진출 36팀을 선발했다.
7월 20일부터 열흘간 통일공감 코치와 함께 보고서 내용에 대해 토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통일공감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이틀간 온라인으로 본선대회를 개최했다.
결선대회에는 지난 7월 30일~31일 진행된 본선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초·중·고 각 2팀이 진출했다.
초등부 대상을 받은 '아리랑형제'(이윤승·이승재)는 '통일공감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를 탐구주제로 하여 "왜 같은 민족끼리 휴전선으로 갈라졌는지, 왜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는지,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가난한 북한은 통일이 되면 다 망하는 건 아닌지, 통일 아니어도 이렇게 잘살고 있는지 등" 문제의식을 가지고 설문조사를 하는 탐구활동을 벌였다.
설문 작성을 위해 1차 인터넷 사전조사를 하고 2차 구글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10대부터 60대까지 남녀 각 20명씩, 각 연령별 120명을 상대로 비대면 설문조사를 벌였으며, 인터넷 설문이 미흡한 10대와 50대 이상의 연령대에 대해서는 동네 경로당과 학원에서 직접 설문지를 들고 다니며 조사를 하는 열성을 보였다.
"10대들에게 익숙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분단이 지속되는 것보다 통일이 되었을 경우 장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다면 국민들의 통일공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이며, "여기에 연예인들과 유명인들이 통일 챌린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참여한다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한류에 힘입어 통일 공감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초등부 우수상을 받은 '통일을 위해'(김미소·김채현)는 '북한에서 온 친구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 주제의 발표에서 새터민 친구들이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우리와 다를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탐구활동을 통해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왔는지를 묻지 않아도 따뜻한 인사만으로도 친구가 되는 방법을 알게되었다고 한 대목에선 초등학생다운 순수함이 돋보였다.
학교 도덕시간에 새터민 친구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친구들과 어떻게 친해질 수 있는지 실천 가능한 방법을 탐구하게 되었다며, 연띄우기와 제기차기, 무릎싸움(닭싸움과 비슷한 북측 놀이)과 같은 전래놀이를 같이 하면 금방 친해질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앞으로 새터민 친구와 함께 남북 어린이 통일유튜브 방송을 하고 일상 생활에서도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글쓰기, 기자단 활동, 통일응원 모임 등에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이종걸 대표상임의장은 "우리의 통일에는 주변국가들의 복잡한 계산이 많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의 통일공감이 가장 중요하다"며 "오늘의 탐구활동이 통일을 위한 시간을 앞당기고 5년, 10년 후에는 통일로 가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수상자들에게는 통일부장관상,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상, 서울특별시 교육감상, 경기도 교육감상 등이 수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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