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주중 박성호·손정은, 주말 김수진 앵커 체제
‘시민에 응답하는 뉴스, 시민과 소통하는 뉴스’ 슬로건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2017년 12월 20일 수요일
MBC ‘뉴스데스크’가 오는 26일 시청자 앞에 다시 선다. 지난 8일 최승호 신임 사장의 보도국 인사로 중단된 지 19일 만으로, 사실상 5년 만의 ‘정상화’다. 주중 박성호·손정은 앵커, 주말 김수진 앵커 체제로 진행되는 ‘뉴스데스크’는 ‘시민에 응답하는 뉴스, 시민과 소통하는 뉴스’를 슬로건으로 세웠다. ‘백화점식 보도’를 지양하고 시청자에게 필요한 뉴스에 집중한다는 것이 ‘뉴스데스크’의 방향이다.
한정우 보도국장은 지금까지의 뉴스를 ‘미디어 세일즈’로 규정하며 ‘공급자 중심의 뉴스’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한정우 국장은 “지금까지는 정보·권력·돈을 가진 공급자들, 이른바 ‘센 사람’들이 제공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해 ‘미디어 세일즈’를 해왔다. 이제는 일반 시민이 요구를 표출하고 평가하는 시대인 만큼 소비자 시각으로 바꾸자는 의미”라며 개편 취지를 설명했다.
‘뉴스데스크’ 새 앵커들은 시민과의 응답·소통이라는 슬로건의 의미를 짚었다. 박성호 앵커는 “뉴스가 여전히 기자나 공급원들의 언어로 지배당하고 있다. 이슈의 의미를 설명하고 맥락을 짚는데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손정은 앵커는 “겸손한 자세, 진실 되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에 다가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수진 앵커의 경우 “지난 6년 동안 소비자 입장에서 보니 제작·권력자를 위한 뉴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회적 약자가 주인이 돼야 한다는 이용마 기자의 말을 적어두고 관성이 생기려 할 때마다 새기겠다”고 말했다. 26일 ‘뉴스데스크’ 첫 방송은 시민들에게 전하는 사죄와 각오를 담은 리포트로 시작될 예정이다.
▲ MBC 뉴스데스크 평일 진행을 맡은 박성호·손정은 앵커. 사진=MBC |
▲ MBC 뉴스데스크 주말 진행을 맡은 김수진 앵커. 사진=MBC |
‘뉴스데스크’는 정보 전달을 위해 1분30초 분량 단발성 기사를 이어붙이는 ‘백화점식 보도’에서도 탈피할 계획이다. 한정우 국장은 “2분 미만 리포트를 나열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그날그날 중점적으로 다룰 주제를 선정하고 효과적인 전달 방식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 보도국 관계자는 “일상적인 날씨 리포트나 주요 인물 동정 보도는 과감히 버리고 탐사 및 보도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귀띔했다.
‘팩트체크’ 코너도 신설된다. 윤색되거나 가공된 이른바 ‘가짜뉴스’가 만연해 있는 만큼 진실을 확인하고 방송으로 풀어나가는 코너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해당 코너는 1996년 입사한 박영회 기자가 맡는다. JTBC ‘뉴스룸’, SBS ‘8뉴스’ 등에서 이미 팩트체크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동시간대 방송사 간의 차별화 경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5년 동안 망가진 보도기능이 정상화되기까지 ‘임시 체제’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박성호 앵커는 “기존 방식의 뉴스를 복구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것이 사실이다. 26일부터 본격적인 시도를 시작하기 어렵겠지만, 정상화된 뉴스의 틀을 갖추고 여러 실험을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국에선 내년 2월 말 이후 개편을 기점으로 ‘뉴스데스크’에 힘을 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력 부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보도국 관계자는 “깊이 있는 보도에 당장 투입할 수 있는 기자가 많지 않아 고민”이라고 밝혔다. 지난 5년, 부당 전보 등으로 취재현장에서 배제된 기자들이 상당한 데다 경력·시용 형태로 입사한 뒤 체계적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 등을 고려해 현재 취재 투입 인력이 8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1월 중 대규모 신입·경력기자 공개채용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MBC 탐사보도의 한 축을 이뤄 온 ‘시사매거진 2580’과 대표 시사프로그램 ‘100분토론’도 내달 첫 방송을 목표로 진행자 섭외와 포맷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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