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1년 홍준표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에 의해 조직폭력단 '국제PJ파 두목'으로 기소됐던 여운환씨가 입을 열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이틀간 총 7시간에 걸쳐 자신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이에 있었던 '사나웠던 운명'을 숨가쁘게 털어놨다. <오마이뉴스>는 20회에 걸쳐 그 '사나웠던 운명의 증언'을 풀 스토리로 연재한다. 이 기사는 여는글에 이어 본격 인터뷰 연재 첫번째다. <오마이뉴스>는 여 대표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홍 대표의 해명과 반론을 듣고자 수차례 접촉을 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다만 홍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그것은 검찰(검사)이 불의한 깡패세력을 소통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오마이뉴스>는 이후라도 언제든지 홍 대표의 반론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다. [편집자말] |
▲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월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
ⓒ 소중한 |
- 할 이야기가 많다고 들었다.
"내 입장에서는 홍준표한테 원한이 얼마나 깊겠어? 지금도 집사람은 (이야기가 알려지는 것을) 마다해. 내 얘기가 사회에서 거론되는 것 자체를 굉장히 염려할 정도여. 나는 홍준표라는 희귀한 정치인 때문에 졸지에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알려지면서 내 인생은 완전히 혼돈에 빠져들었어. 홍준표에 의해 이런 굴레('국제PJ파의 두목'으로 낙인찍힌 것 - 기자 주)가 씌워져 버리니 내가 받는 불이익이 너무 엄청나버려. 대한민국에서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각인되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겠어?
오죽하면 내가 집사람에게 이렇게 얘기했겠어? '아들들한테도 다 변명하고 사돈들도 다 알게 됐지만, 지금 손녀가 셋인데 그 애들한테 어떻게 일일이 대답할 수가 없지 않냐? 그래서 내가 포기할 수가 없다. 혹시라도 지금 사는 모습이 흐트러질까, 생활이 깨질까 두려운 모양인데, 내 생각도 좀 해주라. 당신은 이대로가 행복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다. 내가 홍준표에게 거짓을 만들어서 말하면 내가 당할 수 있으나, 팩트를 갖고 이야기하는 거니 아무리 거대 야당의 대표라고 하지만 내가 뭔 불이익을 받겠냐? 세상이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잃을 게 있다면 얼마나 더 잃겠냐? 사업 안하면 그만이고.'
집사람도 반듯한 전남도청 공무원이었지. 도지사 비서실에서 죽 근무했던. 그런 집사람으로 봐선 얼마나 기가 막혀겠어? 집사람은 나랑 초등학교 동기야. 한 5년 연애하고 결혼했어. 내가 1977년 1월에 결혼했으니 올해로 41년 됐어. 만난 지는 46년 됐고. 누구 말대로 천생연분이라고 할 정도로 권태 한번 안 느꼈어. 그런데 나 땜에 어머어마하게 고생했어. 내가 몇 년씩 감옥살이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가 막혔겠어? 재산은 재산대로 엄청나게 없어지고. 그러니까 여자로서는 두려울 수 있어. 얻을 것은 미비하고."
- 내가 잡지사 기자로 근무할 때 한국 조폭의 역사를 정리한 적이 있었는데 그 기사의 마지막 대목이 당신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래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질문지를 받아보고 내가 할 이야기가 많겠구나 생각했다. 내가 홍준표의 '모래시계 검사' 타이틀은 조작된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이것 이상으로 홍준표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게 어디 있겠어? 내 말이 합당치 않은 이야기고 나 혼자서 만들어낸 이야기라면, 홍준표가 나를 찍어 죽일라고 할 거 아녀? 가만 두겄어? 자기가 알고 있는 비하인드(숨겨진 이야기)라도 꺼내지 않겠어? 그런데 말 한자리 못하고, 말하자면 노 코멘트 해불잖아. 홍준표가 노 코멘트할 사람이야? 절대 안 할 사람이야. 나는 홍준표를 너무 잘 알아.
내가 조사받을 때 타자수가 여자였어. 근데 홍준표가 막 서서 왔다갔다 하면서 조사를 하더라고. '이때 검사는 창문 밖을 내다본다' 별 소설 같은 지문도 다 쓰라고 해. 재판부에 (검사의 고뇌 등) 현실적인 것을 막 얘기하고 싶은 거야. '이때 피의자는 고개를 숙인다'라고 쓰라고 해. 내가 인자 반성한다는 그런 것을 지가 연출한 거야.
난 그런지도 모르고 듣기 싫어서 '검사님, 내가 뭘 반성합니까? 내가 뭘 반성할 게 있다고 반성을 해요?'라고 따졌어. 그러면 홍준표가 '지금도 당신은 말이야' 하면서 얘기해. 홍준표 말하는 투가 정말 싫었어. 수갑 찬 손으로 주둥이를 한 대 쳐불고 싶을 정도였어. '긍께 검사님, 좀 앉아서 조사하시라고요. 어지럽게 왔다갔다 하지 마시고.' 나도 얼마나 전라도 말을 (많이) 써불었겠어? 긍께 홍준표는 어쨌든 내가 싫은 거야. 오죽하면 내가 재판 중에 '저 검사 정신감정 좀 하는 게 좋겠다'고 했겠어? 글고 내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디 홍준표가 우리 변호사한테 욕을 하더라고. '저 새끼' 어쩌구 하면서."
"날 활용해 홍준표는 모래시계 검사가 되고"
- 원래 2부짜리 인터뷰를 생각하고 왔다. 1부는 국제PJ파사건이고, 2부는 이용호 게이트다. 그래서 인터뷰 시간도 굉장히 길 수밖에 없다. 오늘 이야기가 안 끝나면 내일 다시 시간을 내서 인터뷰를 이어갔으면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내가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 것이 있어. 인자 이용호 문제와 홍준표 문제를 섞으면 안돼. 이용호 문제는 우습지도 않아. 3류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친구의 현란함에 당시 검사가 놀아났어.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들려드릴게."
- 이용호 게이트를 얘기할 시기는 아니다?
"이용호 게이트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황당한 스토리가 전개됐는지 알 수 있는데 그렇게 가면 내가 바라는 취지가 소설화 돼버려. 남한테 소설같이 들려선 절대 안되는 이야기인데."
- 그럼 이번 인터뷰에서는 홍준표와 국제PJ파 관련 이야기만 하고 싶다?
"이용호 게이트는 나한테 그다지 중요한 이야기가 아녀. 홍준표로부터 시작된 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진 고통 중 하나일 뿐이야.
그럼 이야기를 풀어나가 볼까? 우선 내 이야기를 하자면, 1974년도에 폭력 전과가 한 번 있었어. 그리고 홍준표를 1991년에 만났지. (폭력 전과가 있었던 1974년 이후부터) 1991년도까지 내가 경찰서나 파출소에라도 잡혀가서 조사받거나 입건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홍준표가 내가 국제PJ파를 만들어서 활동한 두목인 것처럼 만들었는데 그것 자체가 너무 잘못됐어. 홍준표가 나를 국제PJ파 두목으로 기소했지만, 그 공소사실 전체에 대해 조목조목 무죄를 받았다.
내가 1심부터 대법원까지 무죄를 받은 사건을, 홍준표는 자기가 기소한 대로 유죄를 받았다고 지금까지 얘기해왔어. 내가 조폭 두목으로 활동해온 사람처럼 매도하고. 본인은 나중에 나를 적절하게 활용해서 무슨 턱도 없이 모래시계 검사가 되고, 나도 드라마 <모래시계>의 일부 모델이 됐어. 홍준표 인생과 내 인생이 너무 많이 바뀌었어. 나는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홍준표는 나를 잘 활용해서 오늘날의 홍준표가 됐고.
하지만 홍준표는 사실 조작된 과거로 날조된 영웅담을 만들어냈던 거야. 대한민국이 알고있던 홍준표는 가짜다. 옛날에 흔하게 보안사범이나 간첩으로 조작한 것들이 많은 시간이 지나서 다 밝혀지고 있는데, 그런 데만 조작이 있는 게 아니라 내 사건도 완전히 조작됐어. 판결문에서 다 밝혀진 내용이야. 지금이야 그런 일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 환경이지만 30년 전에는 정말 안 그랬어.
나는 그때 검사의 권력이 죄만 없으면 별 거 아닌 걸로 생각하고 세게 싸움을 붙었어. 조금도 굽히지 않고, 검사의 부당함에 많이 반발하고 그랬제. 그런데 나는 검사의 권력이 저렇게 함부로 쓰여지면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직접 체험했어. 당시 홍준표는 자기 혼자 힘으로 안되니까 당시 검사장을 꼬드겨서 이런 일들을 만들었어."
- 그 검사장이라면 문정수 광주지검장을 말하나?
"그렇다. 그분은 마치 홍준표의 말이 사실인 것처럼 믿었던 거야."
- 내가 잡지사 기자로 근무할 때 한국 조폭의 역사를 정리한 적이 있었는데 그 기사의 마지막 대목이 당신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래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질문지를 받아보고 내가 할 이야기가 많겠구나 생각했다. 내가 홍준표의 '모래시계 검사' 타이틀은 조작된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이것 이상으로 홍준표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게 어디 있겠어? 내 말이 합당치 않은 이야기고 나 혼자서 만들어낸 이야기라면, 홍준표가 나를 찍어 죽일라고 할 거 아녀? 가만 두겄어? 자기가 알고 있는 비하인드(숨겨진 이야기)라도 꺼내지 않겠어? 그런데 말 한자리 못하고, 말하자면 노 코멘트 해불잖아. 홍준표가 노 코멘트할 사람이야? 절대 안 할 사람이야. 나는 홍준표를 너무 잘 알아.
내가 조사받을 때 타자수가 여자였어. 근데 홍준표가 막 서서 왔다갔다 하면서 조사를 하더라고. '이때 검사는 창문 밖을 내다본다' 별 소설 같은 지문도 다 쓰라고 해. 재판부에 (검사의 고뇌 등) 현실적인 것을 막 얘기하고 싶은 거야. '이때 피의자는 고개를 숙인다'라고 쓰라고 해. 내가 인자 반성한다는 그런 것을 지가 연출한 거야.
난 그런지도 모르고 듣기 싫어서 '검사님, 내가 뭘 반성합니까? 내가 뭘 반성할 게 있다고 반성을 해요?'라고 따졌어. 그러면 홍준표가 '지금도 당신은 말이야' 하면서 얘기해. 홍준표 말하는 투가 정말 싫었어. 수갑 찬 손으로 주둥이를 한 대 쳐불고 싶을 정도였어. '긍께 검사님, 좀 앉아서 조사하시라고요. 어지럽게 왔다갔다 하지 마시고.' 나도 얼마나 전라도 말을 (많이) 써불었겠어? 긍께 홍준표는 어쨌든 내가 싫은 거야. 오죽하면 내가 재판 중에 '저 검사 정신감정 좀 하는 게 좋겠다'고 했겠어? 글고 내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디 홍준표가 우리 변호사한테 욕을 하더라고. '저 새끼' 어쩌구 하면서."
"날 활용해 홍준표는 모래시계 검사가 되고"
- 원래 2부짜리 인터뷰를 생각하고 왔다. 1부는 국제PJ파사건이고, 2부는 이용호 게이트다. 그래서 인터뷰 시간도 굉장히 길 수밖에 없다. 오늘 이야기가 안 끝나면 내일 다시 시간을 내서 인터뷰를 이어갔으면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내가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 것이 있어. 인자 이용호 문제와 홍준표 문제를 섞으면 안돼. 이용호 문제는 우습지도 않아. 3류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친구의 현란함에 당시 검사가 놀아났어.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들려드릴게."
- 이용호 게이트를 얘기할 시기는 아니다?
"이용호 게이트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황당한 스토리가 전개됐는지 알 수 있는데 그렇게 가면 내가 바라는 취지가 소설화 돼버려. 남한테 소설같이 들려선 절대 안되는 이야기인데."
- 그럼 이번 인터뷰에서는 홍준표와 국제PJ파 관련 이야기만 하고 싶다?
"이용호 게이트는 나한테 그다지 중요한 이야기가 아녀. 홍준표로부터 시작된 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진 고통 중 하나일 뿐이야.
그럼 이야기를 풀어나가 볼까? 우선 내 이야기를 하자면, 1974년도에 폭력 전과가 한 번 있었어. 그리고 홍준표를 1991년에 만났지. (폭력 전과가 있었던 1974년 이후부터) 1991년도까지 내가 경찰서나 파출소에라도 잡혀가서 조사받거나 입건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홍준표가 내가 국제PJ파를 만들어서 활동한 두목인 것처럼 만들었는데 그것 자체가 너무 잘못됐어. 홍준표가 나를 국제PJ파 두목으로 기소했지만, 그 공소사실 전체에 대해 조목조목 무죄를 받았다.
내가 1심부터 대법원까지 무죄를 받은 사건을, 홍준표는 자기가 기소한 대로 유죄를 받았다고 지금까지 얘기해왔어. 내가 조폭 두목으로 활동해온 사람처럼 매도하고. 본인은 나중에 나를 적절하게 활용해서 무슨 턱도 없이 모래시계 검사가 되고, 나도 드라마 <모래시계>의 일부 모델이 됐어. 홍준표 인생과 내 인생이 너무 많이 바뀌었어. 나는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홍준표는 나를 잘 활용해서 오늘날의 홍준표가 됐고.
하지만 홍준표는 사실 조작된 과거로 날조된 영웅담을 만들어냈던 거야. 대한민국이 알고있던 홍준표는 가짜다. 옛날에 흔하게 보안사범이나 간첩으로 조작한 것들이 많은 시간이 지나서 다 밝혀지고 있는데, 그런 데만 조작이 있는 게 아니라 내 사건도 완전히 조작됐어. 판결문에서 다 밝혀진 내용이야. 지금이야 그런 일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 환경이지만 30년 전에는 정말 안 그랬어.
나는 그때 검사의 권력이 죄만 없으면 별 거 아닌 걸로 생각하고 세게 싸움을 붙었어. 조금도 굽히지 않고, 검사의 부당함에 많이 반발하고 그랬제. 그런데 나는 검사의 권력이 저렇게 함부로 쓰여지면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직접 체험했어. 당시 홍준표는 자기 혼자 힘으로 안되니까 당시 검사장을 꼬드겨서 이런 일들을 만들었어."
- 그 검사장이라면 문정수 광주지검장을 말하나?
"그렇다. 그분은 마치 홍준표의 말이 사실인 것처럼 믿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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