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리는 故백남기 농민의 아내 박경숙 여사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7-12-16 20:13:22
수정 2017-12-16 20: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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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민중의소리
“저는 고인을 ‘백남기 농민열사’로 불러드리고자 합니다. 고인의 정의로운 희생은 촛불혁명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문재인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백남기 농민열사께서는 우리 곁을 떠나갔지만, 그 정신은 시대와 함께 숨 쉴 것이라 생각하며 저부터 그 정신 이어받아 선생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6일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김상곤 사회부총리의 말이다. 그는 고인을 “농민열사”라고 칭하며 “문재인 정부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부당하고 억울함이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것이 적폐청산의 정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수여식 가장 앞자리에 앉아 있던 백남기 농민열사의 아내 박경숙 여사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중앙대학교는 이날 서울캠퍼스 대학원 5층 대회의실에서 수여식을 열었다. 수여식에서 대학 측은 유가족 대표인 백도라지씨에게 백남기 농민 명예졸업증서 및 공로패를 전달했다. 수여식에는 김 부총리 외에도 김영진·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창수 대학총장이 참석했다. 유가족으로는 백남기 농민의 아내 박경숙 여사와 딸 백도라지, 아들 백두산씨가 참석했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과 백남기 농민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이명준씨 및 선후배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각계각층의 시민사회 대표자들도 수여식을 찾았다.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민중의소리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민중의소리
故백남기 농민열사, 49년만의 졸업장
“중앙대에 백남기 동상을 세워달라”
이날 故 백남기 농민열사는 중앙대학교 68학번 행정학과 명예졸업생이 됐다. 대학입학 이후 49년만의 일이다.
그는 대학입학부터 마지막 숨을 거두는 날까지 한 평생 자기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1968년 중앙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한 그는 1971년 위수령 시위로 제적을 당했고, 1973년 교내에서 유신 철폐 시위를 주도했다가 수배생활을 해야만 했다. 1980년 복교한 뒤 유신잔당 장례식과 의혈중앙 4000인 한강도하 등을 주도했다. 이같은 활동으로 5월17일 신군부의 계엄군에 체포돼 가혹한 고문과 수감생활을 겪었다. 학교에서마저 퇴학을 당했다. 이후 고향 보성으로 귀향해 가톨릭농민회에 가입, 농촌살리기 운동에 전념했다. 그러다가 2015년 11월14일 농민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317일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결국 백남기 농민은 중환자실서 생을 마감했다.
백남기 농민 유가족에 따르면, 중앙대학교 민주동문회가 백남기 농민열사의 명예졸업장을 추진하고 학교가 준비해 이날 수여식이 열리게 됐다. 딸 백도라지씨는 “아버지께 49년 만에 졸업장을 받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볼 수는 없지만… 하늘에서 기뻐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라는 빡빡한 시스템 안에서 이례적인 명예수여식자리를 마련해 준 아버지 동문들과 학교관계자들, 이 자리를 찾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수여식에서 백남기 농민열사와 함께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중대 신문방송학과 69학번 이명준(70)씨는 “의혈 탑에 백남기 농민의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화운동과 농민운동에 평생을 몸 바친 사람은 몇 없다”며 “백남기 농민은 중앙대학교의 창학이념인 ‘의와 참’ 정신이자 촛불혁명의 중요한 상징이기에 동상을 세워줄 것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촛불의 출발을 백남기 농민이 이루었고, 평화적 시위로 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촛불혁명을 말할 때 백남기 농민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16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대학원 건물에서 ‘故 백남기 동문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이 열렸다.ⓒ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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