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출석한 김기춘, "부덕의 소치"라면서 김영한 비망록 의혹 등 전면 부인... 7시간 묻자 "직무수행했다 생각", 여야 의원들 격분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6년 12월 07일 수요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나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7일 오전 국회에 출석한 김 전 실장은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제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에 적시된 비서실장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실과 다르다”며 전면 부인했다.
거듭되는 김 전 실장의 모르쇠에 여‧야 의원들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지난 6일 재벌 총수 청문회보다 격앙된 분위기에서 2차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
이 기록은 김 전 실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내용으로 세월호 인양과 시신 수색이 계속되는 것에 정부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 회의는 논의하고 소통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실장이 그렇게 지시하지 않는다”며 “노트를 작성할 때 작성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회의 참여자 의견 등이 혼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김 전 수석이 작성한 비망록이 개인의 생각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
이에 김 의원은 “당신은 죽어서 천당가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어린 아이들이 뱃속에서 죽었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어떻게 인양하면 안 된다, 늦춰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며 격분했다.
김 전 실장은 “그 당시 해수부 장관과 인양 문제에 대해 긴밀히 의논한 적도 있다”며 “제 자식도 죽어있는 상태인데 어떻게 시신인양을 하지 말라 하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의 아들은 2013년 말 교통사고로 인해 현재까지 의식 불명 상태다.
김 의원은 “질의시간이 1분47초 남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에게 해보라”고 말했고, 김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이런 사태가 난 데 대해 거듭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세월호 인양이 비망록에 언급된 것과 관련해) 내가 지시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2014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 6명의 일괄 사표 지시 의혹, 문화 예술계 ‘좌파’ 인사 색출 의혹 등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올림머리’를 하느라 구난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며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직무를 수행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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