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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3일 토요일

[12·3 촛불집회]232만 촛불, 그들의 요구는 탄핵안 가결이었다

[12·3 촛불집회]232만 촛불, 그들의 요구는 탄핵안 가결이었다

이진주·김원진 기자 jinju@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이유진 기자
6차 촛불대회에서 드러난 민심은 무서웠다. 
사상 최대 규모로 모인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탄핵안 가결을 요구했다. 시민들은 분노는 임계점에 도달했지만 평화시위 기조를 유지했다. 시민들은 ‘질서있게’ 탄핵을 요구했다.
3일 전국에서 232만명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촛불을 들었다. 지난주보다 40만명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힌 뒤 시민들의 분노는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10시가 넘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와 청와대 앞 100~200m 지점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쳤다.
■전국 232만, 청와대 앞 100m까지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사상 최대 인파인 170만명 가량이 모였다. 서울 외 주요 지역 도심에서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면서 부산에만 20만명이 모이는 등 전국 232만명이 광장에 운집했다. 역대 가장 많은 인파가 광장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지난 10월29일 2만명으로 시작한 촛불집회는 2차 촛불집회 20만명에서 3차 100만명으로 늘어났다.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4차 집회에서는 전국 100만명, 5차 촛불집회에서 전국 190만명을 기록했다. 여섯 차례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수는 모두 644만명이다.
이날 시민들은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행진을 한 뒤 집회를 열었다. 이 또한 사상 최초다. 경찰은 청와대 앞 100m 인근까지 집회·행진 신고를 한 시민사회단체에 금지 통고를 했지만, 법원은 3일 오후 5시30분까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거쳐 청와대와 100m 거리인 효자치안센터까지의 행진을 허용했다. 시민들의 평화로운 분노에 법원이 움직인 셈이다. 
이진주 기자
이진주 기자
■“즉각 퇴진, 즉각 탄핵” 
이날 거리에 나온 시민들의 요구는 간단명료했다. 수백만의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즉각 퇴진”을 외쳤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특정 시점을 정해 물러나기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뜻이었다. 서울에서는 300여개의 횃불이 등장했다.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꺼져라”, “버티면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국회와 정치권을 향한 경고도 이어졌다.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광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해 자유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야권이 대통령 탄핵 협상을 매끄럽게 풀지 못한 점에 대한 암묵적인 비판이었다.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도 모여 ‘새누리당’이 쓰인 빨간색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박 대통령을 비호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던 김진태,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는 계란이 날아들기도 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시민들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모형 얼굴을 발로 차며 주고 받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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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했지만 평화롭게…하지만 탄핵이 부결되면? 
여섯 번에 걸친 대규모 촛불집회에도 경찰과 시민 사이 큰 충돌은 없었다.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만 170만명이 모였고 횃불도 등장했지만 평화 시위 기조는 이어졌다. 시민들은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을 경찰이 차벽으로 막아서고 있자 국화꽃을 던지며 무언의 항의를 했다.
하지만 오는 9일로 예정된 국회에 상정된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을 경우 시민들의 분노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알수 없다. 거리와 광장 그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표출되는 시민들의 분노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탄핵 정국 속 이날 촛불집회에서 드러난 민의는 분명했다. 다음주 박 대통령이 즉각 하야를 발표하지 않을 경우 국회는 9일 탄핵안을 가결시키라는 것이다. 그간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태도를 고려하면 박 대통령의 지체없는 하야는 가능성이 없다. 
무너진 법치, 붕괴된 민주주의, 상처입은 민심을 달래줄 유일한 카드는 헌법에 따른 탄핵 뿐이다. 9일 탄핵안 표결은 앞으로 대한민국호의 방향을 결정할 분수령이다. 이날 촛불집회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이제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3일 오후 11시 05분 박 대통령은 여전히 청와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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