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의 부리고래 사냥 장면 호주서 첫 목격
1시간 추격 뒤 떼지어 공격, 익사 시도하기도
사냥 성공 뒤에는 물 위 뛰어오르기 등 ‘사회 행동’
» 범고래 두 마리가 부리고래(앞)를 동시에 공격하고 있다. 부리고래는 이미 부상당한 상태이다. 웰러드 외 <플로스 원>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가 다른 고래를 사냥하는 드문 모습이 관찰됐다. 레베카 웰러드 오스트레일리아 커틴대 동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플로스 원> 6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호주 서부 해안에서 3차례에 걸쳐 목격된 범고래의 부리고래 사냥 모습을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호주 남서부 브레머 만에서 고래 생태관광 선박에서 해마다 한 차례씩 이런 광경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범고래는 세계 전역에 분포하며 다른 해양 포유류, 바닷새, 물고기, 상어, 오징어, 거북 등을 잡아먹으며, 무리마다 전문적으로 잡아먹는 종류가 정해져 있다.
북대서양에는 먹이 종류에 따라 3개 무리가, 남극해의 범고래는 물범이나 펭귄을 전문으로 사냥하는 등 4개 집단으로 나뉜다. 호주 서부에서는 범고래가 새끼를 데리고 가던 혹등고래 가족을 습격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 지난해 호주 서해안에서 새끼를 데리고 이동하던 혹등고래가 범고래 무리의 습격을 받는 모습이 목격됐다. 새끼는 아래턱에 치명적 부상을 입었다. 피트먼 외 <해양포유류학>
연구자들은 2014년 2월 25일 정오께 해안에서 36㎞ 떨어진 바다에서 이빨부리고래 한 마리를 모두 20여 마리에 이르는 범고래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았다. 부리고래는 방향을 틀면서 포식자로부터 달아나려 했고 범고래는 부리고래 양쪽에서 끈질기게 추격을 계속했다. 12시 반쯤에는 쫓기던 부리고래가 도움을 청하려는지 선박 쪽으로 다가왔지만 범고래가 길을 막아섰다.
» 부리고래(오른쪽 끝)를 바짝 추격하는 범고래 무리. 웰러드 외 <플로스 원>
» 범고래가 부리고래를 거의 따라잡은 모습. 지난해 목격한 사냥 모습이다. 웰러드 외 <플로스 원>
12시 52분께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범고래 한 마리가 부리고래 등지느러미 뒤에서 올라타 부리고래를 물속에 집어넣으려 했다. 1시께에는 암컷 어른 범고래 2마리와 젊은 범고래 한 마리가 부리고래의 옆구리와 머리를 물어뜯었다. 바다에 피가 번졌고 새들이 몰려들었다. 물속에서는 다른 범고래가 부리고래를 익사시키려는 듯 물속으로 끌어당겼다.
연구자들은 범고래가 부리고래의 주검을 먹는 모습은 여러 차례 목격됐지만 직접 사냥하는 현장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부리고래는 주로 깊은 바다에 서식하며 잘 관찰되지 않는 종이다.
» 부리고래가 범고래 무리로부터 공격당하는 모습. 옆구리가 크게 뜯겨나갔다. 웰러드 외 <플로스 원>
연구자들은 또 사냥에 성공한 범고래들은 독특한 사회적 행동을 물 표면에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로 바다 표면을 때리거나 물 위로 뛰어오르기, 물 표면에 머리만 내밀고 둘러보기, 휘파람 소리내기 등의 행동을 보였다고 논문은 밝혔다.
이와 함께 대개 사냥에 참여하는 것은 암컷 성체와 젊거나 어린 개체들이었고 수컷 성체는 뒤에서 지켜보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Wellard R, Lightbody K, Fouda L, Blewitt M, Riggs D, Erbe C (2016) Killer Whale (Orcinus orca) Predation on Beaked Whales (Mesoplodon spp.) in the Bremer Sub-Basin, Western Australia. PLoS ONE 11(12): e0166670. doi:10.1371/journal.pone.016667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냥 성공 뒤에는 물 위 뛰어오르기 등 ‘사회 행동’
» 범고래 두 마리가 부리고래(앞)를 동시에 공격하고 있다. 부리고래는 이미 부상당한 상태이다. 웰러드 외 <플로스 원>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가 다른 고래를 사냥하는 드문 모습이 관찰됐다. 레베카 웰러드 오스트레일리아 커틴대 동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플로스 원> 6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호주 서부 해안에서 3차례에 걸쳐 목격된 범고래의 부리고래 사냥 모습을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호주 남서부 브레머 만에서 고래 생태관광 선박에서 해마다 한 차례씩 이런 광경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범고래는 세계 전역에 분포하며 다른 해양 포유류, 바닷새, 물고기, 상어, 오징어, 거북 등을 잡아먹으며, 무리마다 전문적으로 잡아먹는 종류가 정해져 있다.
북대서양에는 먹이 종류에 따라 3개 무리가, 남극해의 범고래는 물범이나 펭귄을 전문으로 사냥하는 등 4개 집단으로 나뉜다. 호주 서부에서는 범고래가 새끼를 데리고 가던 혹등고래 가족을 습격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 지난해 호주 서해안에서 새끼를 데리고 이동하던 혹등고래가 범고래 무리의 습격을 받는 모습이 목격됐다. 새끼는 아래턱에 치명적 부상을 입었다. 피트먼 외 <해양포유류학>
연구자들은 2014년 2월 25일 정오께 해안에서 36㎞ 떨어진 바다에서 이빨부리고래 한 마리를 모두 20여 마리에 이르는 범고래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았다. 부리고래는 방향을 틀면서 포식자로부터 달아나려 했고 범고래는 부리고래 양쪽에서 끈질기게 추격을 계속했다. 12시 반쯤에는 쫓기던 부리고래가 도움을 청하려는지 선박 쪽으로 다가왔지만 범고래가 길을 막아섰다.
» 부리고래(오른쪽 끝)를 바짝 추격하는 범고래 무리. 웰러드 외 <플로스 원>
» 범고래가 부리고래를 거의 따라잡은 모습. 지난해 목격한 사냥 모습이다. 웰러드 외 <플로스 원>
12시 52분께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범고래 한 마리가 부리고래 등지느러미 뒤에서 올라타 부리고래를 물속에 집어넣으려 했다. 1시께에는 암컷 어른 범고래 2마리와 젊은 범고래 한 마리가 부리고래의 옆구리와 머리를 물어뜯었다. 바다에 피가 번졌고 새들이 몰려들었다. 물속에서는 다른 범고래가 부리고래를 익사시키려는 듯 물속으로 끌어당겼다.
연구자들은 범고래가 부리고래의 주검을 먹는 모습은 여러 차례 목격됐지만 직접 사냥하는 현장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부리고래는 주로 깊은 바다에 서식하며 잘 관찰되지 않는 종이다.
» 부리고래가 범고래 무리로부터 공격당하는 모습. 옆구리가 크게 뜯겨나갔다. 웰러드 외 <플로스 원>
연구자들은 또 사냥에 성공한 범고래들은 독특한 사회적 행동을 물 표면에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로 바다 표면을 때리거나 물 위로 뛰어오르기, 물 표면에 머리만 내밀고 둘러보기, 휘파람 소리내기 등의 행동을 보였다고 논문은 밝혔다.
이와 함께 대개 사냥에 참여하는 것은 암컷 성체와 젊거나 어린 개체들이었고 수컷 성체는 뒤에서 지켜보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Wellard R, Lightbody K, Fouda L, Blewitt M, Riggs D, Erbe C (2016) Killer Whale (Orcinus orca) Predation on Beaked Whales (Mesoplodon spp.) in the Bremer Sub-Basin, Western Australia. PLoS ONE 11(12): e0166670. doi:10.1371/journal.pone.016667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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