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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9일 월요일

김정은 시대 안정적 진입...경제 개선은 지켜봐야


<2014 송년특집 ④> 북한내부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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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29  19: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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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에 걸쳐 한반도 정세가 얼어붙고, 남북관계도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박근혜 정부 2년차인 2014년에 거는 기대가 컸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면 탐색기 1년을 보낸 다음인 2년차가 적격이기 때문입니다.박 대통령은 신년 초에 ‘통일대박론’을 들고 나와 한때 기대를 갖게 하기도 했으나, 내용이 변변찮아 곧 시들어졌습니다. 10월 초 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북측 실세 3인이 인천을 전격 방문해, 남북대화 가능성이 엿보였으나 대북 전단 살포와 비방중상 등으로 ‘없었던 일’로 되어버렸습니다.
6자회담은커녕 북미대화의 계기도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억류 미국인 석방과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NDI) 국장의 전격 방북으로 북미 대화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미국의 ‘전략적 인내’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남측에서는 4월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나 사회 분위기가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무거웠다가, 12월 헌재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해 ‘종북몰이’의 극치를 이뤘습니다. 북측은 남측, 미국과 대화의 단초를 만들지 못하고 또한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일본과 협상을 시작하고 러시아와 관계를 증진하는 등 우회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통일뉴스는 <2014년 송년특집>으로 ①북.미관계 ②남북관계 ③북한의 대외관계 ④북한내부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 이후 2014년 북한을 바라보는 외부세계의 시선은 줄곧 집권 3년차를 맞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권력이 어떤 형태로 변화할까에 모아졌다.
1년이 지난 지금, 대체적인 평가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강력한 '사상전'을 앞세워 조기에 내부 문제를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인적쇄신을 단행해 당을 중심으로 군과 내각이 협의하는 권력질서의 정상적 재편도 무리없이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 권력주도 안정...새로운 리더십 선보여
  
▲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월 24~25일 진행된 노동당 제8차 사상일꾼대회에서 '혁명적인 사상공세로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자'라는 제목의 폐막연설을 통해 '당의 유일적령도체계 확립'과 '사상전의 된바람'을 강조했다.[통일뉴스 자료사진]
김 제1위원장은 올해 2월 24~25일 열린 노동당 제8차 사상일꾼대회에서 한 '혁명적인 사상공세로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자'라는 제목의 폐막연설에서 '당의 유일적령도체계를 확고히 세우는데 당사상사업의 화력을 총집중하고 사회주의 수호전을 힘있게 추동하기 위한 사상전의 된바람을 일으킬데 대하여' 강조했다.
북한은 이를 '김정일애국주의교양, 신념교양, 계급교양, 도덕교양' 등 '4대 교양'으로 정식화해 직총, 여맹, 청년동맹 등 각 군중조직을 통한 교양사업 지침으로 확산해 왔다.
지난해 장성택 숙청을 앞두고 결행된 김 제1위원장의 삼지연군 현지지도는 3월 23일부터 인민군 대연합부대 지휘관들을 시작으로 진행된 백두산 답사행군으로 이어져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위업을 총대로 끝까지 완성'하자는 취지로 군인, 청소년·학생, 직맹·여맹 일꾼, 당 책임일꾼들에 이르기까지 8월까지 계속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같은 과정을 통해 김 제1위원장이 유일영도체계를 구축하고 공고화하는 수준을 넘어 정책결정시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10월 초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고위대표단의 인천방문이나 군 수뇌부에 대한 수시 강등·복권과 같은 사례는 최고지도자의 승인이 필수적인 사안이라는 것 등을 들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년간 김 제1위원장이 최고 지위와 권한을 제도적으로 우선 장악하고서도 중요한 정책은 당 협의체를 통해 결정하는 모양을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도 과거와 다른 뚜렷한 특징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김 제1위원장이 선대와는 다른 자신만의 통치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김 제1위원장은 대미·대남 행보와 관련, 군사적 대치와 평화적 대화의 모든 측면에서 공세적이고 적극적이며 파격적인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국방위원회를 전면에 등장시켜 직접 청와대를 상대로 담판을 시도하는가 하면, '핵보유'를 바탕으로 강경 입장을 서슴없이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5월 아파트 붕괴사고나 10월 자신의 다리 부상과 관련해서는 지팡이를 짚은 모습을 거리낌없이 공개하는 등 부정적 모습을 솔직히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軍사업, '싸움준비 완성'과 '군인생활 향상'에 주력
  
▲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불시에 인민군 '항공육전병 구분대'의 야간훈련을 불시에 조직하고 검열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월 20일 보도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북측 매체의 보도를 들여다보면, 김 제1위원장은 인민군부대를 방문해 어디서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관철 상황을 살펴본 후 '전쟁은 언제 한다는 광고를 내고 하지 않는다'며 '전군에 백두산 훈련열풍을 세차게 일으켰다'는 내용이 빠지지 않았다.
또 군종, 병종, 전문병, 화력단위별 종합전술, 연합 협동훈련 등 각종 훈련들이 실전의 분위기속에서 진행되고 전군에 명사수, 명포수운동이 벌어졌으며, 현대전의 요구와 양상, 부대전투 임무수행의 특성에 맞게 훈련의 형식과 내용, 방법이 개선되고 주체적인 군사전법과 전투행동방식, 전투조법들이 더욱 완성되고 있다는 내용도 매번 등장했다.
김 제1위원장은 1월 한·미 연합 '키 리졸브'·'독수리' 군사연습에 앞서 불시에 항공육전병(공수부대) 구분대를 불시 점검한데 이어 8월에도 공수부대 강하·타격훈련을 지도하는 등 올들어 군 훈련지도 횟수를 부쩍 늘렸다.
통일부는 전년 대비 김 제1위원장의 군부대 방문은 6회, 군훈련지도는 13회 이상 늘었다고 분석하고 특히 올해는 신형 방사포와 스커드, 신형 전술유도탄 등 중단거리 발사체를 총 19차례 113발을 발사하며 정밀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등 비대칭 전력증강을 추진하는 것으로 짐작했다.
올해 하계 군사훈련도 전년도 대비 상당히 늘어난 규모로 실시됐는데, 이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횟수와 규모에 비례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 제1위원장은 4월 제1차 비행사대회에서 순직비행사와 아내들, 부부비행사와 여성비행사들을 불러 기념사진을 찍고 군 부대 방문시마다 군인들의 생활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군력강화를 위한 올해 군사사업의 중심고리가 군인생활 향상에 있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김 제1위원장은 연말을 맞아 최근 21년만에 열린 제2차 군 후방일꾼대회에서는 '인민군대 후방사업에서 결정적인 전환을 이룩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서한을 보내 "2014년을 인민군대 후방사업에서 변이 나는 해로 만들데 대한 당의 의도를 심장깊이 새기고 당 앞에 다진 맹세를 후방사업에서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고 축하했다.
앞서 8월에는 직접 이름을 지어준 10월8일 공장을 찾아 '우리나라(북) 산업시설과 식료공장의 본보기, 표준'이라고 치하했으며, 11월에도 인민군 제534군부대 산하 종합식료가공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식료공장의 현대화사업의 모범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5월 중순 식료품가공공장인 인민군 2월20일공장과 물고기를 공급하는 제639군부대 동해후방기지, 종합식료가공공장인 제534군부대 산하 공장 등을 잇달아 찾았으며, 5월 말에는 물고기를 전방 군인들에게 공급하는 인민군 제313군부대 산하 8월25일수산사업소를 현지지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올해 연초 인민군 후방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제534군부대(인민무력부 후방총국)를 시찰하면서 "군인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이 올해 인민군대 군사사업의 중심고리"라며, "2014년을 인민군대 후방사업에서 변이 나는 해로 만들며 사회주의 수호전에서 쾌승을 안아오기 위해 군부대를 찾아왔다"고 말한 바 있다.
식량증산-안정적 소비생활...경제회복은 미지수
지난 23일 <러시아의소리>는 러시아의 대북 밀지원 소식을 전하면서 김지석 북한 수매량정성 부상을 인용해 "올해 가뭄 피해에도 불구하고 (곡물) 수확량이 571만 톤"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해 5만 톤 이상이 증가했다"고 전한 바 있다.
  
▲ 북한은 올해 '100년래의 왕가물(가뭄)'과 이상 고온현상이라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식량생산은 다소 증대된 것으로 보인다.평양 외곽인 황해북도 농촌 마을의 벼베는 풍경. [통일뉴스 자료사진]
'100년래의 왕가물(가뭄)'과 이상 고온현상으로 기후조건은 좋지 않았지만 식량생산은 다소 증대된 것으로 보인다.'
재일 <조선신보>는 이 같은 식량증산 요인을 '농사짓는 사람의 자각과 분발'에서 찾고, 나아가서는 올 초부터 북 노동당이 주요 농업정책으로 내세우는 '포전담당제' 실시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 2월 6~7일에 열린 전국농업부문조장대회에서 김 제1위원장은 '사회주의 농촌테제의 기치를 높이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는 서한을 보내 기존 분조관리제 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하는 조치를 제시했다.
농민들의 생산열의를 높이기 위한 이 조치에 따라 현재 북한에서는 소수의 농민들에게 일정한 포전을 맡기고 수확까지의 모든 공정을 책임지도록 한 후 그 실적에 따라 분배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분조에서는 농민들의 노력일 평가를 노동의 양과 질에 따라 제때에 정확히 하고 사회주의 분배원칙에 맞게 생산된 알곡에서 국가가 정한 일정 몫을 제외한 나머지는 농민들에게 현물, 즉 생산된 농작물을 기본으로 분배하고 있으며, 농민들은 스스로의 요구에 따라 이 농작물을 처분할 수 있다.
현재 북한에서 알곡생산을 빨리 늘려 식량문제를 풀 수 있는 기본 방도로 자리잡은 포전담당 책임제의 실시로 인해 "최근년간의 알곡생산이 가정마다 살림살이의 안정, 식생활의 개선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통일부는 최근 '김정은 정권 3년 평가와 전망'자료에서 2012년 이후 북한의 식량 작황이 비교적 양호하고 시장화가 진전돼 주민들이 국가배급에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는 구조가 형성돼 있으며, 쌀값과 환율 등 시장물가의 오름폭이 둔화돼 안정적인 소비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시장화의 진전으로 인해 지역, 계층간의 격차가 심화돼 소외지역 및 저소득층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되는 현상도 초래되고 있다며, 각종 유희시설, 건설 붐을 통해 주민생활이 향상됐다는 북측의 주장은 대부분 선별된 주민들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낮게 평가했다.
특히 소비와 유통 중심으로 커가는 시장화의 영향으로 민간의 재원은 늘어났지만 북한 당국의 재원은 감소해, 기존 계획경제 영역에 시장이 침투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북한 당국이 재원확충을 위해 관광개발구를 비롯한 19개 경제개발구를 지정하는 등 다양한 경제회복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성과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은 김 제1위원장이 10월 당 창건일에 즈음해 완공된 위성과학자주택지구와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 연풍과학자휴양소를 현지지도함으로써 '당의 과학중시, 인재중시정책'을 상징하는 건설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내세웠다.
또 연초 전국의 육아원, 애육원, 초등 및 중등학원, 양로원 들에 물고기를 전문적으로 보장하는 수산사업소를 건설할 것을 지시받은 인민군 1월8일수산사업소에서 2개월 남짓한 기간에 공사를 끝낸 것을 두고 '조선속도 창조의 본보기'라고 소개하며, 2014년 건설현장의 표어로 '조선속도 창조'를 사용하기도 했다.
청천강계단식발전소(희천발전소 2단계 공사), 중앙동물원 1단계 개건공사, 연풍과학자휴양소, 송도원국제소년단야양소를 비롯해 당창건일에 지어진 평양육아원·애육원, 5월에 준공된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노동자합숙 등은 '조선속도'로 건설된 시설물이자, '인민생활 향상'과 '애민'의 상징으로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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