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의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은 본지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어떻게 전투에 임했는지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북한군이 현대전에 얼마나 준비되었는지를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무인기가 굉장히 많이 투입되어 장갑차 같은 장비를 쓰거나 여러 병사가 모여 있으면 위험하다. 결국 2~3명으로 편성한 소규모 병사들이 돌격해 작전을 펴야 했고 이 때문에 개별 병사의 정신력과 체력, 훈련 수준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정규전임에도 마치 유격전의 특징이 나타난 것이다.
공개된 여러 증언을 종합하면 북한군이 ▲최고사령관을 향한 충성심이 강하고 ▲강한 전투 의지를 지녔으며 ▲임무 수행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아끼지 않았고 ▲포로가 되느니 자폭을 선택했으며 ▲동료를 위해 죽음도 불사했고 ▲강인한 체력과 높은 사격술을 지녔으며 ▲변화된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는 주장이 반복해 등장한다.
마치 북한이 이야기하는 일제강점기 항일유격대와 비슷한 모습이다.
북한군의 특징을 자세히 분석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된 자료를 다시 정리해서 소개한다.
NPR
6월 16일 자 미국 NPR(전국 공영 라디오)가 보도한 「우크라이나에 맞서 러시아를 위해 싸우는 북한군, 드론 전쟁에 능숙해져」에 나오는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그들은 매우 빠르게 배웠다.” “우리는 군인들에게 북한군과의 직접적인 교전을 피하라고 지시했다.” (북한군과 교전하면서 피해가 커지자 내린 지침) “북한군이 없었다면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탈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제225독립강습여단 사령관 올레흐 시랴예프
“그들은 러시아군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신체적으로 준비된 상태였다.” “건강하고 기동성이 뛰어나 보였다.” “러시아군에게서 관찰한 것보다 훨씬 더 규율적인 전투 방식이었다.” “북한 군인이 목숨을 걸고 들판에서 동료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러시아군이 그러는 걸 본 적이 없다.” -북한군을 드론으로 목격한 제8특전연대 의료 요원 ‘블라드’(호출 부호)
“바바야가(드론 종류)가 러시아 부대 위로 날아가면 러시아군은 크게 두려워한다. (크고 시끄러워서) 마치 헬리콥터가 바로 위로 지나가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군은 아무런 주의도 기울이지 않고 임무를 계속 수행했다. 그들은 엄폐물 없이 곧장 전장을 가로질러 나갔다. 근처 어딘가에서 포격이 있더라도 숨지 않았다. 우리의 FPV(일인칭 시점) 드론을 피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제61여단 공중 감시 부대 지휘자 ‘안드리’(호출 부호)
“부대에서 떨어져 나와 버려진 집에 숨어 있는 북한군 병사를 잡으려고 했다. 그는 젊고 체력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잡을 수 없었다. 그는 울타리를 넘었고 50살 먹은 우리 군인들이 따라잡으려고 내려왔을 때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나중에 군인들이 그가 배낭과 장비를 들고 달리는 것을 발견했는데 부상한 상태였다. 군인들이 접근하는 걸 본 그는 궁지에 몰렸다는 것을 깨닫고 수류탄을 꺼내 자폭했다.” -제61여단 정찰 부대 지휘자 ‘볼로디미르’(호출 부호)
“북한 군인이 들판에 침착하게 서서 소총으로 드론을 매우 정밀하게 사격했다. 그들은 내 드론을 여러 번 격추했다.” (북한군은 드론을 만나면 3명 중 1명이 드론을 유인한다. 유인자가 멈추면 드론도 멈추는데 이때 다른 두 명이 조준 사격으로 파괴한다.) -드론 조종사 ‘막심’(호출 부호)
NK 인사이더
미국 NK 인사이더가 1월 10일 보도한 「단독 보도: 쿠르스크주에서 북한군 병사 시신에서 발견된 문서 및 유품(1)」과 1월 9일 보도한 「단독: 쿠르스크주에서 북한군 병사 시신에서 문서 발견(2)」의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군 장교 시신에서 발견한 문서 「94려단 전투경험과 교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우리 맞춤법에 맞게 원문을 다듬었다.)
“모든 전투원을 사상과 신념의 강자, 높은 전투 정신으로 준비시킨다면 현대적인 무장 장비를 갖춘 적들도 정치사상적 우세, 전법적 우세로 능히 이길 수 있다. 작전 전투 2일간 전투원들은 적들의 포격이 우박치고 자폭 무인기가 벌떼처럼 달려드는 속에서도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전투명령을 목숨 바쳐 관철해야 한다는 높은 정신력과 전투 정신, 자기 희생정신을 발휘하면서 맹호와 같이 전장을 달려 최신 무기로 장비한 적들을 전율케 하고 플레호보지역을 해방하였다.”
“여단장, 대대장, 중대장, 전투조장들이 자기 위치에서 전투 지휘를 긴장하게 진행하면서 전투 과정에 급변하는 정황들에 대하여 정확한 판단과 결심을 채택하고 그것에 맞게 지휘를 진행함으로써 전투를 승리로 결속했다. 전투 과정 전투 지휘를 담당한 중대장들과 조장들이 희생되거나 부상으로 후송되는 정황이 발생하였을 때 신속히 참모부의 지휘성원들과 정치지도원, 부조장들에게 전투 지휘를 넘겨주고 전투를 중단없이 진행하도록 하였다.”
“대대들의 침투 지점들에 적들이 지탱점을 형성하고 완강하게 저항하였으며 이로 하여 전투 초기 성과를 확대하지 못하는 정황이 발생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역량으로 적을 경제 제압하는 한편 우회시켜 적들을 후미에서 타격하도록 하였다.”
“적들이 무인기로 아군의 이동을 정찰하고 포병 사격을 호출하여 타격하는 정황이 발생하였을 때 적 무인기에 대한 유인 및 집중사격을 조직하여 많은 무인기를 격추했으며 이미 수색한 건물들의 지하실에 은폐함으로써 인원 손실을 최소화하였다.”
“출발 대기 구역 공격 출발 진지까지 제1대대는 50킬로미터, 제7대대는 41킬로미터, 제10대대는 43킬로미터를 은밀히 진출하여 적이 상상하지 못하는 주거 지역의 북쪽과 동서쪽, 수림지에서 불의에 적들을 공격함으로써 31시간 만에 신속히 전투를 결속할 수 있었다. 특히 제1대대에서는 하차 지점으로부터 9킬로미터의 수림과 은폐지를 이용하여 은밀히 진행하였고 진출 노상의 프셀강을 2~3명씩 3척의 쪽배로 도하하였다.”
“구예보지역의 포병 무력과 적의 무인기 발진 지점들에 대하여 선제타격을 하지 못한 것으로 하여 그로부터의 인원 손실을 보게 되었다. 실시간에 의한 정찰 및 무인기 타격 행동이 진행되는 현대전에서 전투조(2~3명) 단위로 분산 행동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적의 무인기, 포병 타격으로 동시에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전투원들의 높은 사격술과 전진 속도에 겁을 먹은 일부 적 병사들 속에서 투항을 요구하고 포로가 될 것을 희망하였다.”
“일부 전투원들 속에서 전투 시 부상자가 발생하자 조급하게 그를 구원한다고 하면서 적의 사계와 포격, 무인기 타격을 고려함이 없이 접근하다가 적의 총탄에 맞아 함께 부상하거나 희생되는 현상들이 10여 건이나 나타났다. 부상자가 발생하면 냉정하게 사색하면서 주변의 적들과 화력을 제압하고 엄호하에 부상자를 구출해야지 무턱대고 들어가면 적들의 저격수와 집중 사격에 많은 인원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로씨야군항공특전사령부사령관과의 동영상회의」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드론 대응법이 담겨 있었다.
“매 중대마다 적어도 1개의 무인기조를 조직하며 중대장은 지휘소에서 적정 감시를 24시간 조직하여야 한다. 정찰 없이는 그 어떤 전투 행동도 진행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첫 임무는 은폐하는 것이다. 매 대대에는 적어도 2~3개의 무인기조를 조직하며 주간 및 야간 정찰조들을 조직해야 한다. 또한 휴대용 전파장애기(재머)를 이용하여 전자전을 벌여야 하며 반드론총 탄알 6~8발을 장비해야 한다.”
또 다른 문서인 「진행 할 사업순차」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습격 개시 전에 정찰 및 습격대로 적 종심의 무인기, 포병, 전차 소멸할 것.”
정찰병이 정찰과 함께 습격 전투까지 하는 건 북한군 특유의 전술이다. 이들은 본대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에 사실상 목숨을 걸고 전투를 진행한다.
“전투 진행 시 부상자는 자체로 처리하고 가능한 대로 도움 없이 은폐시키고 기본 역량은 자기 방향으로 전진하면서 임무를 수행할 것.”
속전속결을 위해 부상병은 혼자 버티며 후송을 기다리기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ABC뉴스
ABC뉴스가 4월 8일 보도한 「‘그들은 항복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사령관, 러시아에서 북한군과의 전투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는 쿠르스크에서 북한군과 전투를 벌였던 시랴예프 사령관의 증언이 나온다.
보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을 쿠르스크에서 몰아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거의 8개월 동안 고전하며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고 하였다. 이때 북한군이 합류하면서 전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아래는 시랴예프 사령관의 증언이다.
“그들은 항복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들을 포로로 잡은 사례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미 부상한 사람들을 포로로 잡은 적도 있지만, 그들은 부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육탄 공격(보병 공세를 뜻함)을 했다.”
“북한군이 빠르게 러시아 공격의 선두 주자로 부상했다. 러시아군은 북한군이 점령한 땅을 확보하는 데 활용됐다.”
북한군이 마을을 점령한 뒤 러시아군에 인계하면 러시아군이 마을을 지키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신체적 준비 면에서 최고로 잘 준비되어 있다. 그들은 훌륭한 저격수다. 드론과 교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총으로 드론을 격추한다. 부상자를 버려두지 않는다. 항상 후송하려고 노력한다.”
“러시아군이 강제로 전투에 투입되는 것과는 달리 북한군은 헌신적이며, 전장에서 영웅적으로 죽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북한군과 싸우려면) 우리 병사들이 지뢰를 밟거나 미국이 공급하는 어떤 종류의 포탄에 맞아도 그 안으로 들어가 그들을 끝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뉴욕타임스
1월 22일 자 보도 「러시아와 함께 싸우면서 북한은 그들만의 전투를 벌인다」의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군은 러시아군과 달리 장갑차 지원 없이 전진한다. 이들은 러시아군과 달리 큰 손실을 보아도 재정비하거나 후퇴하기 위해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지뢰가 깔린 들판을 가로질러 맹렬한 포화 속에서 이동한다.”
“중상을 입으면 생포되지 않기 위해 한 손으로 수류탄을 쥐고 있다가 우크라이나군이 접근하면 폭발시켜 자폭한다.”
“눈 덮인 들판에서 8킬로미터를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일부 병사는 부상했지만 후퇴하지 않았고 증원군을 기다린 후 공격했다.”
“그저 전진, 전진할 뿐이다. 동기 부여, 명령 그리고 엄격한 규율 덕분이다.”
“러시아군과 달리 전사자와 부상자를 후송한다.”
월스트리트저널
4월 8일 자 보도 「북한이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서 얻은 전장의 교훈」의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최전선에서 참호를 파고 병참 지원을 했다. 그러나 정예 부대를 포함한 수천 명의 러시아군이 빠르게 파괴되자 북한군은 전장에 배치됐다. 북한군은 전술적 인식보다 훨씬 뛰어난 이념적 열정과 신체적 지구력으로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그들은 앞으로 돌진하면서 북한말로 소리쳤다. 함성이 엄청났다.”
“12월에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포위된 북한군 병사 한 명이 ‘김정은 장군’을 외친 뒤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이와 비슷한 증언으로 키이우 인디펜던트 1월 16일 자 보도를 보면 “북한군 포로를 잡을 뻔했지만 그들은 ‘김정은 장군 만세’ 혹은 ‘조선노동당 만세’를 외치며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CNN
1월 30일 자 보도 「자폭과 80년대 전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이 작전하는 방식」의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보병의 빠른 공격을 위해 방탄복과 방탄모를 벗었다. 그들은 기동성이 뛰어나고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 특히 드론으로는 잡기가 어렵다.”
“그들의 배낭에는 최소한의 물 등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 외에 탄약이 가득 들어 있었다. 따뜻한 옷, 모자, 목도리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탄창 약 10개, 수류탄 5~10개, 기관총 탄약, 지뢰를 소지하고 있었다. AK-47의 최신형인 AK-12 돌격소총을 쓴다.”
“약 100미터 거리에서 드론을 격추하는 데 뛰어난 사격 실력을 보였다.”
“그들은 부상으로 더 이상 싸울 수 없게 될 때까지 당당하게 전투에 나선다. 모든 항복 요구를 거부하고 계속 싸운다. 마지막에 수류탄을 사용해 자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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