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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8일 금요일

오늘 채 해병 순직 2주기, 이제 진실을 마주할 시간

 김인환 시민기자

dydaos98@gmail.com

해병129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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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동기 시민기자가 전하는 애도와 다짐

박정훈 대령의 ‘무죄 확정' '수사단장 복귀'

윤 격노, '설' 아닌 '사실'…사필귀정의 시간

모두의 약속 "너의 죽음 억울함 없게 하마"

채해병 특검의 항소 취하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 11일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귀했다. 2023년 8월 보직 해임된 지 1년 11개월만이다. 모든 것이 하나하나 제자리로 돌아오는 사필귀정의 시간이다.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고 한 박 대령의 약속이 점차 현실에서 지켜지고 있다.

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당시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16. 연합뉴스

오늘은 채 해병의 2주기 기일이다.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던 채수근 당시 일병이 순직한 지도 어느덧 2년이 흘렀다. 그의 2주기를 맞아, 해병1292기 동기로서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아직도 많은 전우들이 그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채수근 해병과 같은 날 입대한 동기다. 당시 우리는 슬퍼할 틈도, 위로를 받을 시간도 없었다. '귀신 잡는 해병'이 아니라 '귀신 만드는 해병'이라는 국민의 분노와 비판이 먼저 해병대를 덮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휘관들은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언론에 흔들리지 마라"는 말만 반복했다.

채해병의 순직 원인과 수사 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채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앞에 번번이 좌절됐다. 장병의 죽음보다 체면을 우선시한 그 후한무치한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였다는 사실은, 국가와 국민만을 믿고 헌신했던 해병대의 자부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 사이 우리는 모두 전역했고, 2025년 6월 정권이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열린 첫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은 다시 통과됐고, 대통령은 즉각 이를 공포했다. 7월 2일 마침내 이명현 특별검사가 수사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실 안보라인에선 'VIP 격노설'이 확인되는 양상을 보인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격노설을 부인했던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수사 결과 보고를 받고 크게 화를 냈다"고 진술했다. 이제 '설'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열린 고 채수근 상병 영결식에서 동료 해병대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7.22. 연합뉴스

모든 시작은 한 사람의 격노였다. 그 분노에 수사는 멈췄고, 진실은 가려졌다. 같은 날 입대했지만, 같은 날 전역하지 못한 전우의 죽음을 도저히 그저 '사고'로 받아들일 수 없다. 여전히 너무 많은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채 해병의 죽음 앞에 여야는 있을 수 없다. 이번 특검은 해병대의 명예와 국방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다.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

박정훈 대령의 이 약속은 개인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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