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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6일 화요일

세계를 뒤흔든 ‘존귀하신 자제분’

 

[아침햇살208] 세계를 뒤흔든 ‘존귀하신 자제분’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2/12/07 [10:15]

1. ‘존귀하신 자제분’

 

1) 북한 언론에 처음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랑하는 자제분’

 

11월 19일 노동신문은 전날 있었던 화성포-17형 시험 발사 기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중요 전략무기 시험발사장에 사랑하는 자제분(아래 ‘자제’)과 여사와 함께” 나왔다고 보도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를 북한 언론이 공식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11월 27일 화성포-17형 시험 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의 기념사진 기사에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가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신문은 국방과학원 미사일 부문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일꾼들이 11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올린 ‘충성의 결의 편지’ 전문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자신(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하였다. 

 

국내에서는 북한 언론에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를 2013년 2월생으로 파악하고 있다. 즉, 나이가 9세, 한국식 세는나이로 10살이며 우리의 초등학교 3학년에 해당한다. 

 

2) 화성포-17형보다도 관심이 쏠린 자제

 

국내외 언론은 화성포-17형 시험 발사보다 북한 언론에 처음 공개된 자제의 모습에 더 관심을 보였다. 쏟아지는 언론 보도를 보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 국내 언론 보도들.     

 

▲ 해외 언론 보도들.     

 

언론뿐 아니라 대중의 관심도 마찬가지였다. 11월 15~22일 구글 검색에서 ‘북한’을 검색한 사용자의 관련 검색어 1위가 자제였으며 2위가 대륙간 탄도미사일이었다. 세계인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미국 스팀슨 센터의 마이클 매든 객원 연구원은 “매우 중요한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北김정은, 딸 첫 공개하자 세계가 놀랐다..배경에 관심」, 파이낸셜뉴스, 2022.11.20.)

 

 

2. 두 개의 시각

 

1) ‘어린 딸’

 

미국, 한국 등 서방의 대북 전문가와 주류 언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도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의 의미를 대체로 비슷하게 분석하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1월 26일 자 MBC 보도에서 “화성포-17형이라는 전략무기 체계에 대한 상당한 신뢰성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하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11월 29일 자 BBC 보도에서 “핵 무력만이 북한 미래 세대의 안전 지킴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화성포-17형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 후대의 미래를 밝게 보장했다는 성과 부각 등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런 평가들은 자제를 ‘어린 딸’로 보는 시각에 따른 것이다. 

 

2) 북한의 시각

 

북한은 “사랑하는 자제분”,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자제를 ‘어린 딸’이 아닌 ‘백두혈통’으로 보는 시각이다. 부대 지휘관으로 보이는 군인이 깍듯이 경의를 표하여 악수 인사를 올리는 자세에서도 이를 볼 수 있다. 

 

 

국방과학원 미사일 부문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일꾼들이 11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올린 ‘충성의 결의 편지’에는 “발사 당일에는 직접 화선에까지 자신(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과 함께 찾아오시어 우리들에게 남부러워할 특전을 안겨주시고 승리의 신심을 백배해” 주었으며 “남부러워할 특전을 최상 최대의 영광, 크나큰 긍지와 자부로 소중히 간직하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자제를 만난 것이 ‘남부러운 특전’이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또한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는 표현을 통해 자제를 ‘백두혈통’으로 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객관적 시각

 

북한에서 나타난 하나의 현상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지 연형묵 총리의 예를 살펴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연형묵 총리는 1991년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서울을 방문해 남북기본합의서에 합의한 것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편이다. 

 

연형묵 총리는 1988년 총리에 선출되었다가 1992년 자강도 책임비서 겸 인민위원장이 되었다. 이를 두고 국내와 서방 전문가들은 연형묵 총리가 좌천되었다고 평가했다. 외부의 시각으로 보면 중앙에서 총리를 하다가 변방의 도지사가 된 셈이니 좌천인 것이다. 좌천에도 이유가 있어야 하니 온갖 추측이 나왔는데 주로는 총리로서 경제 사정이 나빠진 것에 관해 문책당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시장 개방을 주장하다 비판받았다’, ‘남북 경협에 실패해 징계받았다’는 식의 주장도 하였다. 서울신문 북한인명록에는 “정무원 총리 경질(경제 파탄에 대한 문책성 인사임)”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연형묵 총리의 자강도 배치를 전혀 다르게 설명한다. 

 

자강도는 군수공장이 밀집한 주요 지역이지만 교통이 불편하고 산지가 90%나 되는 척박한 땅이라 전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연형묵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중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자원하였다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연형묵 총리가 당시 가장 능력 있는 일꾼이었기에 자강도로 보냈다고 한다. (김현환, 「70돌을 맞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강성국가 건설의 특성」, 2018.9.8.)

 

실제로 연형묵 총리는 자강도에 가서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을 성과적으로 극복했다고 한다. 연형묵 총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진행한 중소형 발전소 건설에서 전국의 모범이 되었으며 생산량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등 큰 성과를 냈다.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강도 도 소재지인 강계시의 이름을 따 ‘강계정신’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명명하였다. (이대근, 「인물로 보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정치│④ 혜성처럼 나타난 총리 김재룡」, 2019.10.21.)

 

좌천되어 변방으로 쫓겨난 것, 지도자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충성의 결의’로 자원해 간 것. 연형묵 총리가 자강도로 갔다는 사실은 하나지만, 그 사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두 개의 정반대 해석이 나온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북한의 처지에서 북한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런 노력이 대단히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본다. 자본주의 시각으로 북한을 언뜻 보고 드는 느낌을 그대로 머릿속에 굳혀버리면 북한에 관해 오판하기 쉽다. 실제로 북한에 관해 오판해서 잘못된 대북 정책을 세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경제 제재를 들 수 있다. 얼핏 보니 북한 경제가 어려워 보여서 조금만 더 압박하면 북한이 무릎 꿇거나 붕괴하리라 예측하고 벌써 몇십 년째 대북 제재에 매달리고 있다. 아마 북한이 평범한 자본주의 국가였으면 경제 제재가 상당히 효과적으로 먹혔을 수 있다. 세계화 시대에 경제 고립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북 제재가 원하는 결과를 낳지 못했다는 것은 미국도 인정한다. 북한 국민들이 어떻게 경제난을 이겨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자본주의 시각으로만 계속 북한을 들여다보면 ‘중국과의 보따리 무역으로 버틴다’, ‘장마당으로 경제가 성장한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분석만 쏟아내며 엉터리 대북 정책에 계속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혹자는 북한이 망하기를 바라며 모든 현상을 무조건 북한에 안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유포한다. 이런 사람은 체제 경쟁의 자세로 혹은 적대감으로 북한을 대하는데, 그런 사람일수록 북한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고 북한을 이기기 위한 첫 공정이 북한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에 관해 덮어놓고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유포하면 자기 최면에 걸리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결국 대북 정책이 실패하는 길로 빠지게 된다.

 

‘충성의 자원’을 ‘좌천’으로 해석하는 식으로는 북한이 ‘빠르면 3일, 아니면 3개월, 늦어도 3년 안에 망한다’는 말만 30년 넘게 반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예측이 틀렸음이 드러나도 왜 틀렸는지, 앞으로 틀리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찰하지도 않고 상식적, 지적인 노력은 아예 팽개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이 끔찍한, 완전히 딴판인 세상을 직면하는 것으로 귀착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로 북한을 무장 해제시킬 수 있다고 여겼지만, 그것이 오히려 북한의 핵무장 앞에서 총파산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오늘의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 

 

이처럼 그들의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보는 것, 그것이 객관적인 경우가 많다.

 

한편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익숙하기 때문에 북한의 처지에서 북한을 들여다보는 노력은 상당히 긴장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북한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올바른 대북 정책, 대책을 세울 수 있다. 

 

 

3. ‘백두혈통’인 ‘존귀하신 자제분’

 

1) 후계자

 

자칭 대북 전문가 속에서 자제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자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1월 29일 자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서 “당연히 후계자가 되겠죠”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1월 29일 자 BBC 보도에서 후계 의미가 아니라며 ‘후계’와 ‘후대’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제가 후계자인지 아닌지 분분한 것은 내심 자제가 어린 딸로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화성포-17형 사진을 보자. 길이는 24미터 정도로 추정되며 발사차량에 누워있을 때의 높이도 2층 건물 높이는 족히 되어 보인다. 발사 직전 미사일을 세우면 8~9층 아파트 높이 정도 된다. 

 

 

 

 

일반적으로 10살 정도의 여자아이가 자기 학교 건물만 한 거대한 구조물 앞에 서면 어리둥절하거나 위압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 미사일이 엄청난 폭음과 함께 하늘로 날아가면 정신이 얼얼해지거나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어른도 사격장에서 실탄 사격 소리를 처음 들으면 깜짝 놀라고 긴장하며 심하면 두려움을 느끼는데 어린아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많은 군인과 어른들이 자기와 아버지를 향해 환호하면 분위기에 압도당하거나 어쩔 줄 몰라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사진 속의 자제는 분명 얼굴과 표정, 손짓 등이 평범한 10살 여자아이의 앳된 모습이지만 화성포-17형 앞에서 일반적인 10살 여자아이가 보일법한 반응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사일 개발과 발사 성공을 기뻐하면서도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면서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아니, 훈련받지 않은 어른이라면 화성포-17형 앞에서 흥분하거나 긴장하기 마련일 텐데 그런 어른보다도 더 침착하게 행동하였다. 마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같은 수준으로 모든 상황을 ‘장악’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제는 이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있고 자신의 것으로 ‘움켜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모두 미사일이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것을 지켜볼 때 자제는 시계를 쥐고 전광판을 보고 있다. 마치 무언가 점검하고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다.     

 

자제가 ‘엄청난 미사일, 저것은 세계 최강이고 미국 본토를 날리는 것이다, 이제 이번 발사로 미국과 세상이 깜짝 놀랄 것이다, 저 미사일은 나의 아버지와 그의 충직한 과학자, 군인, 노동자들이 만든 것’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고, ‘세계 최강 미사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것이 마땅하며 또한 마땅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면서 발사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충분히 볼 수 있는 표정과 자태다.

 

여느 10살 여자아이의 모습과 전혀 다른 자제의 모습을 북한 국민은 어떻게 바라볼까. 북한 국민은 언론에 공개된 자제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표현대로 하면 ‘신념, 의지, 배짱이 백두산형’이고 ‘두 눈에는 예지가 빛나고 의지가 결연’한 ‘어리신 장군님’이라고 ‘감탄’할 수도 있겠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자제가 후계자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북한 국민들 속에서 ‘백두혈통’인 ‘존귀하신 자제분’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2) 중요한 것은 실력

 

이번에 공개된 사진으로 봐서는 자제가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북한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고 할 것이다. 과연 어떤 실력을 키워가고 발휘해 갈 것인가.

 

밖에서는 ‘세습’이라 하지만 북한에서는 ‘계승’이라고 하는 후계 구도를 북한의 처지에서 들여다보자.

 

북한은 후계 문제에서 실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가장 실력이 출중한 사람이 후계자가 되는 것이다. 실력이 있는데 단지 혈통이라는 이유로 후계자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되며, 실력이 없는데 혈육이라는 이유만으로 후계자가 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실력과 책임감으로 후계자가 되었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 이제는 서방에서도 대단한 실력가라는 평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전인 5월 25일 자 한겨레21(통권 309호)에 따르면 김대중 당시 대통령 지시로 정보기관과 민간 전문가 집단이 합동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지도자로서의 안목과 식견은 물론 합리성과 추진력을 동시에 갖춘 치밀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그것도 “이런 자질이 어느 날 갑자기 갖춰진 게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지도자로서의 경륜을 쌓아온 결과”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 밖에도 “아주 머리가 좋다. 상당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의 얘기를 잘 이해하고 그 말에 공감하면 바로 동조하여 결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김대중 대통령), “두뇌가 명석하고 판단력이 빠르다는 느낌”(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논리가 정연하고 활발하다”(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서방 국가들, 특히 한국의 여러 국내 문제를 알 정도로 박식했다. 한마디로 굉장히 스마트한 사람”(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의 여러 증언이 있다. 

 

해외 인사들도 “국제정세와 외교정책들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다”(올레그 셰닌 전 소련공산당 의장),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가진 상식 있는 사람”(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전 러시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 “두뇌 회전이 빨랐고, 사물에 대한 반응도 민첩”(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부장), “합리적인 대화자”(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라고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관해서도 많은 이들이 실력을 인정하는 증언을 하였다. 특히 한미 두 나라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상당히 유연성이 있고 결단력이 있는 인물”,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라고 하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매우 영리한 사람이자 위대한 협상가”, “아주 전략적인 사람”, “정말 현명하다”, “굉장히 재능이 있는 사람”, “위대한 인격에 매우 똑똑하다. 좋은 조합”이라고 하였다. 

 

특히 밥 우드워드 기자가 지난 10월 발간한 책 『트럼프 테이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IA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관해 평가한 것을 동의하지 않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련하고, 술수가 뛰어나며 매우 현명하다”라고 하였다. 

 

이 밖에도 “자신감과 확신에 차서 지휘하고 있는 걸 봤다. 결단력 있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굉장히 진취적이었다. 시대에 맞는 사고를 하고 있다고 느꼈다”(박지원 당시 평화민주당 의원), “서방 지도자도 따라 하기 힘들 정도로 열려 있는 걸 봤다”(한완상 전 부총리), “동북아 정세에서 가장 중요한 운영자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스인훙 중국 국무원 자문위원) 등 여러 인사들의 발언이 있었다. 

 

3) 미국의 좌절

 

미국과 서방은 북한의 붕괴를 바란다. 그래서 정치, 경제, 군사적인 압박과 공작을 펴왔다. 그런데 군사적 압박은 북한의 국가 핵무력 완성으로 파탄 났다. 경제적 압박은 자립자강 노선으로 무력화되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북한의 정치적 혼란을 기대하고 있다. 아무리 강력한 핵미사일이 있어도 정권이 무너지고 체제가 흔들리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평범한 10살 여자아이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자제가 등장했다. 미국의 처지에서는 이것이 거대한 핵미사일보다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3일, 3개월, 3년이 지나고 30년을 북한이 망하기만 기다렸는데 범상치 않은 자제가 나타났으니 ‘또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가’ 하고 아연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제가 화성포-17형 발사장에 이어 기념사진 촬영장에까지 나와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은 무언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일단 나이에 비해 기품이 있고 침착하며 거대한 미사일과 수많은 어른 속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평범하지 않으며 상당히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부대 지휘관을 비롯해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도 어린아이가 어른 대하듯 하지 않고 상당히 의미 있게 대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북한 언론에 자제가 나오는 게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 

 

기념사진을 같이 찍은 것도 주목해봐야 한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기여한 군인, 과학기술자, 노동자, 일꾼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하였다. 즉, 기념사진 속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기여한 이들이다. 그런데 여기에 자제가 함께 있었다. 단순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동행했다고 해서 기념사진을 함께 찍는 것은 아니다. 리설주 여사는 미사일 발사장에 동행했지만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없었다. 

 

이렇게 보면 자제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무언가 기여한 것이 있을 수 있다. 10살 여자아이가 미사일 발사에 무엇을 기여하겠냐며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사진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자제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다. 

 

 

 

 

자제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의미가 있겠다. 북한이 최고지도자 자녀의 어릴 때 모습을 이렇게 빨리 공개한 적은 없다. 이것도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앞으로 차차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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