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제시하자 “첫 회의에만 참석...개정에 관여하지 않았다”
- 이승훈 기자 lsh@vop.co.kr
- 발행 2022-05-25 18:05:00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25. ⓒ뉴시스
“직접적으로 관여한 기억이 없다.”
25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가정보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 때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위기관리지침)이 무단으로 개정되는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당시 김규현 후보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국가안보실 1차장 소관의 위기관리센터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신인호 당시 위기관리센터장이 김관진 당시 국가안보실장의 지시 등에 따라 관련 지침을 무단으로 수정하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알았으면 큰 문제지만, 몰랐어도 심각한 무능으로 비판받을 수 있는 부분이어서, 야당 위원들의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지침 개정 관여 없었다”는 후보자
판결문 제시하자 “첫 회의엔 참석”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터진 후 “재난의 커트롤타워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아니라 안전행정부”라고 주장했는데, 대통령훈령인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국가 재난 상황에서 전략 커뮤니케이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라고 돼 있었다. 당시 청와대는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보여 달라는 국회의 요구를 “대외비”라며 거부하고, 그해 7월 무단으로 이 지침을 개정했다. 대통령 훈령을 개정하려면 10일 이상의 의견조회, 법제처 심사,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관련 지침을 지워버린 것이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관건은 ‘이 같은 무단 지침 변경에 후보자가 얼마나 관여 했나’였다.
이날 김규현 후보자는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위기관리지침을 무단으로 수정했는데, 알고 있었나?”라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관여한 기억이 없다”라고 답했다.
이에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그가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문을 제시하며 “위기관리지침 개정하는 회의에 참석했나?”라고 다시 질의했다. 그제야, 그는 “첫 회의에는 간 것 같지만”이라며 인정하면서도 “(지침 개정) 과정에 참여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2014년 6월 28일 유민봉 수석 주재 회의와 2014년 7월 1일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 회의 등에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는데 김규현 후보자는 이 회의에 참석했고, 회의에서는 지침 개정의 필요성과 개정 방향 및 시기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해당 재판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규현 후보자는 2014년 7월 하순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 주재 회의에 참석했다가 ‘지침이 아직도 수정되지 않았느냐’는 질책을 받고,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방법으로 같은 해 7월 31일까지 지침을 수정하기로 한 뒤, 이를 김관진 당시 국가안보실 실장에게 보고했다.
윤 의원이 해당 검찰 공소장을 제시하며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질책받고 7월 30일까지 (무단으로) 수정하기로 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하자, 김규현 후보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지침 무단 변경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묻는 조정식 의원 질의에서는 “모른다”고 했다가, “관련 회의에는 참석했다”는 답변이 나오자,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아까 (앞선 질의응답에서) 위기관리지침 변경 사안을 모른다고 했는데, (판결문 내용 보면)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실제 변경 절차에 참여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후보자의 정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김규현 후보자는 “그 당시 그걸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라며 “국가 전반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전반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지침을 어떻게 해야한다 그런 내용은 깊게 다루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경협 의원은 “상식적으로 위기관리센터를 관장하는 1차장이었고, 안보실장과 위기관리센터장이 이를 변경하는 것을 중간에 있는 1차장만 몰랐다고 할 수 있나”라고 타박했고, 그는 끝까지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규현 후보자는 대통령 최초 보고시간 논란에 관해서도 자신은 책임 없다는 취지로 일관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세월호 참사 당시 대응 문제와 관련해 후보자는 책임이 자유롭지 못하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각에 대한 논란도 있는데, 최초 보고시간이 몇시였나?”라고 묻자, 그는 “(당시) 상황실 근무자 모두 (실무자가 작성한) 일지 등에 따라 10시로 알고 있었다”라며 실제 보고시간이 10시가 아니었다는 것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인지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검찰조사에서 최초보고시간은 10시가 아니라 10시 19~20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로도 김 후보자는 실무자가 작성한 일지 등에 따라 상황실 관계자 모두가 최초 대통령 보고시간을 10시로 알고 있었고, 자신도 직접 보고한 게 아니라서 정확한 시간을 몰랐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윤건영 의원은 “피고 (비서실장) 김기춘과 김 후보자가 함께한 회의에서 대통령 보고시간을 특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 했더니, 그것은 대통령에게 물어볼 수 없다고 해서 그대로 묻혔다는 게 1심 판결문 내용”이라며 “당시 지휘 선상에 있던 모든 관계자가 10시로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후에 10시로 입을 맞추기로 작당했다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의 책임에서 김 후보자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지만, 그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25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가정보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 때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위기관리지침)이 무단으로 개정되는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당시 김규현 후보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국가안보실 1차장 소관의 위기관리센터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신인호 당시 위기관리센터장이 김관진 당시 국가안보실장의 지시 등에 따라 관련 지침을 무단으로 수정하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알았으면 큰 문제지만, 몰랐어도 심각한 무능으로 비판받을 수 있는 부분이어서, 야당 위원들의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지침 개정 관여 없었다”는 후보자
판결문 제시하자 “첫 회의엔 참석”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터진 후 “재난의 커트롤타워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아니라 안전행정부”라고 주장했는데, 대통령훈령인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국가 재난 상황에서 전략 커뮤니케이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라고 돼 있었다. 당시 청와대는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보여 달라는 국회의 요구를 “대외비”라며 거부하고, 그해 7월 무단으로 이 지침을 개정했다. 대통령 훈령을 개정하려면 10일 이상의 의견조회, 법제처 심사,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관련 지침을 지워버린 것이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관건은 ‘이 같은 무단 지침 변경에 후보자가 얼마나 관여 했나’였다.
이날 김규현 후보자는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위기관리지침을 무단으로 수정했는데, 알고 있었나?”라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관여한 기억이 없다”라고 답했다.
이에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그가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문을 제시하며 “위기관리지침 개정하는 회의에 참석했나?”라고 다시 질의했다. 그제야, 그는 “첫 회의에는 간 것 같지만”이라며 인정하면서도 “(지침 개정) 과정에 참여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해당 재판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규현 후보자는 2014년 7월 하순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 주재 회의에 참석했다가 ‘지침이 아직도 수정되지 않았느냐’는 질책을 받고,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방법으로 같은 해 7월 31일까지 지침을 수정하기로 한 뒤, 이를 김관진 당시 국가안보실 실장에게 보고했다.
윤 의원이 해당 검찰 공소장을 제시하며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질책받고 7월 30일까지 (무단으로) 수정하기로 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하자, 김규현 후보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지침 무단 변경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묻는 조정식 의원 질의에서는 “모른다”고 했다가, “관련 회의에는 참석했다”는 답변이 나오자,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아까 (앞선 질의응답에서) 위기관리지침 변경 사안을 모른다고 했는데, (판결문 내용 보면)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실제 변경 절차에 참여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후보자의 정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김규현 후보자는 “그 당시 그걸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라며 “국가 전반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전반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지침을 어떻게 해야한다 그런 내용은 깊게 다루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경협 의원은 “상식적으로 위기관리센터를 관장하는 1차장이었고, 안보실장과 위기관리센터장이 이를 변경하는 것을 중간에 있는 1차장만 몰랐다고 할 수 있나”라고 타박했고, 그는 끝까지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규현 후보자는 대통령 최초 보고시간 논란에 관해서도 자신은 책임 없다는 취지로 일관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세월호 참사 당시 대응 문제와 관련해 후보자는 책임이 자유롭지 못하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각에 대한 논란도 있는데, 최초 보고시간이 몇시였나?”라고 묻자, 그는 “(당시) 상황실 근무자 모두 (실무자가 작성한) 일지 등에 따라 10시로 알고 있었다”라며 실제 보고시간이 10시가 아니었다는 것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인지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검찰조사에서 최초보고시간은 10시가 아니라 10시 19~20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로도 김 후보자는 실무자가 작성한 일지 등에 따라 상황실 관계자 모두가 최초 대통령 보고시간을 10시로 알고 있었고, 자신도 직접 보고한 게 아니라서 정확한 시간을 몰랐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윤건영 의원은 “피고 (비서실장) 김기춘과 김 후보자가 함께한 회의에서 대통령 보고시간을 특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 했더니, 그것은 대통령에게 물어볼 수 없다고 해서 그대로 묻혔다는 게 1심 판결문 내용”이라며 “당시 지휘 선상에 있던 모든 관계자가 10시로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후에 10시로 입을 맞추기로 작당했다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의 책임에서 김 후보자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지만, 그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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